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이 전 총리가 '격(格)'이나 따질 땐가. 하루빨리 충청도와 나라를 위해 정치를 재개해야지"(이완구 전 충남지사때 A국장)
"흑백이 분명한 분이...천안지역에 출마할 지, 안 할 지 분명히 해야 돕든 지 말든 지 할텐데..."(충남지역 자유한국당 B국회의원)
6·13 지방선거 및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가 두 달도 채 남지 않은 가운데 정치재개설이 돌고 있는 이완구 전 국무총리(68)가 어떤 '결심'을 할 지 주목되고 있다.
![6·13 지방선거 및 국회의원 재보궐선거가 두달도 채 남기지않은 가운데 정치재개설이 나돈 이완구 전 국무총리(68)가 어떤 "결심'을 할 지 주목된다.[사진=연합뉴스]](/news/photo/201804/3564_4669_1212.jpg)
그의 선택지는 아예 6.13 지방선거에 불출마 하느냐, 아니면 천안 병지역 보궐선거 출마냐, 그것도 아니면 당권 및 대권 도전을 준비하느냐로 구분 가능하다.
충남 천안에서만 2개 선거구에서 국회의원 재보궐선거가 치러지는 만큼 그의 행보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것이다. 천안 갑은 자유한국당 박찬우 의원이 선거관련법으로 유죄판결이 확정, 자리가 비었고 천안 병은 더불어민주당 양승조 국회의원의 지역구지만 그가 충남지사후보로 확정되면서 보궐선거를 치러야하는 곳이다.
때문에 이 전 총리가 두 곳 가운데 한 곳에서 출마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했지만, 천안갑구는 한국당에서 길환영 KBS 전 사장을 후보로 사실상 확정한 상태. 자연스럽게 이 전 총리가 천안 병에서 출마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충청권 한국당 관계자는 "6.13 지방선거와 국회의원 재보선에서 이 전 총리의 역할론이 대두되고 있는게 사실"이라며 "일부에서는 이 전 총리의 등판 자체만으로도 지방선거와 보수층 재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분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전 총리는 '성완종 리스트 의혹'으로 총리직에서 물러났고 형사처벌까지 몰리는 위기에 있다가, 지난해 12월 대법원에서 무죄 확정 판결을 받았다.
측근들은 그가 정치적 명예회복에 나설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 무엇보다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충남지사 출마설이 일각에서 나왔으나, 그는 꿈쩍하지 않았다.
대법원 무죄확정과 함께 지방선거 출마설이 나오자 그는 "총리까지 한사람이..."하면서 격(格)을 따졌다. 본인 스스로 충남지사를 하고 국회에 복귀했던 사람이 또다시 충남지사로 뛴다는 것에 대해 좀 더 시간을 갖고 생각해야겠다는 말로 읽힌다.
또 세종시장 출마설도 이어졌다. 그는 충남지사 때 이명박 전 대통령이 세종시 수정안을 내자 원안사수를 외치며 지사직을 던졌다. 이 때문에 한국당 중앙당에서 이 전 총리를 세종시장으로 검토하고 있다는 설이 흘러나왔다.
지난 달 14일에는 자신의 고향인 충남 홍성군에 있는 이광윤 선생 사당을 참배했다. 이 선생은 임진왜란 당시 청주성을 탈환한 의병장이면서 이 전 총리의 11대 조부다. 이후 이 전 총리는 홍성 내 여성단체와 한 식당에서 한 오찬간담회에서 지역여론도 들었다.
이 전 총리가 이같은 대외 행보를 보이며 정치활동을 재개를 암시했지만, 그 직후인 3월 16일 곧바로 미국으로 떠났다가 한달 가까이 체류한 뒤 지난 14일 입국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당에선 아직 이 전 총리의 향후 행보에 대한 공식 언급은 없는 상태다.
그저 이인제 충남지사 후보나, 홍문표 중앙당 공천관리위원장이 6.13 지방선거에서 이 전 총리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거론하는 게 전부다.
그러나 충남권에서는 이 전 총리의 등판론이 다시 힘을 얻고 있다. 이 전 총리는 충남지사를 지내고 세종시 수정안에 맞섰다는 점에서 지역에서의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다는 게 정가의 의견이다.
이를 잘 아는 이 전 총리 지지자들은 재보궐 선거 출마를 통해 명예회복을 이뤄내고 정치 전면에 나서주길 원하는 측과 때를 기다렸다가 당권이나 대권을 준비하자는 의견으로 나뉘고 있다.
전자의 경우 이 전 총리가 걸어온 길을 보면 이 전 총리의 출마 여부는 단순히 한석의 의석수를 갖는 것에 그치지 않고 충남 전체 지방선거는 물론 전국적인 보수 결집과 재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해석이다.
후자의 경우 천안갑과 병의 당협위원장이 있지만 이 전 총리가 이를 맡기에는 부담스럽다는 것이다. 즉, 이 전 총리의 당권 도전설로 귀결된다. 6.13 지방선거 직후 치러질 예정인 한국당 전당대회에 이 전 총리가 등판할 경우 충청대망론의 불을 다시 지필 수 있다는 점에서 시선을 끌고 있다.
지난 대선 당시 충청대망론의 불씨를 지폈던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과 안희정 전 충남 지사 모두 차기 대권에서 멀어진 상황에서 이 전 총리에게 거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한달 남짓 미국에 체류하다가 귀국한 만큼 이 전 총리의 6.13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출마여부와 정치재개 여부는 머지 않아 결론이 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