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주일 여 동안 장고하던 7선의 좌장,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의원(세종)이 20일 당대표 출마를 선언하자, 당내 셈법이 복잡해졌다.
이해찬 의원이 예상을 깨고 출마를 선언함으로써 박범계, 김진표, 송영길, 최재성, 김두관, 이종걸(출마 선언순)의원 간에 치열한 경쟁이 불붙었다. 여기에 22일 출마를 예정한 것으로 알려진 이인영 의원까지 더하면 모두 8명이다.
이가운데 3명을 오는 26일 예비 경선, 즉 컷오프로 걸러내기까지는 꼬박 일주일이 남았다.
이미 각종 여론조사에서 당대표의 적합도 1,2위를 달리는 이해찬 의원과 박범계 의원 간의 선두 경쟁에다 송영길, 김두관 의원 등의 추격전도 흥미로운 싸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해찬 의원의 출마를 두고 당내 분위기는 당의 안정감이냐, 젊은 세대를 통한 당의 혁신이냐를 놓고 갈린다.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의원(7선)이 20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새 지도부 선출을 위한 '8·25 전국대의원대회' 당 대표 경선 출마를 공식 발표한 뒤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사진=연합뉴스]](/news/photo/201807/5606_7828_3843.jpg)
당내에서는 문재인 대통령과 당의 지지율 하락세, 경제 지표 악화, 야권의 대여 공세 강화등에 대비하기위해서는 이 의원의 출마는 잘된 일이라는 시각이다.
반면 이 의원은 당의 어른으로 남아 후배들을 추스리든 지 아니면 처음부터 출마의사를 밝혔으면 자연스레 후보들의 입장정리가 되었을 것이라는 부정적인 견해도 적지않다.
상당수의 의원들은 이미 이 의원이 출마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다른 후보들의 지지나 간접지원에 나선 상황이어서 난처한 모양새다.
충청권의 한 민주당 초선의원은 '충청헤럴드'와의 통화에서 "그분(이해찬)은 안 나오는 것으로 보고, 이미 다른 후보를 지지하기로 하고 돕고있는데, 지금 빠질 수도 없고, 난감하다"고 했다.
그러나 또다른 중진의원은 "얼마전에 뵀을 때 말은 안했어도 이심전심 출마의지를 확인할 수있었다"면서 "이 의원 나름대로 당이나 (문) 대통령에게 해야할 역할을 찾은 것같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news/photo/201807/5606_7829_3920.jpg)
후보들의 입장도 조금씩 달랐다.
친문단일화에 반대하며 당을 춤추게하겠다며 제일 먼저 당대표출마를 한 박범계 의원은 한 언론과의 통화에서 "(이 의원의 출마는) 당을 위기로 보기 때문인 것 같다. 지금 당신의 경륜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듯하다"라면서도 "우리 당에 필요한 것은 경륜에 의한 관리가 아니라 깜짝 놀랄 만한 혁신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새 얼굴에 의한 혁신이어야 국민에게 설득된다"라고 말했다.
이해찬 의원의 공식 출마선언 직후 당대표 출마선언을 한 이종걸 의원은 "판세가 요동치고 승패가 완전히 달라질 수 있는 대형사건"이라고 풀이했다.
그러나 또다른 주자 측 인사는 한언론과의 통화에서 "정치를 그렇게 하시면 안 된다. 먼저 나온다고 진작 선언을 해야 후배들이 마음이 편하지 않겠나"라면서 "레이스는 누구나 뛸 수 있지만, 당황스럽다"라며 비판했다.
이처럼 이해찬 의원의 출마는 당대표 선거를 요동치게하는 이슈임에는 분명하다.
이런 가운데 20년간 국회의원을 했다는 당 중진은 이해찬 의원의 쏠림현상에 부정적이었다.
그는 이 의원이 일찍 출마를 공표했으면 몰라도 뒤늦게 뛰어드는 바람에 컷오프 구도를 두고 '대혼전'이 될 것이라 전망했다.
그는 "누구도 압도적 1위를 점하지 못하고, 누구도 2위와 3위가 될지 모르는 상황이다"라며 "우리 당 초유의 컷오프 전쟁이 벌어진 것 같다. 정치 20년을 했지만 30~40년 사이 이런 예선 구조는 처음 본다"라고 전망했다.
컷오프의 열쇠를 쥔 대의원은 지지그룹이 불분명한 초선 의원과 초선 단체장이다. 이들의 결정이 컷오프의 등락을 좌우하는 것이다. 그래서 일찍 출마를 선언하고 바닥민심을 찾는 이가 유리할 수밖에 없다는 해석이다.
그러나 문재인 대통령의 안정적인 국정운영 뒷받침과 1년 9개월 남은 2020년 4월 제 21대 총선관리 등을 위해 강력한 리더십을 원하는 당내 세력도 적지않아 이해찬 의원의 당대표 출마에 어떤 결과가 나올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