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이 권선택(62) 대전시장에 대한 정치자금법을 14일 오전 유죄로 확정함으로써 권 시장이 시장직을 잃었다.

지난 2014년 7월 대전 선관위가 권 시장 선거사무소 선거운동원을 고발하면서 수사가 시작된 지 3년 4개월, 재판 5번 째 만이다.

중도에 낙마한 것은 역대 시장 가운데 권 시장이 처음이다.

대전시는 권 시장이 상고심에서 기사회생할 것으로 기대했으나, 대법원이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하자 당혹감에 술렁이고 있다..

권 시장이 물러마면서 그가 주력해 온 도시철도 2호선 트램(노면전차) 건설 사업이 사실상 물건너갔다.

도시철도 2호선 사업은 고가를 달리는 '자기부상열차'에서 노면을 달리는 '트램'으로 민선 6기 권 시장 취임 이후 건설방식이 변경되면서 행정절차 이행 등으로 착공 시기가 지연되고 있다.

그런 와중에 권 시장의 낙마로 후임 시장의 결정에 따라 또 한 번 기종이 뒤집힐 수 있는 결과도 배제할 수 없다.

권 시장도 염홍철 전 시장 때인 민선 5기 자기부상열차로 결정했던 도시철도 2호선 차종을 취임 이후 트램으로 교체했다.

여기에 대전엑스포공원 재창조 사업의 핵심인 '사이언스 콤플렉스 기공식'도 시장 없이 치러지게 됐다. 기공식은 다음 달 19일 예정되어 있다.

사이언스 콤플렉스는 엑스포과학공원 5만1천614㎡ 터에 지하 4층·지상 43층의 초고층 건물로, 과학과 문화·쇼핑·여가가 어우러지는 복합 엔터테인먼트 시설이다.

공사비등의 분담 문제로 지연되다가 최근 기공식 일정이 확정됐다.

또한 주민과 시민단체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권 시장이 추진 의지를 강력히 밝힌 대전시 서구 월평공원 민간특례사업 등도 당초 계획대로 추진이 순조롭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월평공원 민간특례사업은 2020년 도시공원 일몰제 시행에 앞서 서구 갈마동 일원 115만6천686㎡ 특례사업 부지 중 85%를 공원으로 조성하고 나머지에 아파트를 건설하는 사업이다.

시민단체는 대규모 아파트 건설로 자연 생태계가 크게 훼손된다며 강하게 반대하고 있지만, 시는 일몰제가 적용되면 난개발 등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며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와함께 옛 충남도청사 부지 매입비 국비 확보, 스마트시트 시범사업 및 도시재생 뉴딜 사업의 공모 등도 부담일 수밖에 없다.

시는 최근 지역 국회의원들에게 협조를 요청한 데 이어 국회 논의 단계에서 예산을 살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나, 시장이 공석이 된 상황에서 힘이 부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대전시 한 관계자는 이날  "대법원에서 무죄 판결이 나오기만을 기다렸는데 막상 시장직 상실이라는 결과가 나오자 시청 분위기가 꽁꽁 얼어붙은 느낌"이라며 "시장이 야심차게 추진한 사업이 차질을 빚는 것은 불가피해 보인다"고 우려했다.

반면 '행정의 연속성'에 따라 현안 사업이 계획대로 추진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시장이 낙마했다고 해서 민선 6기 추진했던 사업들이 중단되거나 백지화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수장의 부재로 일부 사업의 속도가 늦어지는 일은 있지만, 시민이 우려할 만한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본사.연합뉴스 종합]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