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사 전 얘기와 미니스커트는 짧을 수록 좋다고 말해 비난을 받은 송영무 국방부 장관이 9일에는 군 내 성폭력 방지를 위해 여성들이 조심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 논란이 일고있다.
그는 이날 서울 용산구 육군 회관에서 자신이 주관한 '성고충전문상담관 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한 것이다.
이는 최근 한 해군 장성이 후배 여군을 성폭행하려 한 혐의로 구속되고, 이어 육군 장군도 부하 여군 성추행 사건으로 보직 해임된 데 따른 군 내 성관련 범죄근절을 위해 연 간담회다.
![송영무 국방부장관[사진=연합뉴스]](/news/photo/201807/5329_7405_3338.jpg)
간담회에는 일선 야전 부대에서 병영 내 성폭력 피해자 상담과 성폭력 예방 활동을 하는 성고충전문상담관 11명과 국방부 인사복지실장과 보건복지관, 여성가족정책과장 등이 참석했다.
송 장관은 "군 내 성폭력을 완전히 뿌리 뽑아 군이 달라졌다는 것을 국민이 체감토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성폭력 근절을 위해서는 부대 차원의 예방과 대응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며 "피해를 입고도 문제 제기를 하지 못하는 잘못된 문화를 하루 빨리 개선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회식 문화 개선 등과 관련 "회식 문화가 안정적으로 정착이 안돼서 성 문제가 발생한다”라며 “여군들을 대상으로 회식을 일정 시간 이후에는 참석하지 못하게 하는 규정을 만들려고 했지만, 양성평등에 어긋난다고 해서 그만뒀다”라고 말했다.
그러더니 "어떻게 보면 여성(여군)들이 행동거지라든가 말하는 것을 조심해야 한다"라고 발언했다.
여군 1만 명 시대를 맞아 군의 최고 책임자가 남성적 시각으로 편향된 것이 아니냐는 오해를 받을 수있는 대목이다.
![지난해 11월 27일 오전 송영무 국방부장관이 관계자들과 사건 현장을 살펴본 뒤 가진 오찬에서 JSA 대대 장병들을 격려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news/photo/201807/5329_7406_3444.jpg)
송 장관은 자신의 가족을 예로 들었다.
그는 "우리 집사람이 (딸에게) 택시를 탈 때라든지 남자하고 무슨 데이트를 할 때라든지 교육을 구체적이고 자세하게 시키더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래서 내가 어떤 때는 걔도 대학교 대학원 나오고 그랬는데 당신이 왜 새로운 시대를 못 믿고 그러냐고 하니 '아니야, 여자들 일생은 자기 뜻대로 되지 않는 게 많다. 이걸 깨닫게 해줘야 한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송 장관의 이 같은 발언은 성폭력 문제의 책임이 여성들에게도 일부 있다는 해석을 가능케 할 수 있으며, 남성적 시각에서 성폭력 문제를 바라보고 있다는 지적이다.
간담회는 당초 비공개로 진행될 예정이었으나, 송 장관의 발언 일부가 영상 카메라에 녹화되면서 공개, 문제가 불거졌다.
국방부 관계자는 이와 관련, 이날 오후 기자실을 방문해 "오늘 장관께서 말씀하신 발언 중 오해될 수 있는 표현을 바로잡고자 한다"라며 "'여자들 일생은 뜻대로 되지 않는다, 깨닫게 해줘야 한다'는 것은 큰 딸을 잃은 (송 장관) 부인이 노심초사한 말을 전달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지난해 11월 27일 오전 송영무 국방부장관이 관계자들과 사건 현장을 살펴본 뒤 가진 오찬에서 JSA 대대 장병들을 격려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news/photo/201807/5329_7407_3528.jpg)
앞서 송 장관은 지난해 11월27일 JSA 경비대대 한국 측 병영 식당에서 장병들과의 오찬 간담회에 앞서 인사말을 통해 "원래 식사 자리에서 길게 얘기하면 재미가 없는 건데 식사 전 얘기와 미니스커트는 짧으면 짧을수록 좋다고 하죠"라고 해 논란이 빚었다.
당시 송 장관은 파장이 커지자 "장병 식당에 예정보다 늦게 도착해 미안한 마음에서 발언한 것이며, 부적절한 표현이 있었던 점에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라고 사과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