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붓아버지를 여러차례(상습폭행) 폭행하고, 어머니도 한차례 폭행(존속폭행)했다면 두 혐의를 포괄해 '상습존속폭행죄'로 처벌할 수 있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3부(주심 민유숙 대법관)는 7일 상습폭행 등 혐의로 기소된 A(62)씨의 상고심에서 징역 10개월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 대전지법으로 환송했다.
![대법원 3부(주심 민유숙 대법관)는 7일 상습폭행 등 혐의로 기소된 A(62)씨의 상고심에서 징역 10개월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 대전지법으로 환송했다.[사진=대법원 웹사이트]](/news/photo/201805/3909_5192_4147.jpg)
재판부는 "A씨의 의붓아버지에 대한 상습폭행과 어머니에 대한 존속폭행을 2개 행위로 보고 각각의 상습성을 판단한 원심이 잘못됐다"고 판시했다.
이어 "A씨가 폭행을 반복해 저지르는 습벽이 있고 이에 의해 단순폭행, 존속폭행을 저지른 사실이 인정된다면 단순폭행, 존속폭행의 각 죄별로 상습성을 판단할 것이 아니라 그 중 법정형이 가장 중한 상습존속폭행죄만 성립한다고 볼 여지가 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폭행죄의 상습성은 동종 전과 유무와 범행 횟수·기간 등을 고려해 상습성 유무를 결정해야 하고 단순폭행, 존속폭행이 동일한 폭행 습벽에 의한 것으로 인정되면 법정형이 더 중한 상습존속폭행죄에 나머지를 포괄해 하나의 죄만이 성립한다고 봐야 한다"며 "상습존속폭행죄로 처벌되는 경우 피해자 의사에 반해 공소를 제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A씨는 지난 2016년 3~7월 의붓아버지와 어머니 집에서 함께 지내던 중 몸이 불편한 어머니를 차에 태워 폐휴지를 줍고 다닌다는 이유 등으로 3회에 걸쳐 의붓아버지의 얼굴을 주먹으로 때린 혐의로 기소됐다.
같은 해 12월 의붓아버지에게 욕설과 함께 가슴을 밀치는 등 두차례 폭행하고, 이 과정에서 말리던 어머니에게 물건을 던져 폭행한 혐의도 받았다.
A씨는 2011년 상해죄로 징역 6개월을 선고받는 등 20건이 넘는 폭력전과가 있다.
1심은 이에대해 "피해자가 고령이며 폭력범행으로 인한 누범기간 중 또다시 폭력을 휘두른 혐의가 인정된다"며 징역 4개월 실형을 선고했다.
1심은 또 별도로 기소된 어머니와 의붓아버지 폭행 혐의에 대해 징역 6개월을 선고했다.
단지 '어머니에 대한 폭행이 처음이라며 상습성을 인정하지 않았고, 의붓아버지에 대해서는 직계존속이 아니라며 상습단순폭행죄만 인정하고 상습존속폭행죄는 성립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2심에서는 두 사건을 함께 심리해 의붓아버지에 대한 상습폭행 혐의를 유죄로 인정, 최 씨에게 징역 10개월을 선고했다.
2심 재판부는 'A씨가 어머니에 대한 폭행으로 처벌을 받은 전력이 전혀 없는 점에 비춰 존속폭행의 상습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1심과 같이 상습존속폭행죄를 인정하지 않았다.
이와 함께 어머니가 처벌을 원치 않아 공소를 기각했다. 의붓아버지에 대한 폭행도 상습폭행만 인정된다며 상습존속폭행죄는 성립할 수 없다고 해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