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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인도 모르는 충청속내, 사전투표 前 현지 민심은
충청인도 모르는 충청속내, 사전투표 前 현지 민심은
  • [충청헤럴드=송준호 기자]
  • 승인 2018.06.05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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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인은 속내를 드러내지 않는다. 좋아도 싫어도 표정을 드러내지 않는다. 민심의 바로미터인 6.13 지방선거에서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충청인의 속내는 한 솥밥을 먹는 식구들끼리도 잘 모른다.

게다가, 충청권의 유권자들은 지난 해 하반기부터 지난 3월까지 변수라는 소용돌이를 겪었다. 선거를 목전에 두고 고차방정식을 풀고 있는 셈이다. 전통적으로 보수강세지만 지난 4년전 선거에서 충청권 4개 시.도지사를 모두 야당후보로 뽑았다.

지난해 5.9 대선 때 문재인 후보의 유세현장[사진=웹사이트 인용]
지난해 5.9 대선 때 문재인 후보의 유세현장[사진=웹사이트 인용]

이런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의 지지율 고공행진, 이완구 전 국무 총리의 무죄확정, 재선 도전이 유력했던 권선택 전 대전시장과 자유한국당의 박찬우(충남 천안갑), 권석창(충북 제천.단양) 국회의원의 중도하차가 그것이다. 또 차기 유력한 대권주자 안희정 전 충남지사와 충남지사로 유력했던 박수현 청와대 전 대변인의 낙마, 보수의 균열등 예전과 다른 기류다.
지지율에서는 여당인 민주당의 압승이 예상되지만 긴장의 끈을 놓을 순 없다. 속내를 드러내지 않는 충청권 시민들의 특성상 오차가 클 수 있어서다. 실제로 지난 1일 한국 갤럽이 내놓은 충청인들의 정당 지지율은 ▲더불어민주당이 49%(전국 53%)로 이전 주 50%(전국평균 53%)보다 1%p가 떨어졌으나 2주 전 49%(전국 평균51%)와 같았다.

다른 정당의 지지율은 ▲자유한국당은 14%(전국 11%)로 이전 주 17%(전국 13%)보다 3%p가 떨어졌고 ▲바른미래당은 1%(전국 5%)로 이전 주5% (전국 5%)보다 4%p가 하락했다.

민주평화당은 전국 1%에 그쳤으며, ▲정의당은 충청권에서 6%(전국 5%)로 이전 주 4%(전국 4%)보다 2%p가 상승했으며, ▲기타정당은 전국 0% 였다.

충청권의 무당층이 무려 30%(전국 24%)로 지난주 24%(전국 23%)보다 6%p나 올라 전국에서 제일 높은 수치였다.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한국갤럽 홈페이지 혹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일주 여를 앞두고 충청권 유권자에게 6.13 지방선거 분위기를 물어도 ‘잘 모르겠다’, ‘누구를 찍어야 하느냐’, ‘그래도 투표는 하겠다’는 답이 제일 많다. 쉽게 속내를 드러내지 않는 것이다.

◆보.혁 대결완연한 대전.
대전시장 선거는 보수 대 진보 대결이 뚜렷하다. 진보 성향이 강한 젊은 세대는 민주당 허태정 후보나 정의당 김윤기 후보로, 보수 성향이 강한 장년층은 한국당 박성효 후보나 바른미래당 남충희 후보로 기울었다.

때문에 4,50대의 중년층, 그리고 3명 중 1명인 부동층이 판세를 좌우할 가능성이 높다.

대전시장 후보 왼쪽 허태정 더불어민주당 후보, 박성효 자유한국당 후보, 남충희 바른미래당후보,김윤기 정의당 후보[사진=충청헤럴드]
대전시장 후보 왼쪽 허태정 더불어민주당 후보, 박성효 자유한국당 후보, 남충희 바른미래당 후보, 김윤기 정의당 후보[사진=충청헤럴드]

여기에 허 후보의 ‘오른 쪽 엄지발가락 절단’ 등 몇 가지 의혹이 후보 등록 이전부터 박 후보 측이 제기해 변수가 됐다.

박 후보 측에서 병역 면제를 받을 만한 장애등급을 받은 이유 등을 들고 나와 TV토론회에서 쟁점화하자 점차 확산되는 추세다. 물론 허 후보와 캠프는 적법하다고 정면으로 해명하고 있다. 물론 바른미래당 남충희 후보도 이에 가세하며 허 후보를 압박하고 있다.

허 후보를 지지한다는 대전의 식당업을 하는 남 모씨 (53)는 “인물이 신선하고 구청장도 두 번이나 했다는데 큰 잡음이 없는 여당 후보니까 마음이 허 후보 쪽으로 기울었다”면서 “그러나 70대 후반인 부모님들은 생각이 다르다”고 했다.

충남대생 오 모씨(20)는 “박근혜, 이명박, 최순실 같은 국정농단세력과 결탁된 한국당과 막말하는 홍준표 대표 등 한국당 사람들에게 거부감이 많아 싫다”고 말했다.

그러나 노년층과 자영업을 하는 사람들은 이와 달랐다.

토목사업을 하는 한모씨 (62)는 “문 대통령이 대북정책 등 기대이상으로 잘하는 것은 평가할만 하지만 중앙에 이어 지방정치도 진보 쪽으로 기울면 안된다”며 “어디까지나 지역 일꾼을 뽑는 만큼 대전시장 경험이 있는 박 후보를 밀 것”이라고 말했다.

교사로 있다가 명예퇴직을 했다는 김 모씨(59)는 “주변에서 자영업을 하는 사람들의 한숨을 쉬는 것으로 봐 ‘묻지마 복지’가 아닌 대전 경제를 일으키고, 씀씀이를 꼼꼼하게 할 보수쪽 사람을 찍 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대전 유등천을 걷다가 벤치에 쉬고 있는 중년 여성들은 “문재인이 잘하니까 파란 옷을 입은 사람을 찍어야지”하니까, 다른 여성은 “문재인이 뭘 그리 잘했어. 나라 돈을 막 퍼주니까 잘하는 것 아니냐”고 옥신각신했다.

한참동안 티격태격하던 사람들은 ‘박근혜, 이명박이 봐, 나쁜 사람들이지“하니까, 한쪽에서 ”정권이 바뀌니 보복하는 거라는 구만“하고 완전히 편이 갈라졌다.

◆공무원 표심이 향방 가를 세종

세종시는 신개발과 관련해 지역간 보이지 않는 갈등이 흐르고 있다. 신개발권인 정부세종청사가 밀집된 행정중심지역과 이곳과 동떨어진 조치원, 전의 등은 행정중심도시와 여론 흐름이 다르다.

세종시장후보 더불어민주당 이춘희. 자유한국당 송아영,바른미래당 허철회[사진=충청헤럴드]
세종시장후보 더불어민주당 이춘희, 자유한국당 송아영, 바른미래당 허철회[사진=충청헤럴드]

세종특별자치시는 지난 2011년 세종시로 승격된 뒤 출범 6년 만인 지난 4월 말 현재 인구 30만 명을 넘어섰다. 그런데도 개발은 진행 중이다. 때문에 토박이 보다 외지에서 전입해 온 사람들이 많다. 그 중에는 신도시 개발 바람을 기대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 만큼 세종 시장에 거는 기대가 크다. 그 중에는 공무원이 주로 많다. 이번 선거역시 4년 전처럼 공무원의 민심흐름이 표를 가를 것으로 보고 있다. 박근혜 정권에서 공무원 연금 등을 손을 봤을 때인 지난 4년 전 당시 여당에 민심이 이반 됐던 것도 표를 갈랐다. 세종시의 변수는 공무원과 국책연구원들의 표심이다.

세종시 유권자의 3분의1이 중앙부처 공무원과 그 가족 또 연구원과 공공기관의 가족이다.

때문에 세종지역민과 세종지역의 공무원, 국책연구원이 함께 상생하는 공약 등도 절실해보인다. 그래서 3명의 여야 후보마다 행정수도 완성을 부르짖는 이유다.
이춘희 민주당 후보는 집권 여당의 후보만이 커가는 세종시를 키울 수 있다고 말한다.

그는 그의 키워드를 '더욱 새로워지는 세종시'로 잡았다.

중앙부처 한 공무원은 "그동안 공무원을 괴롭혀서 성공한 정권이 없다"며 "지난 1년간 공무원들이 직접 이 정권을 평가하는게 이번 지방선거 결과로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외지인, 특히 중앙부처 공무원들은 건교부 공무원 출신인 그에게 좋은 점수를 매긴다.

여기에 지역구 이해찬 국회의원도 집권당으로, 민주당 이춘희 후보와 손발이 잘맞는 사이다.

정부 세종청사에서 근무하는 김모씨 (42)는 “서울에서 내려온 공무원의 심정을 아는 것은 공무원 출신”이라며 “여당 시장이라야 신도시 개발 중인 세종시의 완성을 이룰 것으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국당 송아영 후보를 지지하는 이들은 행정중심도시도 도시지만 조치원과 전의면 등의 소외론을 들고 있다.

대전에서 이주해온 공무원 출신 부동산 공인중개사 이모씨(64)는 "여당후보의 힘으로만 행정수도 세종시를 만드는데 역부족이며, 이 일에 집중하는 바람에 이들 외 지역은 소외되고 있다“면서 ”차별이 없고 소외를 하지 않을 것같은 토박이인 한국당 후보를 찍을 것"이라고 말했다.

허철회 바른미래당 세종시장 후보는 이 후보의 행정수도 완성론에 대해 이의를 제기했다.

허 후보를 지지한다는 음식점을 하는 정 모씨 (54)는 “이 후보가 행정수도를 완성한다지만 시장 힘으론 행정수도가 될 수 없다"면서 "시민들이 먹고 살 수 있는 터전을 마련해주고, 도움을 주는 그런 시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준비한 양승조, 차출된 이인제 대결의 충남.

충남 지역은 법조인이며 중앙 정치 경험이 풍부한 후보간의 빅 매치다. 충남 천안이 고향인 양승조 민주당 후보는 변호사를 거쳐 4선의 국회의원, 고향이 논산인 이인제 한국당 후보는 변호사를 거쳐 경기도지사, 6선의 국회의원 출신이다. 때문에 주요언론은 양 후보의 '대세론'과 이 후보의 '인물론'간 대결로 평가한다.
공식선거운동도 서로 상대 출신지역에서 시작했다. 양 후보는 이 후보의 정치적 고향인 논산에서, 이 후보는 양 후보가 국회의원을 네 번 지낸 천안에서 첫 발을 뗐다.
민주당 대세론은 충남에서도 유효했다. 수도권과 인접한 천안에서는 그 영향력이 강했다.

천안에서 의류점을 하는 임 모씨(24.여)는 "문 대통령이 잘하니까 이번 선거에서 민주당을 지지할 것"이라며 "문 대통령이 박근혜.이명박 전 대통령의 사건에도 나라를 바로 잡고, 나아가 북한과의 평화분위기 등 잘 하고 있어서 양 후보를 지지한다"라고 말했다.

서천에서 일식점을 하는 김모씨 (57)도 "정치는 잘 모르지만 대통령이 있는 당을 찍어야 낙후된 서천을 살릴 것 같아 도지사를 여당후보로 택했다“며 ”젊잖게 보이던데, 여당 도지사가 나와야 힘있게 일하지 않겠느냐“고 피력했다.

그렇지만 중앙정치나 지방정치나 민주당 독주는 안된다는 얘기도 있었다.

충남도지사후보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양승조 자유한국당 이인제 코리아당 차국환[사진=충청헤럴드]
충남도지사후보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양승조, 자유한국당 이인제, 코리아당 차국환[사진=충청헤럴드]

부여군청에서 근무하는 한 공무원(45)은 "문 대통령 지지율이 80%가 나오는데 여론조사가 맞는 거냐“며 ”민주당이 중앙정치도 잡고, 지방정치도 잡으면 안되는데...그렇다고 야당쪽 인물들이 별로 마음에 안 들어서 고민“이라고 했다.

이인제 후보에 대한 입장도 사람마다 달랐다.

충남 부여에서 농사를 짓는다는 신 모씨(52)는 “대통령에 나왔던 사람이 한국당에 인물이 없어서 차출될 만큼 희생한 것 아니냐”며 “어려울 때 몸을 던지는 충청도 정신이 있는 것 같아 이 후보를 지지한다”고 말했다.

신 씨의 친구인 최 모씨 (54)는 “같은 논산인 안희정이가 저렇게 가는 바람에 충청도 사람들이 허탈해하는데 거물이라는 이인제가 나오기보다, 현역 국회의원 정도가 나왔어야 하는데”라며 “투표를 안할 수도 없고”하며 이 후보에 소극적이었다.

그러나 이 후보의 고향인 논산의 유 모씨(48)나, 김 모씨( 58)는 "한국당 유세에 사람들이 참 많이 왔더라"면서 “참 똑똑한 사람인데... 그래도 고향사람을 밀어줘야지”라고 했다.

◆이시종 1강 구도 속에 2야 자중지란 충북.
충북지사의 선거전은 때아닌 야권 후보간 단일화 논의과정에서 후보 매수설이 급부상, 변수로 등장했다.

이시종 민주당 후보는 야권의 자중지란에다, 남북·북미 정상회담으로 한반도평화 분위기 등에 따른 문 대통령에 대한 높은 지지도가 좋은 영향을 주고 있다. 지역정가는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는 표현이 조심스럽게 나온다.
대학교수인 김 모씨(51)는 "선거판이 재미가 없다“면서 ”서로 엎치락 뒤치락 한 분위기가 나야 재밌는데 그렇지 않다“면서 ”이 지사는 지금까지 잘했고, 여당이 된 것에 대한 기대감도 큰 만큼 바꿀 필요를 못느낀다"고 말했다.

충북도지사 후보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이시종 자유한국당 박경국 바른미래당 신용한[사진=충청헤럴드]
충북도지사 후보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이시종, 자유한국당 박경국, 바른미래당 신용한[사진=충청헤럴드]

직장인 강 모씨(37)는 "야당 보수후보간 싸움질에다, 후보매수 문건까지터져 이 지사가 젊은 층에서 대세로 굳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반해 보수를 지지하는 이는 ‘지방권력의 독주’를 우려했다.

박경국 한국당 후보와 신용한 바른 미래당 후보의 경우 후보매수가 변수지만 그래도 지방권력의 집권여당 독주를 막아야한다는 논리가 먹혀가고 있다.

청주시 상당구의 커피점 점주(42)는 “후보매수 논란에 휩싸였으나 박 후보와 신 후보는 신선한 이미지가 있다”면서 “지방자치마저 중앙 권력을 쥔 여당에게 내주면 안되기 때문에 야권에 표를 주겠다”고 밝혔다.
옥천에서 농사를 짓는 정 모씨(66)도 "지방선거에 나온 친척말로 홍준표 때문에 선거가 틀렸다고 하더라“라며 ”그러나 동네사람들 얘기로 이번에 너무 민주당만 밀어주면 다 해먹을 거라는 말이 나돌아 진보에 표를 몰아주면 안 된다는 사람들이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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