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 전 충남지사(53)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고 밝힌 수행 여비서 김지은씨의 폭로 뒤 "안희정 패죽이고 싶지만 애 아빠니까 살리겠다"고 말했다는 부인 A씨가 법정에 선다.
안 전 지사의 스캔들로 큰 충격에 빠졌을 A씨를 다시 법정 증인으로 세운다면 두번 죽이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A씨는 오는 13일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 조병구) 심리로 열릴 예정인 5차 공판에 안 전 지사 측 증인 3명 중 한 명으로 법정에 출석할 예정이다.
![수행비서 성폭력 의혹으로 재판 중인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9일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법에서 열린 3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news/photo/201807/5346_7437_3250.jpg)
A씨는 지난 9일 진행된 검찰 측 증인 신문에서 수차례 언급된 바 있어 신문 과정에서 어떤 증언을 할지 관심이 쏠린다.
앞서 검찰 측 증인으로 법정에 나왔던 경선캠프 자원봉사자 B 씨(29)는 “지난 3월 5일 고소인 김지은씨의 첫 폭로 직후 A씨가 저와 나눈 전화 통화에서 ‘김 씨의 과거 행적과 평소 연애사를 알려달라’고 요구했다”고 증언했다.
B씨는 “김 씨의 성폭행 방송 인터뷰 직후 A씨가 ‘안희정 정말 나쁜 XX이고 패죽이고 싶은데 애 아빠니까 그래도 살려야 하지 않겠냐’며 김씨의 과거 행실 등을 정리해 알려달라고 요구했지만 거절했다”고 했었다.
B씨는 “A씨가 ‘김씨가 오전 4시에 우리(안 전 지사 부부) 방에 들어오려고 한 적이 있다’는 얘기도 했다”며 A씨가 김씨를 이상한 사람으로 몰았다고 주장했다.
5차 공판에서 안 전 지사 측은 A씨에게서 김 씨가 평소 안 전 지사에게 먼저 접근하려 했다는 취지의 증언을 끌어내려고 할 것으로 예상된다.
안 전 지사와 김 씨가 애정 또는 합의에 기반을 둔 관계를 맺었다는 기존 주장을 법정증언을 통해 이끌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수행비서 성폭력 의혹으로 재판 중인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6일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법에서 오전 재판을 마치고 법원을 나서던 중 취재진의 질문에 굳은 표정을 짓고 있다.[사진=연합뉴스]](/news/photo/201807/5346_7438_3837.jpg)
반면 검찰은 A 씨 등 안 전 지사 가족들이 김씨에 대한 2차 가해를 시도했다는 점을 주장할 것으로 전망한다.
앞서 11일 열리는 4차 공판에는 안 전 지사 측이 신청한 증인들이 법정에 출석한다.
이날 김 씨의 후임 수행비서였던 C 씨를 비롯해 안 전 지사 차를 몰았던 운전비서 정 모씨, 안 전 지사 정무팀에서 미디어센터장을 맡았던 D 씨, 전 비서실장 E 씨 등 4명이 나온다.
이들은 안 전 지사의 측근으로 분류됐던 인물들로, 검찰 측 증인들과 달리 안 전 지사에게 유리하게 증언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