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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수용의 쓴 소리 칼럼] 감동 없는 한국당, 6.13 회초리 당연
[신수용의 쓴 소리 칼럼] 감동 없는 한국당, 6.13 회초리 당연
  • 신수용 충청헤럴드 대표이사.발행인(전 대전일보대표이사,발행인)
  • 승인 2018.06.14 14: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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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수용 충청헤럴드 대표이사.발행인(전 대전일보대표이사,발행인)
신수용 충청헤럴드 대표이사.발행인(전 대전일보대표이사,발행인)

유비가 조조의 포위망에 갖혔다. 이런 저런 궁리 끝에 유비는 처자식까지 버리고 간신히 도망쳤다. 유비 일행이 20여리 으슥한 곳으로 피해 한숨을 돌릴 때였다. 일행을 뒤따르던 조자룡(조운)이 말 머리를 돌려 적을 향해 달려간다.
모두들 '조자룡이 적에게 투항했다', '조조 군에게 항복했다'고 분개했다. 더욱이 장비는 '그럴 줄 알았다'며 분기탱천하여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 조자룡이 적에게 투항했다고 알리는 장수도 여럿이 있었다.
하지만 유비는 가만히 듣고만 있었다. 그러다가 들고 있던 창을 내던지며 "지금 무슨 소리를 하는 거냐. 조자룡은 나를 배신할 사람이 아니다. 조자룡은 신의가 굳은 사람이다"라고 외쳤다. 모두들 유비가 제정신이 아니라고 수근 댔다.
그런지 얼마 후, 조자룡이 포대기에 쌓인 유비의 어린 아이를 안고 돌아왔다. 적진에서 유비의 어린 아이를 구해 뒤를 쫒아온 것이다. 그러자 유비는 조자룡이 받쳐 올린 어린아이를 받아들자마자 내동댕이쳤다.

-충청권 등 꺼지지 않은 촛불혁명과 화난 민심 

좀처럼 표정을 읽을 수 없던 유비의 표정은 화가 나있었다. 그러면서 “이 못난 자식새끼야. 네 녀석 때문에 둘도 없는 자룡이를 잃을 뻔 했다. 형제와 다름없는 조자룡을 버릴 뻔 했단 말이다. 대체 네 어미들은 무얼 했던 거냐”고 외쳤다.
조자룡은 이를 보고 군은(君恩)에 감동해 엉엉 울었다. 이를 보고 유비와 군사인 제갈량도 따라 울었다. 나중에는 장비는 물론이며 모든 군신이 목놓아 울었다. 이 사소한 것 같으면서도 연출해 낼 수 없던 감동으로 유비군의 사기를 올렸다.
6.13 지방선거 및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가 끝이 났다. 말마따나 개표진행 상황을 생중계 하는 TV 화면은 온통 파란 색이다. 보수의 텃밭이라던 충청권도 예외는 아니다. 4개 시도지사, 3개 교육감, 5개 구청장과 3곳의 국회의원 재보선 지역도 파란색 일색이다.
충청헤럴드와 주요 여론조사의 보도에서 처음 ‘기울어진 운동장’ 표현은 사실이 아니라던, 일부 정당의 주장은 억지가 됐다. KBS, MBC, SBS의 출구조사도 적중했다. 지상파 방송 3사의 출구조사는 무려 8연속 적중률을 보였다.
선거 결과 해석이 분분하다.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수행능력의 영향이니, 박근혜. 이명박의 국정농단 실체를 본 국민의 분노였느니하고 말이다. 심지어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을 통한 해빙무드의 힘이 실렸다는 분석들도 있다. 모두 옳다. 공감하는 대목들이다.

-한국당의 오만, 독선의 낡은 정치 변신에 실패
그러나 필자의 생각은 이와 다르다. 이번 선거는 예상대로 여당의 평가가 아니었다. 17곳의 시도지사 선거에서 14곳, 12곳의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에서 11곳을 싹쓸이했다. 대전 구청장 5곳 모두와 충남 시장. 군수 15곳 중 12곳을 휩쓴 결과를 보면 실감이 날까.
지난 1995년 6.27 전국 동시 지방선거 부활 이래 특정 정당이 가장 많은 광역단체장을 탄생시킨 기록이다. 여당의 완승이다. 지난 2006년 지방선거 때 야당인 한나라당이 당시 16개 시·도지사 중 12곳을 얻은 기록보다 더 좋은 성적표다.
충청도 충청이지만 영남의 민심 변화는 이슈다. 자유한국당의 텃밭으로 분류되던 부울경(부산. 울산. 경남)의 지역주의를 깨고 민주당이 시·도지사를 석권한 것도 민주주의 큰 발전이다. 향후 영남 지역의 정치지형 변화를 예고한다.
이곳의 한국당세가 얼마나 공고하냐 면 2010년 지방선거 때 민주당 계열 정당이 지원하는 범야권 단일 후보가 경남도지사로 당선된 기록뿐이었다. 지난 2016년 대구에서 민주당 김부겸 의원이 당선된 데이어 이번에 민주당 간판을 내건 후보가 모두 당선됨으로써 한국당 텃밭은 막을 내릴 정도다.
그렇다면 거대한 권력을 쥔 여권을 평가하기보다 국민의 회초리가 야당을 향한 것이다. 그것도 제1야당이라는 자유한국당을 심판 한 것이다. 이대로라면 1년 10개월 남은 오는 2020년 4월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결과도 뻔하다.
마치 지난 1997년 대통령선거 때, 2002년 대통령 선거때 패한 자유한국당의 전신인 한나라당의 상황과 비슷하다. 후보의 뻣뻣함과 여론조사를 믿지 않으려는 자위적 해석, 그리고 민심과 겉도는 당내 오만한 분위기 어쩌면 닮은 꼴인듯하다.

-홍 대표의 사천, 반성없는 한국당 자살 골
아침 청와대 게시판에 가보니 ‘홍준표 사퇴 반대 청원합니다’라는 글이 올라와 있다. 6명이 참여했다. 내용은 “민주당의 실질적 선대위원장 역할을 해주신 홍준표 대표의 사퇴를 반대한다. 그 분이 당대표로 계셔야 이 나라가 바뀐다. 이번 지방선거의 감동을 다음 총선과 대선에서도 계속 느끼고 싶다. 그러기 위해선 홍 대표가 필요하다”고 되어 있다.
야당의 참패는 국민에게 감동이없었기 때문이다. 보수정치가 확 달라졌구나,  박근혜, 이명박의 낡은 정치에서  반성하고 있구나, 뼈아픈 상처를 교훈 삼아 겸손하고 능력있는 사람이 모여 정말 국민을 위해 일하는 구나하는 모습이 없었다.
홍 대표의 독선과 오만함, 여과되지 않은 막말도  국민 청원의 글과 똑같다. 창원시장공천과 부산 해운대 을의 공천에서 사천이 된 것도 국민은 잘 알고 있다. 당내 문제가 있을 때마다,‘읍참마속(泣斬馬謖)’하라며 당대표를 공격했다. 그런 본인은 정작 자신에게는 엇나갔다.
보수층의 국민은 박근혜를 대통령으로 만들어 낸 당, 이명박을 대통령으로 만들어 낸 당의 자성과 변화를 보고 싶어 했다. 그런데  거꾸로 뭘 잘못했느냐 고 오만했다. 독선적이고 안하무인였다. 박. 이 정권의 국정농단을 드러내자 ‘정치보복’운운하는 꼴은 민심을 등돌리게 했다.
그가 “17개 시·도중에 6석 이상을 이기고 있다. 여론조사가 조작됐다”고 우길 때가 있었다. 대전시장과 충남도지사 선거도 뒤집혔다며 바닥민심을 여당과 언론이 모른다고 주장도 했다. 그러면서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의 불미스런 일을 거론하며 ‘민주당은 충남지사를 내지말라’고 외쳤다.

-정권 심판아닌 야당에 회초리든 민의

그러자 이곳저곳에서 안 전지사의 ‘스캔들’로 충남지사를 내지 말라는 홍 대표의 주장에 반론이 나왔다. 민주당 측은 안 전지사 사태로 충남지사를 내지 말라면, 박근혜. 이명박 등 국정농단 사태로 한국당은 어느 선거든 아무도 후보를 내지 말아야 옳다는 말에 되잡혔다.

국민을 춤추게 하는 정치를 못 만들 지라도 실망을 주지 말아야했다. 회초리를 든 국민 앞에 오만과 독선, 잘난체 하는 모습, 깔보는 듯한 표현들을 접어야 했다. 대신 국민에게 감동을 줘야했다. 국민의 땀과 눈물이 서럽지 않게, 불공정하지 않게 했어야 했다.
한국당은 그래놓고 문재인 정부를 심판하자고, 나라를 통째로 넘기겠냐고 했다. '남의 집 처마 거미줄만 탓했지, 자신의 집서까래가 썩는 줄 모르는 꼴'이었다. 물론 촛불혁명의 민심이 이어 진점도 있지만 한국당의 참패는 '사흘에 죽나, 나흘에 죽나' 결과는 뻔했다.
케케묵은 이념 대립구도, 지역주의에 얽매인 선거전략, 상대 네거티브 정책...모두 구정치의 유물들이다. 영어 신세의 전직 대통령을 낸 정당으로 민심을 읽지 못했고, 시대에 뒤졌다. 선거 막판에 가서 무릎꿇고 절만할 게 아니다. 보수부터 혁신하고 속을 채우고, 그리고 국민을 감동시켜라. 흥이나서 춤을 추게 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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