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헤럴드=정진규 의학전문기자(충남대학교병원 가정의학과장. 교수)]](/news/photo/201807/5143_7153_4048.jpg)
여름철 식중독에 관해 두차례에 걸쳐 알아봤다.그렇다면 충청헤럴드 독자들은 식중독 셀프 관리법에 대해서도 숙지하면 큰 도움이된다.
◇ 여름철 설사, 쉽게 생각하면 안돼요 : 여름철에는 누구나 한두 번 설사증세를 겪는 경우가 많다. 세균성 식중독인지, 단순 장염인지를 구별하기 위해서는 무엇을 먹었는지, 대변 양상은 어떤지, 함께 음식을 먹은 주위 사람들은 어떤지, 설사이외에 열이나 복통 등의 다른 증상은 없는지, 설사로 인한 탈수는 어느 정도인지 등에 대한 병력이 가장 중요하다. 다른 동반 증상이 없이 3-4회 이내의 경증 설사 증상을 보일 때는 단순 장염인 경우가 많고 대부분 특별한 치료 없이도 저절로 회복된다.
◇ 식중독에 지사제는 독 : 설사증세가 있을 때 일반인이 흔히 잘못 대처하는 것이 있다. 설사를 멈추는 것이 최고라 생각해 설사를 멈추게 하는 지사제를 함부로 먹어 오히려 설사를 오래가게 하는 경우가 있다. 바이러스 장염의 경우는 자연히 멎을 때가 많거니와 지사제를 사용하게 되면 장의 연동 운동을 억제시켜 병원균과 장점막과의 접촉 시간을 연장시켜 이질과 같은 침투성 세균에 의한 증상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 이는 마치 개수대 구멍이 막혀 오물이 못 빠져나가게 하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물을 조금씩 여러 번 마시자 : 흔히 설사 때는 속을 비워야 된다고 해 많은 사람이 물조차 먹지 않고 아예 굶어 버리는 경우가 있다. 탈수는 설사의 가장 큰 해로서 작은 어린이와 젖먹이들에게 특히 위험하다. 설사의 기본 치료는 탈수현상을 막는 것이다. 즉 수분과 전해질을 충분히 공급해 주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오심과 구토가 심하지 않다면 에레드롤, 페디라 등 경구 포도당 전해질 용액이 효과적이다.
◇ 집에서도 간편하게 만들 수 있는 경구 포도당 전해질 용액 : 시판하는 경구 포도당 전해질 용액도 있지만 집에서도 아주 간편하게 쉽게 만들 수 있다. 끓인 물 1L를 준비하고 소금 1/2 찻숟가락 (3g)과 설탕 2 숟가락을 넣어주면 된다. 집에서 만든 포도당-전해질 용액의 양은 환자 본인이 원하는 대로 주면 된다.
◇ 식중독과 상극인 음료 : 게토레이나 포카리스웨트 같은 이온 음료는 포도당이 많고 전해질(나트륨)의 농도는 낮아서 장 속에 남아도는 포도당이 체액을 장으로 끌어들여 설사가 더 심해질 수 있으므로 권하지 않는다. 또한 여름에 장염이 있을 때 과일 주스 같은 것을 많이 먹는데 이는 과당이 많이 들어 삼투압이 높아지면서 설사를 더 심하게 하니까 피하도록 한다. 우유, 요구르트, 치즈 등 유당이 많이 들어간 음식도 피하는게 상책이다. 수분, 비타민, 소금은 필요하지만 탄산함유 음료는 피하는 게 좋다. 설사 횟수가 줄어들면 미음이나 쌀죽 등 기름기가 없는 담백한 음식부터 먹는 것이 좋다.
-식중독 치료
대부분 감염성 설사라도 특별한 항생제 치료 없이 전해질 수액 요법과 식이를 통해 회복되는 경우가 많다. 설사에서 전해질 수액 요법은 설사치료에 가장 근본이 되는 치료로 생각하면 된다. 하지만 영.유아의 경우 혈관을 통해 수액치료를 시작하기가 쉽지 않다. 따라서 경구 수액제로 초기 4시간 내에 교정을 하고 예전의 정상적인 수유나 정상 식이를 조기에 하도록 하는 것이 표준적인 지침이다. 과거에는 설사하면 무조건 금식을 하거나 우유를 희석하여 조금씩 먹이도록 했는데 이는 예전 방식이다. 대규모 연구들를 통해 전에 먹던 정상 식이를 조기에 하는 것이 설사의 경과나 증상을 악화시키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설사 기간을 단축시킨다는 결과들이 나오고 있다. 즉 금식을 해서 장을 쉬게 하는 것 보다, 조기에 영양을 공급하는 것이 영양 공급 차원은 물론 손상된 장점막 회복을 촉진시키는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면 된다.
예전과는 달리 식중독에서 항생제는 적응증이 입증된 경우에만 사용을 하고 있다. 항생제 남용은 장에 정상적으로 상주하는 균들도 깨뜨리고 심지어 항생제 내성균주를 유도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식중독 예방하기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은 손 위생 : 식중독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손, 물, 음식, 도마에 대한 위생이 중요하다. 화장실을 다녀온 후, 외출한 후, 동물접촉 후에는 꼭 손을 씻도록 하되 고인 물에 씻는 것보다 흐르는 물에 비누로 씻는 것이 좋다. 물은 반드시 끓여서 먹도록 하며 미심쩍은 음식은 아까워하지 말고 먹지 않는 것이 좋다. 냉장고는 균의 증식을 억제할 뿐이지 사멸하는 것이 아니므로 냉장고를 과신해서는 안 된다. 조리위생이 중요한데 칼과 도마는 반드시 흐르는 물에 씻도록 하며 특히 행주 위생을 간과하기 쉬운데 행주가 세균의 온상이 될 수도 있으므로 중요시해야 한다.
◇날것은 되도록 먹지 말도록 : 일반적으로 같은 식품을 먹은 사람 중 두 명 이상의 설사환자가 생기면 원인균이 확실히 밝혀지지 않더라도 식중독으로 간주한다. 가장 흔한 증상은 설사, 구토 및 복통이며 간혹 열이 나는 경우도 있지만 앞의 세 가지 증상이 특히 중요하다. 식중독은 크게 세균에 오염된 음식을 먹어 생기는 세균성 식중독과 독버섯·복어알 등에 의한 자연독 식중독, 그리고 농약·중금속 등 화학물질에 오염된 음식으로 인한 화학성 식중독으로 구분한다. 세균성 식중독은 과거 주로 5-9월에 집중적으로 발생했지만 최근 계절에 상관없이 발생하고 있다. 이는 고온다습한 환경에서 식중독 세균의 증식이 활발해지고, 가열되지 않은 상태의 음료수나 식품의 섭취가 증가하기 때문이다.
◇냉장고만 믿다간 큰 코 다쳐 : 여름철, 보다 안전한 식품 섭취를 위해서는 식품을 청결히 취급하고, 조리 후 가급적 빠른 시간에 섭취하며, 저장이 불가피할 경우 냉각 또는 가열 보관해야 한다. 하지만 냉장고를 너무 과신해서는 안된다. 냉장·냉동 상태에서도 식중독균은 증식이 억제될 뿐 죽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생식이나 온도가 부적절하게 조절된 냉장 음식은 섭취를 피하고 조리 후 곧 섭취하도록 한다. 재료나 조리도구가 오염되지 않은 것을 사용하고 물 컵, 숟가락, 젓가락, 접시 등도 끓는 물에 소독한 후에 사용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