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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수용의 뉴스창] 국민들 공분한 여중생 엄마의 피끓는 청원
[신수용의 뉴스창] 국민들 공분한 여중생 엄마의 피끓는 청원
  • [충청헤럴드=신수용 대기자]
  • 승인 2018.07.05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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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여중생 엄마가 작성한 피끓는 내용의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5일 오전 10시 30분 현재 무려 22만 7281명이 참여했다.

지난달 24일 청원을 냈으니 열흘 남짓에 많은 국민이 분노와 한숨, 눈물을 흘렸을 것이다. 드라마나 악몽에서 볼 수 있는 해괴한 일이다.

여중생 엄마가 작성한 국민청원은 청와대의 답변에 앞서 아들, 딸을 둔 대한민국 온 국민이 함께 반성하고 깨닫고, 사랑의 가치를 다시 일깨우는 내용이 담겼다.

'저는 15살 여중생을 둔 엄마입니다'로 시작하는 내용을 읽으며 여러차례 울화가 치밀었다.

어느 여중생의 엄마의 피끓는 내용의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5일 오전 10시 30분 현재 무려 22만 7281명이 참여했다.[사진=청와대 홈페이지 켑처]
어느 여중생의 엄마의 피끓는 내용의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5일 오전 10시 30분 현재 무려 22만 7281명이 참여했다.[사진=청와대 홈페이지 켑처]

이는 가·피해자를 떠나 이 사회의 모든 어른들의 책임이기에 사회가 개탄스러웠다.

이런 일이 있을 때 단순히 학교 책임으로 떠밀거나, 경찰 치안을 탓하거나, 나의 일이 아니니 모른 척하며 떠밀고 대서 특필했던 일이 솔직히 괴로웠다. 

이 국민청원의 글을 쓰는 동안 그 고통과 괴로움은 오죽 했을 것이며, 글의 공개여부를 놓고 뜬 눈으로 밤을 새웠을 중학생 딸을 둔 엄마의 내용이 진실이면 국민 모두 응원하리가 믿어진다.

젊은 엄마의 청원 내용은 이렇다. 어린 중학생 딸을 집단 성폭행한 가해자들을 엄벌해달라는 것이다. 청와대는 국민청원에 20만명 이상이 참여하면 공식답변을 하게된다.

이 청원에 대한 청와대의 답도 궁금하다.

여중생의 엄마가 올린 미성년자 처벌 강화해달라는 국민청원 제목[사진=청와대 홈페이지 켑처]
여중생의 엄마가 올린 미성년자 처벌 강화해달라는 국민청원 제목. [사진=청와대 홈페이지 켑처]

"2018년 3월 저희 아이는 2000년생 남자아이 3명(19·무직)과 딸아이와 같은 또래 남학생 총 7명에게 집단 성폭행을 당하였습니다. 그런과정에서 사진도 찍히고 폭행까지 당했고요."

"2000년생인 남자아이들 3명은 A지법에서 재판을 받고 있고, 주동자인 남자아이 한명만 다른 사건도도 있어서 구속된 상황이고 다른 두명은 현재 구속이 안된 상황에서 재판진행중입니다."

"하지만 17살이하는 소년법 때문에 나머지 (2004년생) 남학생 4명은 청소년법원에서 재판 진행중에 4명 모두 소년원에 들어가는 상황입니다."

이어 이 엄마의 괴로움은 더했다. "제가 청원한 이유는 피해자인 저희 딸아이는 그 사건이 있은 후로 또래 남자 아이들이 자랑스럽게 'OOO를 우리가 성폭행했다"며 "오히려 딸 아이 학교에 소문을 내었고, 페이스북에 딸아이가 꼬셔서(꼬드겨서) 관계를 가졌다고 허위 사실을 올렸습니다."

"그 이후로 중학생 딸은 소문이나서 아이들의 수근거림과 따돌림을 견디자 못해 좋아하던 학교에도 다지지 못하고 대안학교를 찾고 있다"고 엄마는 털어 놨다.

문제는 여기에 그치지 않았다. 청원내용에 "네명의 가해 학생들이 소년원에 들어가자 상황을 제대로 모르는 소년들의 여자친구들에게서 딸애한테 협박이 오기 시작했다"면서 "네명의 남학생들은 비행소년인데 오히려 소년원에 간 걸 자랑스럽게 여기더라. 무슨 훈장이라도 되는 냥이요"라고 적었다.

여중생의 엄마가 청와대에 올린 국민청원내용[사진=청와대 홈페이지 제공]
여중생의 엄마가 청와대에 올린 국민청원내용[사진=청와대 홈페이지 제공]

청원 내용에 "얼마 전 딸이 15층에서 뛰어내리려는 걸 발견해 둘이 부둥켜안고 얼마나 울었는지 모른다"며 "피해자는 죽을 생각까지 하고 있는데 가해자는 오히려 더 떳떳하게 생활하고 있다"며 "소년원에 있는 아이들에게 더 엄한 법적 처벌이 필요하다"고 글을 끝맺었다.

이 글을 읽은 국민들은 소년법 폐지주장을 하고 있다. 지난해 말 부산과 강릉 여중생·여고생 폭행 사건과 인천 초등생 살인 사건으로 인해 소년법 개정 및 폐지 요구가 쏟아졌었다.

청와대 조국 민정수석은 당시 소년법 개정 및 폐지 요구 청원 "신중히 접근하겠다"는 답을 내놨다.

22만7281명이 '가해자들은 떳떳이 생활하고, 집단 성폭행 당한 피해자인 저희 아이는 오히려 더 죄인같이 생활하고 있습니다. 미성년자 성폭행범 처벌을 더 강화하여 주세요'라는 청원에 동의한다고 참여하고 있는 것이다.

법 개정을 넘어, 미래의 주역들이 타락한 어른 들의 모습을 거울처럼 들여다 보는 느낌이다.

미래를 사랑하는 마음, 내가족을 사랑하듯 이웃을 사랑해야 할 시점에 이 젊은 엄마가 이 사회에 회초리를 든 것이기에 마음이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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