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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출신 함영주 하나은행장 '선처 탄원서' 강요 의혹
충청출신 함영주 하나은행장 '선처 탄원서' 강요 의혹
  • [충청헤럴드=김광호 기자]
  • 승인 2018.05.31 2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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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은행 내부에서 신입 채용비리 혐의와 관련, 1일 영장실질 심사를 받게된 함영주 KEB하나은행장의 불구속 탄원서를 일선 직원들에게 강요했다는 의혹이 불거져 논란을 빚고 있다.

또한 영장실질심사를 받게될 함 은행장에 앞서 김정태 하나금융 지주회장이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조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후폭풍이 예상된다.

KEB 하나은행 일선 영업점 직원들에게 전달된 함영주 하나은행장 불구속 탄원서 예시문.[사진=한겨레신문 켑처]
KEB 하나은행 일선 영업점 직원들에게 전달된 함영주 하나은행장 불구속 탄원서 예시문.[사진=한겨레신문 켑처]

1일자 금융권에 의하면 함 행장의 구속영장 실질심사가 다가오자, 하나은행이 조직적으로 직원에게 '선처 탄원서'를 쓰도록했다는 것이다.

하나은행은 탄원서 작성요령 양식을 만들고 직원들에게 함 행장의 선처를 요구하는 탄원서를 쓸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이같은 사실이 언론 보도로 비판 여론이 일자 하나은행은 탄원서를 법원에 제출하지 않기로 했다.

하나은행은 탄원서 작성요령 양식을 만들고 직원들에게 함 행장의 선처를 요구하는 탄원서를 쓸 것을 요구했다.

탄원서 작성요령은 도입과 본문 1, 본문 2, 맺음말 등 3단 논법에 따라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을 써야 하는지를 설명했다.

특히 본문 1에는 '함영주 은행장님의 상징성'을 쓰라며 예시로 시골 출신, 고졸, '시골촌놈'이라는 별명 등을 직접 제시했다.

통합과정의 헌신과 기여를 쓰라면서 예시로는 피인수은행 출신으로 직원을 잘 이해하고 공정한 인사를 한다는 점을 들기도 했다.

또 맺음말에서는 '은행 직원이 낙담하지 않도록 선처를 부탁함'이라는 내용과 함께 '불구속, 감경 등 선처해 주면 새로운 기회로 알고 사회에 더 크게 기여할 것'이라는 내용 등을 빼곡히 담았다.

'반드시 자필로 작성', '아래 예시를 참고해 자연스러운 흐름으로 작성' 등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주기도 했다.

탄원서 작성 시 실명으로 서명해야 하는 데다가 세세한 예시까지 있어 직원들은 탄원서 작성에 심리적 압박을 느꼈다.

은행 관계자는 "은행 차원에서 (탄원서 제출을) 요구하고 있다"며 "여러 부서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작성요구가 있었다"고 말했다.

함영주 KEB하나은행장[사진=연합뉴스]
함영주 KEB하나은행장[사진=연합뉴스]

하나은행 관계자는 "탄원서는 행장이 구속될 위기에 처한 상황을 안타깝게 여긴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작성한 것이었다"며 "노조 등 반대 의견도 있어 탄원서를 제출하지 않기로 했다"고 해명했다.

한편 은행 임원들은함 행장에 대한 영장까지 청구되자 “영장실질심사 결과를 지켜보겠다”면서 말을 아꼈다. 이는 금융감독원이 1~2차 채용비리 검사결과 발표를 했을 때 이런 혐의를 전면 부인했던 것과는 크게 다른 반응이다.

지난 2013년 채용에 대한 금감원 검사에선, 추천자로 하나금융지주의 인사전략팀장 이름이 올라가고 옆에 ‘(회)’라고 함께 표기된 지원자가 합숙면접에서 태도불량으로 0점 처리를 받고도 합격한 사례가 나와 ‘지주회장’ 추천 특혜 의혹이 일었다.

충남 논산출신인 함 행장은 당시 부행장급인 대전소재 충청사업본부 대표 재직 시절에 지자체 시장 비서실장 자녀에 대한 추천인으로 직접 이름이 올라 있는 사실이 확인되기도 했다.

검찰 수사 칼끝이 탈법적 채용정책 의사결정에 대한 책임뿐 아니라 현직 최고경영자들의 직접 특혜추천 연루 여부를 소명했는지가 이들 거취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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