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헤럴드=정진규 의학전문기자(충남대학교병원 가정의학과장. 교수)]](/news/photo/201805/4227_5659_4718.jpg)
콜레라, 포도상구균, 장티푸스, 비브리오…. 여름철 건강관리에서 식중독을 빼놓을 수는 없다. 습도와 기온이 높아지면서 세균의 활동이 활발해지고, 음식관리에도 부주의하여 음식이 쉽게 변할 수 있는 여건이 되기 때문이다. 또한 본격적인 휴가 시즌이기에 여행을 하며 평소에 먹지 않던 음식을 접하는 기회도 많아지기에 더욱더 주의가 필요하다.
식중독, 왜 걸리는 걸까?
식중독은 세균 뿐 아니라 바이러스 기생충 등 다양한 원인균에 의해 발생하게 된다. 식중독 균이 우리 몸에 들어와 설사를 유발시키는 방법에 따라 나누어 보면 첫 번째, 식중독 균이 내뿜는 장독소가 장점막에 부착하는 경우 (예, 장독소 대장균) 두 번째, 세포가 장점막에 침입하고 증식하는 식중독 (세균성이질) 세 번째다. 세포독소가 장세포를 파괴하고 염증을 일으키는 경우도 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흔한 식중독은 바로 '대장균'으로 6-9월에 가장 많이 발생한다. 물론 겨울에는 발생빈도가 낮았으나 최근 난방시설이 고급화되고 굴과 같은 해삼물 섭취도 늘어면서 급증하는 노로바이러스로 인해 꾸준히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 살모넬라균은 오염된 우유나 육류, 계란이나 살모넬라 보균자에 의해 발생하는데, 보통 하루 정도의 잠복기를 거친 후 구토와 복통, 지속적인 고열이 나며 탈수와 전해질 불균형 증세를 동반한다. 이러한 증상은 2-3일 후 치유되고, 치사율은 1% 이하다. '포도상구균'은 음식을 만드는 사람의 손이나 코 점막에 붙어있던 세균이 조리 과정에서 음식물에 섞여 들어가 증식한다. 증식한 세균이 독소를 만들어내면서 독소에 의해 식중독 증상이 나타나게 되는 것. 가장 빈번하게 식중독의 원인이 되는 음식으로는 햄이나 샐러드, 마요네즈를 사용한 음식이나 크림빵, 볶음밥 등이 있다. 독소에 오염된 음식물을 섭취한 후 대개 2-4시간 내로 심한 복통이나 구토, 설사, 발한 등의 증세가 나타난다.
이밖에도 어패류가 원인이 돼 주로 7-8월에 발생하는 '비브리오균', 콩팥을 망가트리는 용혈성 요독증후군으로 진행될 수 있는 '대장균 O-157'등이 있다.
식중독, 증상은 어떠한가?
식중독의 가장 흔한 증상은 설사이지만 구토, 복통 등이 동반되며, 발열, 두통, 오한, 근육통, 어지러움, 부정맥, 호흡곤란, 마비와 같은 심각한 증상도 생길 수 있다. 식중독은 이를 일으키는 원인에 따라 다양한 증상이 나타나므로, 그 증상에 따라 식중독의 원인을 추정해볼 수 있다. 구토가 가장 현저한 증상이라면 황색포도상구균 식중독, 구토형 세레우스 식중독, 노로바이러스 감염증 등을 먼저 고려할 수 있고, 고열이 동반된 경우라면 살모넬라 위장관염, 세균성 이질 등을 먼저 고려할 수 있다.
음식을 먹은 후 빠르면 1시간, 늦어도 72시간 안에 위와 같은 증상이 나타난다. 보통 증상이 나타나기 직전에 먹은 음식 때문에 식중독에 걸렸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이는 잘못된 생각이다. 식중독은 그 원인에 따라 수 분에서 수 일까지 잠복기가 다양하므로, 마지막으로 먹은 음식이 식중독을 일으켰다고 할 수는 없다. 음식을 먹고 식중독이 의심된다면 같은 음식을 먹은 사람의 증상도 살펴보는 것이 좋다. 같은 음식을 먹은 2명 이상이 구토, 설사, 복통 등의 증상을 보이면 일단 식중독을 의심하고 병원을 찾도록 한다.
필자가 진료하는 진료현장에서도 다음과 같이 증상을 구분하여 원인을 추정해보고 항생제를 사용을 할 것인지 입원치료를 할지 등의 치료 방침을 정하기도 한다.
첫째, 급성으로 물 설사를 하는 경우가 있다. 이런 경우 장독소가 소장점막에 부착하여 나타나는 가장 흔한 유형의 설사이다. 하지만 다행히 자연 치유되는 경우가 많다.
두 번째, 이질성 설사인데, 병원균 혹은 독소에 의해 장점막이 손상되면서 대변에 혈액과 점액질이 섞이기도 하는 혈성 설사와 발열, 심한 경우 복부 경련 등이 나타나기도 한다.
세 번째, 여행자 설사가 있다. 동남아나 아프리카 등을 여행하는 한 사람에게 나타나는데 대부분은 단순 설사이지만 15% 정도는 발열을 동반한 혈변을 나타나기도 하는데 이처럼 설사와 함께 발열 혈변이 동반되는 경우는 반드시 병원을 방문하여 치료를 받는 것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