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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회 정지용 문학상에 김광규 시인... '그 손'
제30회 정지용 문학상에 김광규 시인... '그 손'
  • [충청헤럴드=나지흠 기자]
  • 승인 2018.04.26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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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회 정지용 문학상 수상자로 김광규(77) 시인이 선정됐다. 수상작은 '그 손'.

시상은 다음달  12일 오후 4시 충북 옥천 지용문학공원에서 열리는 제31회 지용제 행사장서 한다. 상금은 2천만원이다.

제30회 정지용문하강 수상자로 선정된 김광규 시인(77).[사진=연합뉴스]
제30회 정지용문하강 수상자로 선정된 김광규 시인(77).[사진=연합뉴스]

이 상은 정지용 시인의 고향인 충북 옥천군과 옥천문화원이 공동 주최하고 후배 문인들로 구성된 '지용회'에서 주관한다.

심사를 맡은 문학평론가 김재홍(백석대 교수)는 "손이라는 시어를 통해 스스로 생에 대한 의미를 되새기고, 새로운 출발을 향해 떠나겠다는 다짐을 잘 표현했다"고 평했다.

김광규 시인은 1975년 '유무'·'영상'·'부산'·'시론' 4편의 시로 등단한 뒤 녹원문학상, 편운문학상, 대산문학상, 이산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김광규의 시. 그 손]

그것은 커다란 손 같았다

밑에서 받쳐주는 든든한 손

쓰러지거나 떨어지지 않도록

옆에서 감싸주는 따뜻한 손

바람처럼 스쳐가는

보이지 않는 손

누구도 잡을 수 없는

물과 같은 손

시간의 물결 위로 떠내려가는

꽃잎처럼 가녀린 손

아픈 마음 쓰다듬어주는

부드러운 손

팔을 뻗쳐도 닿을락 말락

끝내 놓쳐버린 손

커다란 오동잎처럼 보이던

그 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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