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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같은 삶' 원로배우 최은희 별세, 향년 92세
'영화같은 삶' 원로배우 최은희 별세, 향년 92세
  • [충청헤럴드=나지흠 기자]
  • 승인 2018.04.16 2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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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을 한 때 대표하던 여배우 최은희씨가 16일 오후 지병으로 별세했다. 향년 92세.

연합뉴스에 따르면 고인의 장남인 신정균 감독은 "어머니가 오늘 오후 병원에 신장투석을 받으러 가셨다가 임종하셨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삶을 산 배우 최은희가 16일 오후 지병으로 별세했다. 향년 92세. 사진은 1961년 신상옥 감독 작품 '성춘향'에 여주인공으로 출연한 최은희 씨. [사진=연합뉴스]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삶을 산 배우 최은희가 16일 오후 지병으로 별세했다. 향년 92세. 사진은 1961년 신상옥 감독 작품 '성춘향'에 여주인공으로 출연한 최은희 씨. [사진=연합뉴스]

고인은 지난 2006년 4월 11일 남편인 신상옥 감독을 먼저 보낸 뒤 허리 수술 등 건강이 악화, 별세 직전까지 서울 화곡동 자택과 병원을 오가며 일주일에 세 번씩 신장투석을 받아왔다.

경기도 광주에서 1926년 고인은 1942년 연극 '청춘극장'으로 데뷔, 1947년 '새로운 맹서'로 스크린에 등장했다. 이후 '밤의 태양'(1948), '마음의 고향'(1949) 등을 찍으며 스타로 떠올랐고, 김지미, 엄앵란과 함께 1950∼60년대 원조 트로이카로 떠올랐다.

고 신상옥 감독과는 지난 1953년 다큐멘터리 영화 '코리아'에 출연하면서 사랑에 빠져 1954년 결혼한 뒤 부부가 함께 한국 영화의 중흥기를 이끌었다.

고인은 신 감독과 찍은 '꿈'(1955), '지옥화'(1958), '춘희'(1959), '로맨스 빠빠'(1960) , '백사부인'(1960) '성춘향'(1961),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1961), '로맨스 그레이'(1963) 등 1976년까지 130여 편에 출연하며 은막의 스타로 자리매김했다.

'어느 여대생의 고백'(1958)으로 대종상의 전신인 문교부 주최 제1회 국산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고인은 배우이자, 우리나라의 세 번째 여성 감독이기도 했다. '민며느리'(1965) '공주님의 짝사랑'(1967) '총각선생'(1972) 등을 연출했다. 감독 겸 배우로 출연한 '민며느리'로는 대종상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1967년에는 안양영화예술학교의 교장을 맡아 후진 양성에도 힘을 쏟았다.

신 감독과 이혼한 최씨는 1978년 1월 홀로 홍콩에 갔다가 북한 공작원에 납치된다. 이후 신 감독도 그해 7월 납북돼 1983년 북한에서 재회한다.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삶을 산 배우 최은희가 16일 오후 지병으로 별세했다. 향년 92세. 사진은 북한 피납 5년에만 상봉한 최은희·신상옥 부부가 김정일과 기념촬영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삶을 산 배우 최은희가 16일 오후 지병으로 별세했다. 향년 92세. 사진은 북한 피납 5년에만 상봉한 최은희·신상옥 부부가 김정일과 기념촬영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두 사람은 북한에서 신필름 영화 촬영소 총장을 맡으며 '돌아오지 않는 밀사'(1984년), '사랑 사랑 내 사랑'(1984년) 등 모두 17편의 영화를 찍었다.

고인은 북한에서 만든 영화 '소금'으로 1985년 모스크바 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이는 한국인 최초 해외영화제 수상으로 기록돼있다.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삶을 산 배우 최은희가 16일 오후 지병으로 별세했다. 향년 92세. [사진=연합뉴스]

신 감독과 최씨는 김정일의 신뢰를 얻은 뒤 1986년 3월 오스트리아 빈 방문 중에 미국 대사관에 진입해 망명에 성공한다. 이후 10년 넘는 망명 생활을 하다가 1999년 영구 귀국했다.

고인은 2001년 극단 '신협'의 대표로 취임했고, 2002년 뮤지컬 '크레이즈 포 유'를 기획·제작했다. 2007년에는 자신의 영화 인생을 담은 자서전 '최은희의 고백'을 펴내기도 했다.

유족으로는 신정균(영화감독)·상균(미국거주)·명희·승리씨 등 2남 2녀가 있다.

빈소는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 23호실(17일 12호실 이전 예정), 발인은 19일 오전이며 장지는 경기도 안성 천주교공원묘지로 정해졌다. 유족과 영화계는 영화인총연합회장 등 장례방식을 논의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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