잦은 비와 찜통 더위로 충청인 식수원인 대청호에 올해 또 녹조현상이 발생, 제거에 비상이 결렸다.
대청호 가운데도 매년 가장 먼저 녹색 띠가 형성되는 충북 옥천군 군북면 추소수역의 물빛은 이미 진녹색으로 녹조 전조 증상이 시작됐다.
뿐만 아니라 악취를 풍기는 암갈색 녹조 찌꺼기까지 물위에 피어나고 있다.
![지난해 8월 충북 옥천군 군북면 대청호 상류지역에 녹조가 발생, 조류경보가 내려졌었다. [사진=연합뉴스]](/news/photo/201807/5409_7509_4157.jpg)
그러나 다행히 추소수역에서 증식 중인 녹색 알갱이는 아직 대전과 청주의 식수원이 있는 하류 쪽으로는 증식되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1주일 동안 이 지역의 수온이 0.5∼2.5도 상승해 녹조가 번성하기 좋은 환경으로 이어지고 있다.
<충청헤럴드>가 12일 오후 군북면 추소수역 현장을 찾았을 때는 비가 멎으면서 대청 호수 가장자리에서 나타나던 녹조가 호수 중심부 쪽으로 서서히 번지는 것이 눈으로도 목격됐다.
현장을 안내한 주민들은 "잦은 비가 그치고, 폭염이 이어지면서 며칠 전부터 물빛이 녹색으로 변해 이제 한 치 앞도 안보일 만큼 혼탁해졌다"며 "이는 지난 10일부터 사흘째 폭염이 이어지면서 녹조가 급격히 퍼지는 매년 같은 현상"이라고 말했다.
그 가운데 금강지류 소옥천이 유입되는 호수 안 700여 m 구간의 암봉(일명 부소담악. 병풍바위)를 둘러싸고 비에 휩쓸려온 쓰레기와 녹조 찌꺼기가 뒤엉켜 부패되고 있었다.
물 흐름이 거의 없고 수심이 얕아 해마다 짙은 농도의 녹조가 발생하는 지역이다.
![금강지류 충북 옥천군 군북면 대청호 추소수역이 녹색으로 변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news/photo/201807/5409_7510_4543.jpg)
한국수자원공사가 녹조를 억제하기 위해 '수차(水車)'라는 물 순환 장치 15대를 상시 가동할 만큼 매년 장마철을 전후하여 녹조가 생겨 수질 관리가 난해한 곳이다.
해마다 장마가 지나고 폭염이 시작되면 질소·인 같은 영양염류가 빗물에 쓸려 유입된 뒤 수온이 높아지면서 녹조를 일으켜 남조류가 급속히 번졌다.
남조류는 식물성 플랑크톤의 일종으로 수중 생태계를 구성하는 필수 요소이긴 하나 많아지면 악취와 함께 물고기가 폐사하기도 한다.
때문에 정부는 남조류 세포 수를 기준으로 조류 경보제를 시행한다. 진녹색으로 변한 호수를 빗대 '녹조 라떼'라고 부르기도 한다.
남조류가 2주 연속 1천cells/㎖을 넘을 경우 '관심 단계'를 발령하고, 1만cells/㎖ 이상으로 올라서면 '경계 단계'로 격상시킨다.
남조류는 햇볕이 강하고 수온이 25도 안팎일 때 쉽게 번성하며, 현재는 장맛비로 육상의 영양염류가 대거 유입된 상태여서 녹조가 급격히 확산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정부는 대청호에 대해 지난 2014년을 제외한 지난 10년간 조류 경보를 내렸다.
작년에는 7월 26일충북 옥천군 (회남수역)부터 11월 22일대전 동구 (추동수역)까지 무려 120일 동안 경보가 발령된 바 있다.
금강유역환경청이 지난 9일 측정한 남조류 수치는 문의수역 832cells/㎖, 회남수역 208cells/㎖, 추동수역 108cells/㎖ 등으로 1주일 전보다 조금씩 내려앉았다.
금강유역환경청 관계자는 "장마 기간이라 내린 비가 대청호에 유입되면서 일시적으로 농도가 낮아진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만에 하나 식수등에 비상이 생기지 않도록 조치하고 있다"고 말했다.
때문에 관련 기관들은 녹조 확산에 대비하여 주민들과 함께 호수로 유입된 쓰레기 등 오염 물질 수거에 총력전을 펴는 동시 물 위에 떠다니는 녹조 찌꺼기를 걷어내는 조류 제거 작업도 서두르고 있다.
이와 함께 금강지류인 소옥천 합류 지점 6곳에 조류 차단막을 설치하는 동시에 녹조 제거용 조류 제거선을 띄워 작업을 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