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정지역으로 꼽히던 충남지역이 국내 초미세먼지의 발원지였다는 오명을 쓰게됐다.
최근 환경부 산하 국립환경원이 전국 19개 미세먼지 예보권역별 초미세먼지(PM2.5) 이동량을 처음 분석해보니 충남지역에서 발생한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가 충남과 대전.세종.서울 등 전국에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지금까지 중국발 미세먼지(초미세먼지)가 국내 유입, 오염물질로 확산된다는 보고는 있었지만, 충남이 전국의 미세먼지 및 초미세먼지의 발원지라는 사실이 확인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는 국내 서쪽에 있는 충남 서해안 지역의 석탄발전소, 산업공단 조성과 함께 대형 사업장이 들어서면서 전국 최대 미세먼지 발생 지역으로 확인 된 것이다.
![최근 환경부 산하 국립환경원이 전국 19개 미세먼지 예보권역별 초미세먼지(PM2.5) 이동량을 분석해보니 충남지역에서 발생한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가 충남과 대전.세종.서울 등 전국에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사진=KBS뉴스켑처]](/news/photo/201807/5338_7420_383.jpg)
지난해 충남 지역 발전소와 대형 사업장에서 배출한 대기오염물질은 그 총량만 8만7135t에 이른다.
전국 17개 시.도광역단체 대형 사업장 배출량 중 충남이 부끄러운 1위로, 사업장 수가 더 많은 경기 지역(1만6910t)보다 배출량이 훨씬 많았다.
충남 다음으로 높은 국내 지역은 전남, 경기 남부, 경북으로 평균 5%(국외 영향 포함)였다. 반면 국토 최남단인 제주와 그리고 산악이 많은 강원 영동의 타 지역 기여율은 0%였다.
국내에서 발생한 미세먼지(초미세먼지)가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며 국내 지역끼리 주고받는 미세먼지의 양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각 지역의 자체 배출 비율은 30%에 못 미쳤으나 충남지역은 그렇지 않았다.
충남지역에서 2015년 한 해 동안 발생한 초미세먼지는 세종과 경기 남부의 전체 미세먼지 중 각각 23%, 20%를 차지했다. 이는 세종지역과 경기 남부에서 자체 배출한 초미세먼지 비율(각각 2%, 19%)을 뛰어넘었다.
![충남 서천 서면에 있는 서천 석탄화력발전소 [사진=연합뉴스]](/news/photo/201807/5338_7422_4433.jpg)
충남발 초미세먼지 역시 대전과 충북은 각각 18%, 10%를, 서울 전체 초미세먼지의 6%, 인천은 7%를 차지하는 등 전국적으로 평균 8%를 차지했다.
중국발 초미세먼지를 뺀 국내 배출로 서울에 영향을 미치는 초미세먼지 중 충남에서 넘어온 것은 12.5%였다. 인천은 21.6%, 경기 남부는 37.4%에 달했다. 국내 초미세먼지 중 충남발 초미세먼지의 기여율은 평균 19%였다.
그러나 전국 19개 지역별 연간 초미세먼지 중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는 것은 중국에서 날아온 것으로 무려 59%에 달했다. 국외 미세 및 초미세먼지 발원지는 중국 중북부 12%, 중국 동북부와 중남부 각 10%, 중국 동남부 9%로 중국의 기여율은 평균 45%였다.
국내 모든 지역에서 국민들이 들이마시는 초미세먼지의 절반은 중국에서 만들어진 미세먼지인 셈이다.
전문가들은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 지역만 현재 ‘수도권 대기환경 개선에 관한 특별법’으로 묶여 광역 관리되고 있는 만큼 이를 전국적으로 확대하는 법제도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즉, 수도권만 한정한 특별관리권역을 전국으로 확대해야 하며 이와관련한 특별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해 해당 상임위원회에서 논의중인 만큼 이를 반드시 명문화해 한단계 높은 미세먼지및 초미세먼지 관리대책을 마련하자는 것이다.
한편 동아일보 '현장+'는 10일자로 충남 당진의 한 석탄화력발전소와 제철공장을 탐사보도했다.
뉴스 영상을 보면 발전소의 굴뚝에서는 쉴 새 없이 하얗고 뿌연 연기가 솟아올랐다. 굴뚝에서 나오는 것은 하얀 건 수증기지만 뿌연 건 모두 대기오염물질이었다.
대형 사업장은 대기오염물질 실시간자동측정기(TMS)가 설치돼 있어 배출 허용 기준을 엄격히 지켜야 한다. 그러나 워낙 규모가 크다 보니 기준대로 배출해도 그 양의 추정할 수 없을 만큼 많다. 또 방문한 인근 공장은 하루 대기오염물질 배출량이 55t에 이른다. 1년이면 2만 t이다. 굴뚝에서 나온 연기는 서쪽에서 불어온 바람을 타고 동쪽으로 향했다.
취재에 동행한 금강환경유역청 이기준 환경감시단 과장은 “바람에 섞여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는 미세먼지 양이 상당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신건일 환경부 대기관리과장도 "충남 지역은 우리나라 서쪽 중앙에 위치한 데다 발전소와 산업단지가 많아 대표적인 미세먼지 발생 지역으로 꼽힌다고 했다"고 보도했다.
환경부는 이런 제언을 바탕으로 보다 미세먼지및 초미세먼지에 대한 구체적인 광역관리 계획을 수립 조만간 실행에 옮길 예정이다.
미세먼지 정책을 담당하는 환경부 푸른하늘기획과 홍동곤 과장은 “지난해 말 본격적인 용역연구에 착수해 빠르면 다음 달 말쯤엔 광역관리 권역에 관한 큰 그림이 나올 예정”이라고 말했다.
충남지역의 석탄 화력발전소 밀집도는 세계 최고 수준이다. 지난 2016년 6월까지 26기가 운영 중였고, 9기가 추가 건설될 예정이었다.
당시 충청남도가 발전소 인근 당진과 보령,서천, 태안의 주민 건강 상태를 조사했더니 발전소에서 멀리 떨어진 공주나 청양 주민들 보다 소변 속 비소 수치가 2배 이상 높게 나타났다.
충청남도는 이를 토대로 엄격한 오염물질 배출허용 기준을 적용하는 화력발전소 주변을 특별대책지역으로 지정해 줄것을 요구했으나 유야무야된 상태다.
정부는 이에따라 지난해 충남 서천 석탁화력 1호기, 서천석탄 화력 2호기등 노후석탄발전 폐지에 들어 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