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석 자유한국당 의원(58)과 박수현 전 청와대 대변인(54)은 같은 지역구 경쟁자다.
두 사람 모두 주변인들로부터 온건, 합리주의자이자 충청도의 대표적 지성인으로 꼽힌다.
정 의원과 박 전 대변인은 지난 2016년 4.13 제 20총선때 충남 공주·부여·청양 지역구에서 맞붙어 정 의원이 48.1%의 득표율로 현역이던 박 전 대변인을 누르고 4선의 금배지를 달았다.
두 사람 모두 공주시가 고향이지만, 부여·청양 지역이 공주와 선거구 획정 과정에서 통합되는 바람에 늘어난 지역에서 정치 사활을 건 진검 승부를 벌였다.
![왼쪽이 박수현 전 청와대 대변인, 오른 쪽이 자유한국당 정진석 의원[ 사진=충청헤럴드]](/news/photo/201807/5384_7485_1319.jpg)
정 의원은 당시 여당인 새누리당 후보로, 박 전 대변인은 야당인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출마했다.
박 전 의원이 문재인 대통령의 청와대 입인 대변인이었다면 정 의원은 김종필 전 자민련 총재의 대변인을 거쳐 이명박 대통령 때 청와대 정무수석을 맡는 등 흡사한 경력을 갖고 있다.
전·현직 대통령 최측근에서 보좌한 활동을 했다는 점이 유사하다.
또 정 의원은 지난 2014년 제 6대 지방동시선거 때 새누리당 충남지사로 출마, 현역이던 안희정 전 충남지사와 맞대결을 펼쳤으나 패했다.
안 전 지사는 47.0%, 정 의원은 40.5%의 득표율이었다. 그 때 박 전 대변인이 안 전지사의 참모로 활동했다.
2년 뒤인 올해 제 7대 6.13 지방선거에는 박 전 대변인이 충남지사 선거에 나섰다가 선수로 뛰지 못하고 끝내 그라운드를 나와야했다.
그 후 한 사람은 현직 국회의원으로, 또 한 사람은 전직 국회의원으로 달라졌다.
제 20대 총선이 끝난 뒤 현대 정치사를 뒤흔드는 정치구도가 급변하면서 2년 동안 이들에게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
현직인 박근혜 대통령이 탄핵되고 구금되는 사태에서 야당인 민주당이 정권을 잡아 여야가 뒤바뀐 것이다. 그 들도 소속 정당의 행보와 궤를 같이 했다.
정 의원은 자유한국당의 전신인 새누리당 원내대표겸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아 당의 중책으로 활동하며, 당의 중진으로 그의 입지를 굳혔다.
박 전 대변인 재선에는 실패 했으나 지난해 대선을 앞두고 당내 경선 주자였던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경선 캠프에서 활약했다.
그 뒤 지난해 5.9 대선을 통해 집권한 문재인 대통령을 지근 거리에서 보좌하는 청와대 대변인으로 기용되어 역할을 했다.
물론 박 전 대변인 지난 1월 충남지사에 도전했으나, 여성 스캔들로 후보직에서 사퇴하는 위기를 맞기도 했다.
국회 후반기 임기가 시작되면서 지난 11일 원구성이 타결되자, 두 사람의 정치 행보에도 변수가 생겼다.
구체적으로 한국당 정 의원과 민주당 박 전 대변인이 국회 후반기 국회의장실에서 만날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다.
여야 원구성 협상 타결에 의하면 국회의장은 집권여당이자 1당인 민주당이, 그리고 부의장 두 자리는 한국당과 바른 미래당의 몫으로 확정됐다.
때문에 지난 5월 26일 민주당 경선에서 6선의 문희상 의원이 5선의 박병석 의원을 누르고 국회의장 후보로 선출, 사실상 확정된 상태다.
박 전 대변인은 문희상 국회의장 내정자가 본 회의에서 의장에 뽑히면 의장 비서실장을 맡게될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한국당의 부의장 후보로 정 의원과 이주영 의원이 12일 후보 경선을 하게된다.
충청인들의 기대처럼 정 의원이 부의장이 된다면 정 의원과 박 전 대변인 두 사람은 피할 수없는 만남이 이뤄진다.
정 의원은 부의장으로, 박 전 대변인은 의장 비서실장으로 의장실에서 2년 동안 얼굴을 마주 해야 한다.
국회 의장단은 한몸처럼 움직이며 수시로 만나 의정활동 등에 허물없이 논의하는 만큼 정 의원과 박 전 대변인은 좋으나 싫으나 마주쳐야 할 형편이다.
그러나 1년 10개월 남은 제 21대 총선에서는 이변이 없는 한 두사람이 여야로 나뉘어 또다시 재격돌해야 할 운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