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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수용의 쓴 소리 칼럼] 민선 7기 개막, 스스로 우산쓰는 선출직되라
[신수용의 쓴 소리 칼럼] 민선 7기 개막, 스스로 우산쓰는 선출직되라
  • 신수용 충청헤럴드 대표이사.발행인(전 대전일보대표이사,발행인)
  • 승인 2018.06.28 11: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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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수용 충청헤럴드 대표이사.발행인(전 대전일보대표이사,발행인)
신수용 충청헤럴드 대표이사.발행인(전 대전일보대표이사,발행인)

민선 7기가 내주 초 일제히 개막 또는 출범한다. 풀뿌리 민주주의의 초석이라는 지방자치제가 새롭게 탄생하는 것이다. 주권재민(主權在民)이라는 점에서 축하한다. 함께 기대도 크다.

전국으로 치면 광역단체장 17명, 교육감 17명, 기초단체장 226명, 광역의원 824명, 기초의원 2천927명, 교육의원(제주) 5명 등 모두 4천16명의 일꾼이 뽑혔다.

우리 충청권에서도 모두 519명(대전 92명·세종 20명·충북 177명·충남 230명)이 선출됐다.

지난 6.13 지방선거에서 대전(199명)과 세종(65명), 충북(411명), 충남(530명)등 모두 1205명이 입후보, 평균 2.3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선택된 주역들이다.

그래서 기대만큼 걱정도 크다.

-집행부, 지방의회 1당 독주로 자칫 '짝짜꿍'행태 도지나.

우선 선출된 광역 단체장, 기초 단체장 중심의 지방 행정부와, 이를 감시.견제하는 지방의회가 여당이 석권한 점이다. 충청헤럴드 보도에 의하면 충청권의 경우 4개 시.도지사를 모두 민주당이 휩쓸었다. 이어 충청권 31개 기초자치단체장 가운데 23곳을 더불어 민주당 후보가 차지했다. 기초단체장도 대전의 경우 구청장 5곳 모두를, 충남은 15개 시·군 가운데 11개, 충북은 11곳 중 7곳에서 민주당 후보가 차지했다.

때문에 단체장들이 자신의 철학과 정책, 소신을 갖고 막힘없이 일하는 데 큰 어려움이 없을 것이란 기대가 있다. 야당이 발목잡는 일이 없어지는 것이다.

그러나 지방의회의 견제와 감시가 없게 된다면 ‘브레이크 없는 벤츠’나 다름없다. 집행부와 지방의회가 같은 당이라는 구실로 짝짜꿍이 된다면 불,탈법은 물론 독선과 독주의 폐해가 생긴다.

삼권분립은 아니라고 2권 분립의 감시.견제의 균형이 깨지는 것이다. 

과거 체육관에서 대통령을 뽑고, 유정회를 만들어 1당 독주를 해온 박정희 정권, 또다시 체육관에서 통일주체 국민회의를 통해 대통령을 뽑은 민정당...1당독주의 결과는 어땠나.

벌써부터 충청권 일부 광역단체장 당선자의 경우 독선의 조짐이 보인다. 선거때 도왔던 언론인 출신 홍보부분 참모들이 ‘안하무인격’이라는 소리가 기자들 사이에 횡행한다. 제멋대로 광역단체장을 호가호위(狐假虎威)하는 행태다. 못된 송아지 엉덩이에 뿔난다고 언론인 출신의 홍보 담당자들은 자신이 단체장이 아니다. 주민이 단체장에게 일을 맡겼을 뿐이고, 그 단체장을 참모들이 도와 일하면 된다. 그런데도 선거 때 우호적인 신문만 골라서 슬그머니 불러내 밥사고, 정보를 주고, 심지어 광고를 주겠다고 하는 모양이다.

맹자를 보면 '백성은 부족한 것은 참아도 불공평하면 민란(民亂)이 난다'고 했다. 선거 때 언론의 생명이요, 본령인 비판을 했다해서 따돌리고, 의혹을 제기했다해서 편가르는 것은 하책이다.

또 이런 자들에 휘둘려 지자체를 끌어 간다면 결국 4년 뒤에는 더 심한 평가를 받게 된다. 선거에서 흔히 "후보는 찍고 싶지만 곁에 있는 참모놈들이 미워서 안찍었다"는 말이 그것이다.  

-단체장 주위에 편가르고, 불공평한 참모 때문에 망치는 일 없게.

행정을 홍보하고, 주민을 이해시키는 단한줄의 기사라도 소중히 여겨야한다. 기득권을 가진 언론만 가린다는 또 다른 언론인 출신 참모도 있다.

광역단체장이 이를 모른다면 제발, 의회가 나서야한다. 이를 잡아주고 고치고 야단치고, 심사하고 결산하는 게 의회다. 집행부의 정책과 예산, 인사의 그릇된 관행과 헛된 낭비를 바로 잡는 심의와 결산, 조례제정 등 방법은 많다.

그래서 지방의회는 지금과 달라야 한다.

또 하나, 선거 때 경쟁했던 라이벌은 물론 자신을 찍지 않은 주민을 포용하는 일이다. 쉽지는 않다. 원수까지도 사랑하라는 성경의 말씀은 아니더라도 화합이 곧 지역발전이다. 어느 곳에서는 10년, 20년이 넘도록 경쟁자패거리끼리 앙숙으로 지낸다. 이들을 아는 이들은 ‘불가근불가원(不可近不可遠)’하지 않을 수 없다.

뿐만 아니다. 상대가 돈 들여 해놓은 것을 그 뒤에 나온 이가 뒤집어 시민혈세만 낭비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전임자가 심어놓은 풀 한포기, 나무 한그루라도 모두 시민의 자산이다.

당부하고 싶은 일은 더 있다. 초심을 버리지 말라는 것이다. 시종여일(始終如一)초심에서 일하는 당부다. 박정희 전 대통령이 5.16 쿠테타를 일으켰을 때 초심으로 갔더라면, 이승만 박사가 건국의 초심을 잃지 않았다면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모두 독재였고, 초심을 잃고 3선 개헌에다, 유신헌법, 사사오입 개헌등 권력에 매몰, 초심을 내팽겨 쳤다.

초심을 잃고 교만해질까 해서 늘 신하들에게 ‘자신의 언행’을 물었다는 당태종 이세민의 얘길 새길 필요가 있다. 그러려면 소통도 강화하고 정책을 연구하고, 책과 신문을 가까이 하라. 좋은 뉴스, 시민을 더 잘 살게 할 정제된 뉴스를 읽어라.

-초심잃지 않고 능력으로 평가받으려면 뉴스를 읽어라.

최근 개그맨 김제동의 말이 생각난다. 지난달 노무현 전 대통령 추모식 특강에서 "정권이 달라진 것은 문재인 대통령이 스스로 옷을 벗어 거는 것이 대통령 문화의 변화"라며 "거기까지만 칭찬하라"고 했던 얘기가 생각난다.

선출 직들, 지역 유지라는 토호들과의 결탁도 끊어라. 선거 때 도와줬다해서, 또 지연.학연.혈연이 있다해서 돕고 감싸는 일을 버려라. 공과 사를 분명히 해야 주민 편에서 올바르게 일한다.

그리고 비가오면 스스로 우산을 챙겨라. 눈이 오면 함께 집 앞을 쓸어라. 버스도 타고, 필요할 땐 택시도 타서 민심을 읽어라. 그게 주민을 섬기는 일의 시작이다. 

또 하나 능력으로, 일로 평가 받아라. 대다수 단체장들은 4년 내내 공사를 구분하지 않고 행사찾아 다니기에 바쁘다. 취임하는 날부터 4년 뒤에 있을 선거운동을 하는 것이다. 능력있는 공무원을 괴롭히지 말고 스스로 일해 능력으로 심판을 받아야한다.

일하고, 일하고 또 일하면 자연스레 그 일하는 땀 냄새와 눈물에 주민이 감동한다. 과시하려고 오른 자리가 아니다. 으스대고, 실업자를 면해보기 위해 형세를 세비로 받으려고 하지 말라.

선결조건은 공부하고, 연구하라. 그 분야의 전무가인 공무원과 대화하라. 스스로 공무원보다 모르면서 어느 개그 보듯 일 잘하는 공무원에 밀리니까 감정풀이를 하지 말라는 것이다. 도울 일이 없는지, 더 발전시켜 주민의 권익이 될 일이 무엇인 지를 연구하고 공부해라. 그것이 대한민국, 좁게는 충청도를 발전시키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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