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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권 연이은 악재...그런데도 안 뜨는 야당
여권 연이은 악재...그런데도 안 뜨는 야당
  • 신수용 충청헤럴드 대표.편집인(전 대전일보 대표.발행인.사장)
  • 승인 2018.04.24 11: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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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수용 충청헤럴드 대표.편집인(전 대전일보 대표.발행인.사장)
신수용 충청헤럴드 대표.편집인(전 대전일보 대표.발행인.사장)

외신이 이달 초 아베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트리플 악재를 소개했다. 그가 일요일 새벽 아소 다로(麻生太郎) 부총리 겸 재무상에게 전화를 걸었다는 내용이다. 지지율 하락세가 반등한 여론조사를 놓고 "아소씨, 여론조사 결과 봤습니까?" 하고 흐뭇해 했다.

아베 내각 지지율은 지난달 아사히(朝日)신문이 모리토모(森友)학원의 국유지 특혜매각 의혹과 관련해 재무성의 문서조작 의혹을 폭로한 뒤 급락했다. 여러 언론의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은 일제히 무려 10%p나 추락했다.

그가 조급해 할 때 교도(共同)통신이 내놓은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이 전보다 3.7%p나 올랐으니, 일부러 일요일에 아소에게 전화를 했다는 것이다. 지지율 하락세가 멈추길 기대한 아베 총리의 조급함이 묻어나는 대목이다.

그러나 교도통신의 여론조사 결과는 오래가지 못했다. 이후 방위성의 자위대 일일보고 문서 은폐 의혹이 제기됐다. 그러자 지난 9일 NHK가 공개한 여론조사에서는 전달보다 6%p 하락했다. 이어 지난 10일에는 가케(加計)학원의 수의학부 신설 허가 특혜 의혹까지 재점화됐다.

외신들은 아베의 연이은 트리플 악재가 최악이라고 보도했다. 그 바람에 아베 총리의 자민당 총재 3선이 위태롭다고 전했다. 또 일본을 전쟁 가능한 국가로 만들기 위한 헌법 9조 개정도 쉽지 않다고 했다. 나아가 그가 물러날 지도 모른다는 전망도 여러 곳에서 나왔다.

-아베. 트럼프 의 '트리플 악재'...최악에 흔들. 

뿐만 아니다. 같은 무렵, 도널드 트럼프 미국대통령에게도 악재가 꼬리를 물었다. 그중에는 러시아 스캔들이 있다. 지난 미국 대선기간 트럼프 캠프와 러시아 간 유착의혹 속에 특검을 통해 연루자가 실형을 받았다. 워싱턴DC 연방지방법원이 트럼프 캠프고문인 변호사 알레스 밴 더 주안에게 징역형과 2만 달러의 벌금형을 내렸다. 그는 러시아군 정보총국관계자와 접촉한 혐의다.

또 하나는 한 여성과의 스캔들이다. 대니얼스라는 여배우는 트럼프가 TV인기프로그램 진행자 시절인 관계를 가졌다고 폭로했다. 대선 한 달 전에는 트럼프의 개인 변호사인 코언이 입막음용으로 그녀에게 13만달러를 건넸다고 했다. 물론 코언은 반박하고 있다.

그에 대해 메릴랜드주와 워싱턴DC가 제기한 소송도 악재다. 그가 대통령으로 취임한 후에도 호텔 등 자신의 사업체를 계속 경영하는 것이 헌법상 반부패 조항을 위반이라는 것이다. 각국 정상과 외국 정부 관계자들이 그 호텔을 찾는 바람에 주변 호텔이 피해를 보고 있다고 한다. 대통령이 외국 정부로부터 선물이나 기타 보수를 받으면 법조항에 위배된다.

때문에 아베 총리나 트럼프 대통령의 ‘트리플 악재’로 지지율이 급락했다. 우리로 치면 20%정도다. 두 나라 모두 경찰이나 검찰, 특검수사로 부산해졌다. 때문에 상대 당들은 이를 문제 삼아 추락한 총리나 대통령의 지지율을 끌어 모아 급부상하는 것이다.

6.13 지방선거 및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를 50일 앞둔 우리는 어떤가. 우리도 지금 여권의 유력주자인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성추문 의혹과 박수현 전 청와대대변인의 불륜 의혹, 그리고 정봉주 전 의원의 미투(#MeToo) 의혹, 김기식 전 금융감독원장의 뇌물성 외유 의혹, 드루킹 댓글조작 의혹까지 트리플악재 정도가 아니다.

이로 인해 TK(대구·경북) 지역을 뺀 광역단체장 석권을 자신했던 여권은 연 초 기류와는 다른 양상이다. 유례없는 ‘후보 풍년’에서 보듯 쉽게 전망한 여당이지만 6월 선거를 앞두고 연이은 핫이슈로 휘청거렸다.

-6월 선거 앞두고 여권...안희정·정봉주·김기식·드루킹 악재

여론이란 밀물과 썰물같은 것이다. 때문에 3월 이후 정국 상황이 급변했다. 민주당 최고위 관계자의 측근 말처럼 안희정 전 충남지사와 박수현 전 청와대대변인 및 정봉주 전 의원 사퇴, 김기식 전 금융감독원장사퇴에 이어 댓글 조작 의혹까지 터지면서 6월 지방선거 결과도 쉬운 싸움이 아닌 것이다.

가장 먼저 여권을 강타한 것은 미투 파문이다. 연이어 발생한 법조·문화예술계 미투 운동을 적극 지지했으나 부메랑이 됐다. 유무죄를 떠나 안 전 지사의 여비서 성폭행 의혹과 박 전 대변인의 불륜의혹, 그리고 정봉주 전 의원의 스캔들의혹 그리고 서로 다른 거짓말들. 진보 진영 인사들의 ‘도덕 불감증’도 비판의 대상이 된 것이다.

잠잠해질 무렵 이번에는 한꺼번에 김기식 금감원장의 ‘외유성 해외 출장·정치후원금 땡처리’ 논란이 발생했다. 결국 중앙선관위가 위법으로 판단하자 김 전 원장의 사퇴로 일단락됐다. 하지만 문재인 대통령과 여당의 ‘개혁인사’에 큰 내상을 입었다.

여기에 전 민주당원 김모(49·닉네임 드루킹)씨와 김경수 민주당 의원의 연루설은 현재 진행형이다. 게다가 김 의원의 전 보좌관과 드루킹간의 돈거래, 안 전 지사 등의 공진모 특강의혹, 심지어 김정숙 여사가 지난해 대선 경선 현장에서 김 씨가 주도하던 모임(경인선)을 직접 찾아가는 영상도 공개됐다.

그러자 야 3당은 지난 23일 당대표와 원내대표가 만나 대선 당시 여론 조작 의혹에 대한 드루킹사건 특검발의와 국정조사요구를 합의했다. 여권은 당연히 반대다. 여권은 김 씨와 김 의원이 댓글 조작을 공모한 증거가 없고, 대선 과정에서 위법이 없으니 경찰과 검찰의 수사를 지켜보자고 한다.

재밌는 현상은 여론의 큰 변화가 없다는 것이다. 오히려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은 잠시 주춤했으나 고공행진은 여전하다. 민주당 지지율도 주춤했다가 동반상승했다. 오히려 자유한국당 등은 여권의 악재라면 상승하는게 일반적인데 그렇지 못하다.

-여권지지의 철옹성 안깨지나.

한국갤럽이 지난 17~19일 전국 성인 1003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20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 문 대통령의 직무수행에 관한 긍정평가율은 70%로 집계됐다. 지난주보다 2%p 하락한 수치지만, 3월 첫째주부터 7주 연속 70%대 지지율을 지켰다. 부정평가율은 21%로 전주보다 2%p 상승했다.

제1야당인 한국당이 안 전지사나 정전 의원 쇼크, 김 전 원장과 드루킹 사건을 매개로 여권에 총공세를 폈지만 ‘재미’를 못보고 있다. 당 지지율 조사에선 민주당이 50%로 전주에 비해 1%p 하락했을 뿐이다. 드루킹 사건에 특검발의와 국회 천막농성에 들어간 한국당 지지율은 12%로 전주와 같았다. 이어 바른미래당(5%)과 정의당(4%), 민주평화당(0.4%)은 모두 1%p 이내에서 하락했다.

또다른 여론조사기관인 리얼미터도 지난 16~18일 전국 성인 1502명을 대상으로 한 리얼미터 조사에서 문 대통령 지지율은 67.6%로 전주보다 0.8%p, 민주당은 53.2%로 전주보다 2.8%p 각각 상승했다. 한국당은 21.4%로 0.5%p 떨어지면서 4주 동안의 상승세가 멈췄다. 바른미래당은 0.5%p 오른 6.2%, 정의당은 0.2%p 내린 4.0%, 평화당은 0.1%p 오른 3.4%를 기록했다.

갤럽 여론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다. 리얼미터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5%포인트다. 보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이어지는 악재 속에도 여권 지지율은 철옹성이다.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는 남북, 북미정상 회담이 여권 지지율의 방어책인 점도 간과할 수 없다. 홍준표 한국당 대표는 ‘여론조작’ ‘괴벨스 정권’이라며 불만을 제기한다. 하지만 대체적인 기류는 비슷하다. 여론조사에 응한 국민들의 생각이나 응답은 한국당이 지지율을 끌어올릴 요인이 없다는 게 지배적인 해석이다.

-국민 감동줄 한국당의 철저한 반성과 자숙뿐 

한 여론조사의 책임자는 "아직까지는 국민들 사이에 ‘민주당이 연이어 잘못해 실망을 하더라도 한국당은 지지하지는 않겠다’는 인식이 강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최순실 국정농단으로 대통령 탄핵까지 당한 한국당이, 그리고 뇌물과 횡령 등으로 전직 대통령마저 영어 신세가 된 한국당이 문제라는 것이다. ‘처절한’ 반성과 ‘확실한’ 혁신 작업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지지율 회복을 쉽사리 기대하기 힘들다는 얘기다.

유명한 전직 정치인이자 고위직을 지낸 이가 엊그제 6월 선거에 불출마를 밝히기 전 필자에게 말한 게 떠오른다. 그는 한국당이 감동을 주지 않기 때문에 여권의 이어진 악재에도 불구하고 한국당이 지지를 못 올린다고 했다.

이번 선거에서 이기려면 특정지역 광역단체장 후보를 내지 않는 강수를 두며 반성하고 자숙하는 모습을 보여 줘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사람이 없다고 시대에 맞지 않는 후보로 세웠으니 국민이 어떻게 보겠느냐"고 꼬집었다. 공감이 가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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