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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수용의 쓴 소리 칼럼]여당의 승리, 무거운 책임에 응답하라.
[신수용의 쓴 소리 칼럼]여당의 승리, 무거운 책임에 응답하라.
  • 신수용 충청헤럴드 대표이사.발행인(전 대전일보대표이사,발행인)
  • 승인 2018.06.18 10: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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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수용 충청헤럴드 대표이사.발행인(전 대전일보대표이사,발행인)
신수용 충청헤럴드 대표이사.발행인(전 대전일보대표이사,발행인)

문재인 대통령이 6.13 지방선거 압승 결과에 한층 무겁게 와닿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여당에 표를 준것은 국정 전반을 다 잘했다고 평가하여 보내준 성원이 아님을 잘 알고 있다고도 했다. 선거 결과에 결코 자만하거나 안일해지지 않게 각별히 경계하겠다는 말도 잊지 않겠다고 문 대통령은 말했다.

이어 "여권이 모자라고 아쉬운 부분이 많을 텐데도 믿음을 보내셨다. 그래서 더 고맙고 더 미안하다"고 솔직히 말했다. 또 "지켜야 할 약속들과 풀어가야 할 과제들이 머릿속에 가득하다"며 "쉽지 않은 일들이지만 국정의 중심에 늘 국민을 놓고 생각하고, 국민만 바라보며 나아가겠다"고 다잡았다.

이번 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은 광역단체장 17곳 중 14곳, 기초단체장 226곳 중 151곳에서 승리했다. 미니총선이라는 재.보선에서도 12곳 중 11곳을 휩쓸었다. 그런데도 문 대통령이 안일함을 경계하고 나선 것이다. 국정 전반을 다 잘했다고 평가하고 보내준 성원이 아니라는 언급과 모자라고 아쉬운 데도 믿음을 보냈다는 솔직함이 묻어 난다. 

-문 대통령의 시대정신과 보수몰락 

문 대통령이 무겁게 와닿고, 안일함을 경계하는데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지난해 이게 나라냐는 외침이 촛불혁명으로 이어져 새 정부를 탄생시켰다. 그 뒤 1년, 지금은 그 때와 다르다.
서서히 시민 단체나 야당일각에서 '이게 삶이냐'며 답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해찬 국회의원 역시 이 선거에서 상대는 자유한국당의 패배는 '사필 귀정'이라고 했다. 그는 지난 15일 tbc(교통방송) 이슈파이터에 출연해서 13일 치른 선거결과를 묻자 이같이 말했다. 이 의원은 국무총리를 지낸 충청권 지역구 의원 중 7선의 최다선의원이다. 무엇보다 이번 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공동선대위원장이었다.

그는 이번 선거는 자유한국당에 대한 탄핵이라고 했다. 민주당이 너무 잘해서라기 보다, 한국당이라는 정당 자체에 이제 물러가라는 뜻에 동의했다. 그러면서 "박근혜.이명박 두 전직 대통령이 지금 감옥에 가있는 상황에서 치른 선거이기에 많이 이길 거라고는 충분히 예상할 수가 있었다"고 했다.

여기에다 정권교체 후 달라진 모습 역시 민주당 승리를 견인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문재인 대통령이 1년 정치하면서 옛날 그 박근혜 때와는 전혀 다른 사회로 변해가지 않았느냐'며 '그 성과는 남북정상회담, 북미정상회담에서 평화체제로 가는데도, 한국당은 위장 평화쇼니, 무슨 엉뚱한 소리만 했다"고 승인(勝因)으로 분석했다.

이 의원은 "민주당이 이길거라고 예상했지만 기대보다 더 나왔다"고 했다. 그가 예상했던 것은 "광역단체 17개 중에서 12개 정도, 보궐선거 12 곳에서 8, 9개 정도, 기초자치단체 226개 중에 100개 정도로 봤는데 훨씬 더 나왔다"고 했다.

-충청권도 집행부도 의회도 여당의 압승

이 의원은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더 나와 놀랐다고 했다. 그의 방송을 듣고 보니 사실이었다. 예상보다 훨씬 많았다. 이 의원의 말마따나 충청권의 경우 4개 시.도지사를 모두 민주당이 휩쓴데 이어 충청권 31개 기초자치단체장 가운데 23곳을 민주당 후보가 차지했다. 충남.북에서 4곳씩을 내주는 선전을 폈다. 

대전의 경우 구청장 5곳 모두를, 충남은 15개 시·군 가운데 11개, 충북은 11곳의 기초단체장 중 7곳에서 민주당 후보가 당선됐다. 미니 총선이라는 충남 천안 갑구, 천안 병구, 충북 제천.단양에서 치른 국회의원 재.보선에서도 민주당 후보들이 모두 석권했다.

시.도 광역의원도 똑닽다. 대전시의회의 경우 지역구 19석 모두를 민주당이 차지했다. 비례대표 3석 중 2석까지 가져가면서 전체 22석 중 21석을 민주당이 차지했다. 충남도의회 42석 중 민주당이 33석(비례 2석 포함), 자유한국당 8석(비례 1석), 정의당 1석(비례) 등으로 민주당이 원내 1당이 됐다. 충북도의회 역시 29석 중 26석을 민주당이 석권했다.

여권이 선거에서 싹쓸이를 했지만 앞으로가 더 문제다. 그 하나는 여당에서 너무 많이 당선, 그 분위기에 우쭐해 사고 날 가능성이 높다. 사고치는 사람이 또 생기지 않을 까하는 대목이다. 역대정권에서, 고금동서의 정치사를 보면 대부분 '싹쓸이' 승리에 자만하다 처참한 결과를 맞은 예가 적지않다.

간과해서는 안될 일은 또 있다. 유권자의 40%는 투표하지 않았고, 여당을 선택하지 않은 유권자도 적지 않다. 그래서 여당은 국민의 지지와 성원에 답해야 한다. 승리에 도취되거나 자만해선 안 된다. 정부와 여당은 이들의 마음도 헤아려 포용해야 한다.

-40%의 불참, 야당이 싫어서 찍은표

6·13 선거에서 문재인 정부가 적잖은 변화와 개선을 이뤘다. 소시민 다운 대통령 문화와 권위주의를 파괴하거나 적폐청산작업 등에서 일신된 모습이다. 협치정치의 중요성을 일깨운 것도 현정부다. 그러나 통일 외교 등에서 큰 성과가 있었지만 민생문제 등에서는 애쓴 만큼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국정 전반에 다 잘 했다고 평가 받기는 어렵다. 지금 문 대통령의 남북정상과 북미정상간의 만남으로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정착을 위한 노력은 돋보인다. 허나 남북관계와 각국과의 외교 관계도 잘 풀었으나, 국내 서민 경제, 취업, 일자리, 물가, 교육 등은 애쓴 만큼 평가가 좋지 않다.

6·13 선거에서 국민은 여당에게 중앙권력에 이어 지방권력까지 몰아줬다. 그 만큼 문재인 정부에 기대를 걸고 있는 것이다. 한편에서는 자유한국당이나, 바른미래당이 싫어서 민주당이 반사이익을 받았다고 하지만, 지지율 고공행진 여론조사를 감안하면 꼭 그런 것은 아니다.

여권은 이제 승리의 분위기에서 나와 유권자의 뜻을 정확히 헤아려야 한다. 앞서 지적했듯이 민주당이 다 잘해서 이겼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국민은 변화 없는 구태 보수 야당을 응징한 것이 분명하다. 대신 문 대통령에게 힘을 실어준것도 맞다.

-머뭇대지 말고, 민생에 힘써야.

그렇다면 민주당이 국회에서 평화·민생·개혁 입법에 박차를 가해야한다. 현 정부가 실질적 성과를 낼 수 있도록 하라는 것이 선거를 통해 나타난 민심인 셈이다. 여당은 승리의 늪에서 하루빨리 헤쳐나와 20%대의 청년 체감실업률해소, 소득하위층의 양극화문제, 물가안정, 저출산 및 경력단절녀 등 경제활성화·민생 문제에서 해법에 주력해야한다.

뿐만 아니다.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가습기 살균제 피해구제법, 미세먼지 특별법, ‘미투’ 관련 법안 등 법안 처리에도 주력 해야 한다. 물론 민주당 의석이 늘었지만 여소야대는 여전하다. 한국당이 113석, 바른미래당이 30석이다. 반면 친여적인 민주평화당(14석)과 정의당(6석), 민중당(1석)등을 합하면 157석이 된다.

하지만 민주당은 독선·독주하지 말고 의회정치에 모범을 보여야한다. 부족하다고 인위적으로, 편법을 쓰는 일은 곤란하다. 오히려  정당과 연대·협치할 수 있는 방안을 더욱 힘써 모색해야 한다. 국회 뿐안아니라 지방 정치도 민생안정, 통합과 상생의 정치, 국민주권주의 실현, 공정하고 투명한 행정 등에도 변화를 보여야한다.

지난 1년을 돌아보면 정부와 집권여당은 그 해법을 찾을 수있다. 적폐청산의 피로감과, 보수와 진보로 갈라진 국민, 사사건건 이념대결로 몰고가는 반대 정파와의 관계 유지 등을 세롭게 정립해야한다. 보수정당의 앞이 안보일 때 집권여당만이라도 국민에게 답해야한다. 밀물과 썰물같은게 민심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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