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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상수, 동료 의원에 "김병준 비판해달라" 파문
안상수, 동료 의원에 "김병준 비판해달라" 파문
  • [충청헤럴드=박민기 기자]
  • 승인 2018.07.15 1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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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3 지방선거 패배 후 당 수습과 혁신을 모색하는 자유한국당이 연일 계파싸움에 이어 비대위원장 후보감을 놓고 편파논란에 휩싸였다.

한국당 비상대책위원회 안상수 준비위원장이 비대위원장 후보 낙점을 앞두고 의원들에게 김병준 국민대 명예교수를 비판해달라는 '회유성 전화'를 한 일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내용이 사실이면 준비위가 김 교수를 비대위원장 후보 중 한 명으로 추천하기에 앞서, 물밑에선 비판 여론을 조성한 셈이어서 그 배경이 궁금하다.  

한국당  비상대책위원회  안상수 준비위원장[사진=연합뉴스]
한국당 비상대책위원회 안상수 준비위원장[사진=연합뉴스]

안 위원장의 개인적인 호불호에의한 청탁일 경우 특정 후보를 배제하고, 다른 후보를 지지하려 했다는 '중립성 위반' 시비가 또 일어날 전망이다.

안 위원장 배후의 비박계가 김 교수의 유력 경쟁자인 박찬종 전 의원을 지원한 정황으로도 해석될 수 있어 친박계가 반대 급부로 김 교수를 지지할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김 교수는 현재 한국당 비대위원장 후보에 오른 박 전 의원과 이용구 당무감사위원장, 김성원·전희경 의원 등 5명 중 가장 유력한 후보다. 

CBS 노컷뉴스의 15일자에 따르면 한국당내 한 중진의원은 안 위원장이 지난달 30일경 한국당 김진태 의원과 통화에서 "김 교수를 비판해달라"고 부탁했다고 한다.

이후 지난 12일 안 위원장은 직접 김 교수를 비대위원장 후보 중 한 명으로 선정해 발표했다.  

해당 중진의원은 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김 의원이 비대위원장 후보로 이정미 전 헌법재판관이 거론된 것을 두고 항의하기 위해 안 위원장에게 전화를 걸었는데, 안 위원장이 김 의원에게 '김 교수를 디스(공격)해달라'고 부탁한 걸로 안다"고 말했다.

이는 김 의원이 지난 1일 자신의 SNS(페이스북)를 통해 김 교수를 겨냥한 것과도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김 의원은 해당 글에서 "비대위원장에 노무현의 사람까지 거론되고 있다"며 "고맙지만 정중히 사양하고 싶다. 반성을 해도 우리가 하고, 혁신을 해도 우리가 한다"고 밝혔다.

친박계인 김 의원으로 하여금 김 교수를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게 한 셈이다.

김 의원은 이날 노컷뉴스와 문자 연락을 통해 안 위원장의 청탁 전화 여부에 대해 "답변하기 곤란하다"고 말했으나 부인하지는 않았다.   

친박계는 안 위원장의 이같은 행보가 김성태 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를 비롯한 비박계의 의중이 실려 있는 것으로 해석했다.

한 중진 의원은 "아마도 비박계가 김 교수가 비대위원장으로 오게 되면 핸들링하기 어려우니까 미리 작업을 한 것 같다"고 했다.

한국당 김진태의원[사진=연합뉴스]
한국당 김진태 의원[사진=연합뉴스]

안 위원장은 통화에서 이에 대해 "하도 많은 사람들과 통화를 해서 당시 모 의원과 통화를 했는지 모르겠다"며 회유성 통화 여부에 대해 즉답을 피했다.

그는 김 교수 비판을 부탁했으냐는 질문에는 "절대 그런 적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한편에서는 안 위원장의 의중에 대한 정반대의 해석도 존재한다.

강성 친박계인 김진태 의원이 김 교수를 비판했다는 점에서 오히려 친박계에 반감을 품고 있는 비박계로 하여금 김 교수 쪽으로 표를 유도했다는 것이다. 

안 위원장과 일부 의원 간 통화 내용을 전해들은 한 의원은 이 같은 가능성에 대해 낮게 보면서 "비박계가 김 교수 말고, 박찬종 전 의원을 원하는 것 같다"고 풀이했다.

안 위원장을 중심으로 박 전 의원을 지지하는 움직임이 감지되자 역으로 친박계에서 김 교수를 미는 기류가 강해지는 분위기다.

친박계가 비대위 인선과 동시에 김성태 원내대표의 권한대행 직 사퇴를 촉구하는 와중에 비박계는 17일 전국위원회를 소집해 표결을 해서라도 비대위 인선을 강행할 조짐이다. 

이처럼 비대위의 성격과 함께 선호하는 비대위원장 후보도 엇갈리는 등 계파 갈등이 격화되는 가운데 김 원내대표는 지난 12일 열린 의원총회에서 몸싸움과 욕설 등 격앙된 반응을 보이면서 사퇴요구에 직면했다.

비대위원장 선정 과정에 개입한 의혹이 더해질 경우, 사퇴론은 증폭될 것으로 보인다.  

친박계 및 잔류파로 분류되는 김기선·김도읍·김진태·김태흠·박대출·이장우·정용기 의원 등 7명의 재선 의원은 지난 13일 성명서를 통해 "더 이상 반민주적 폭주에 끌려갈 수 없다"며 "김 원내대표가 당의 자멸을 조장하기에까지 이른 상황에서 당장이라도 김 원내대표는 스스로 거취를 정해야만 할 것"이라고 사실상 사퇴를 요구했다. 

앞서 의총에서 김 원내대표는 자신에게 사퇴를 요구한 심재철 의원을 향해 '누드사진 옹호건'과 '특수활동비' 등을 언급하는 등 격한 반응을 보였다.  

또 자신을 제지하는 함진규 정책위의장과 복당파인 권성동, 황영철 의원 등과 몸싸움 직전까지 가는 장면을 연출하는 등 극도로 흥분한 모습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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