경유탱크에서 2시간 동안 무려 6만8천ℓ의 기름(경유)이 유출됐지만 송유관 공사 측은 그 사실을 모르는 등 총체적 부실이 드러났다.
관할 자치구인 대전시 유성구는 정확한 기름유출경위 조사가 끝나는 대로 송유관 공사를 검찰에 고발할 계획이다.
![검은색으로 변한 하천 대전 구즉동에 있는 대한송유관공사 대전지사 기름탱크에서 기름이 유출돼 인근 하천으로 흘러들었다. 사진은 기름으로 뒤덮인 하천[사진=연합뉴스]](/news/photo/201804/3466_4524_4121.jpg)
이를 관리하는 대한송유관공사 대전지사는 경유 탱크에서 인근 하천까지 흘러나온 기름띠를 마을주민이 제일 먼저 발견, 신고했을 정도로 내부 감시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13일 대한송유관공사에 따르면 지난 12일 대전 유성구 구즉동에 있는 송유관공사 대전지사 기름탱크에서 모두 6만8천ℓ의 기름이 외부로 유출됐다고 밝혔다.
송유관공사는 이날 오전 6시 20분쯤 처음 기름탱크 배관에서 기름이 흘러나온 사실을 폐쇄회로(CC)TV를 통해 뒤늦게 확인했다.
그러나 마을주민이 오전 8시 20분쯤 인근 하천에서 기름띠를 확인해 신고한 시간을 감안했을 때, 2시간여 동안 7만t에 가까운 기름이 탱크에서 새나온 것이다.
유출지역은 많은 양의 기름이 기름탱크 외부로 쏟아져 흥건했지만, 공사 직원들은 몰랐으며 감시 시스템도 전혀 작동하지 않았다.
일반적으로 기름탱크에서 기름이 누출되더라도 탱크 주변에 방호공간이 있어 외부로 흘러나가지 못하도록 설계돼 있다.
그런데도 이지역 1.2m 높이의 방호벽도 제구실을 하지 못했다.
문제는 방호벽에 설치된 밸브가 고장 나 그 틈으로 기름이 새어 나와 인근 하천으로까지 유입된 것이다.
이른 아침 하천으로 흘러든 기름띠를 발견한 주민이 없었다면 자칫 충청인의 젖줄인 금강으로 까지 기름이 유입되는 대형사고로 이어질 뻔했다.
송유관공사는 방호벽을 빠져 나와 하천에 흘러든 기름 100ℓ를 회수했다고 밝혔으나, 관할 유성구청에서는 훨씬 많은 양의 기름이 하천에 유입된 것으로 보고 있다.
유성구는 방호벽 바닥면적과 사라진 기름의 양을 따져보면 최소 1천ℓ가 하천으로 유입된 것으로 보고 있다.
다량의 기름이 외부 하천으로 유입됐지만, 송유관공사는 유성구청에 제때 신고 하지 않았다.
토양환경보존법에 따라 원인을 찾을 수 있는 기름이 유출되면 해당 기관은 관할 행정기관에 신고하게 돼 있다.
자체 감시망과 신고 의무체계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데다 사후 대응도 허술했다.
주민신고를 받고 출동한 구청 직원들의 진입을 경비원들이 가로막았고, 정보공유도 이뤄지지 않았다.
대전 유성구는 조만간 관계자를 불러 정확한 기름 유출 경위를 조사할 방침이다.
유성구 관계자는 이와관련해 "많은 양의 기름이 탱크에서 쏟아졌는데 감지하지 못한 건 내부 감시체계에 문제가 있는 것"이라면서 "기름 유출 경위조사가 끝나면 송유관공사 대전지사를 검찰에 고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