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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종된 남매, 37년 만에 부모와 만나다
실종된 남매, 37년 만에 부모와 만나다
  • [충청헤럴드=안성원 기자]
  • 승인 2018.04.24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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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경찰청, 아산서 실종된 김 씨 남매 프랑스서 발견
5월 5일 헤어진 친부모와 ‘극적 상봉’ 예정
충남경찰청 장기실종전담수사팀이 국내에서 실종된 지 무려 37년 된 남매를 프랑스에서 발견해 화제가 되고 있다. 프랑스 현지 모습. [충남경찰청 제공]

충남 아산에서 실종된 남매가 무려 37년 만에 신변이 확인돼 화제가 되고 있다. 남매가 발견된 곳은 먼 타국 프랑스였다.

충남지방경찰청은 지난 1981년 8월 실종된 김모(47세, 실종 당시 10세)씨와 여동생 김모(44세, 실종 당시 7세)을 프랑스에서 발견했다고 24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 남매는 수년간 실종아동포스터의 메인에 등재돼 국민의 관심을 모았던 인물로 실종 당시 가정형편으로 서울에 있던 부모와 떨어져 아산의 한 시골마을에서 조부모와 함께 지내고 있었다.

하지만 병세가 악화된 조부모가 갑자기 사망하자 같은 마을에 살던 작은아버지 부부가 이들 남매를 맡게 됐고, 불행하게도 한 달 뒤 작은아버지가 서울에 있는 부모에게 남매를 데려다주는 길에 잃어버리게 된다. 

그러나 작은아버지는 이 사실을 남매 부모에게 차마 알리지 못한 상태였고, 얼마 뒤 사망한다. 결국 부모들은 남매가 언제 어떻게 없어진지도 모른 채 37년 간 아픔의 세월을 보냈고 남매에 대한 미안함에 이후로도 자녀를 두지 않았다고 한다. 

경찰은 지난해 7월부터 장기실종전담수사팀을 운영해 김 씨 남매 등 장기실종아동들을 찾기 위해 재수사에 착수한다.

이 건은 작은아버지의 사망으로 실종일시와 경위가 특정되지 않아 수사초기부터 난항을 겪었다. 하지만 사건의 실마리는 유일하게 남아 있던 남매의 사진 한 장에서 발견됐다. 오빠가 메고 있던 가방에서 초등학교에 다녔을 것으로 추정, 인근 초등학교부터 조사하기 시작했고 그 결과 아산의 작은 초등학교에서 실종일시를 특정할 수 있는 생활기록부(1981년 7월까지 작성된)를 발견한다.

‘사진 속 가방’ 실마리…프랑스 교민 도움 요청 끝에 발견

프랑스 입양 당시 남매의 사진. [충남경찰청 제공]

생존가능성에 무게를 둔 경찰은 실종 남매와 출생연도와 이름이 같은 전국 214명에 대해 전수조사를 진행하던 중 해외입양아동이 많았던 당시 사회적 상황을 토대로 해외입양자 자료를 뒤졌고, 남매가 1982년 2월 출생일시가 일부 변경돼 프랑스로 입양된 사실을 확인하게 된다.

그러나 프랑스에서 37년 전 남매의 사진과 이름만으로 행방을 찾기는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운 일. 고심 끝에 경찰은 재외 프랑스 교민과 유학생 그리고 한인단체에 수십 통의 e-메일을 보내 도움을 요청했고, 다행히 사연을 전해들은 프랑스 교민들이 하나둘 도움의 손길을 자청했다.

경찰은 이들 교민(한인목사 심금섭)들의 통해 입양자료에서 확인되는 과거 남매의 양부모의 프랑스 주소지부터 찾아 나섰고, 그 결과 올해 1월 30일 양부모의 옛 주소지에서 그리 멀지않은 프랑스 작은 마을에서 양부모의 생업을 이어받아 제과점을 운영하는 실종 남매를 최종 발견하게 됐다. 

이어 국제우편으로 남매의 DNA 시료를 받은 경찰은 부모의 유전자와 대조, 친자관계임을 최종 확인했다.

발견당시 남매는 “37년간 부모로부터 버림을 당한 줄만 알고 매우 힘든 시간을 보냈다”며 가슴 아픈 사연을 전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들 남매는 오는 5월 5일 당진시 합덕읍의 성당에서 친부모의 상봉을 계획하고 있다”며 “남매로부터 실종 이후 프랑스 입양까지의 경위를 확인하고 유사 사례가 더 있는 지 살펴볼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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