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적인 폭염이 한 달 넘게 계속되면서 콜택시 등에서 이른바 '노쇼 (No Show)'사태가 이어지고 있다.
노쇼는 원래 항공사의 업무용어다. 노쇼는 '예약부도'란 뜻으로 고객이 예약을 해놓고 예약 취소 연락도 없이 나타나지 않는 일을 말한다.
항공사나 호텔의 경우 미리 표 또는 바우처를 구입하거나 신용카드 가승인 상태로 보증금을 걸었다가 노쇼 했을 때 남은 날짜에 따라 해당 금액의 일정 퍼센트를 수수료로 떼고 환불이 된다.
![기록적인 폭염이 한 달 넘게 계속되면서 콜택시 등에서 이른바 '노쇼 (No Show)사태가 이어지고 있다.7일 오전 대전의 한 아파트에서 예약승객을 기다리는 콜택시[사진= 나지흠 기자]](/news/photo/201808/5920_8194_1336.jpg)
폭염이 지속되면서 콜 택시기사들이 노쇼가 많아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대전에서 30년 째 택시운전을 하는 김 모 씨(56)는 7일 "날이 워낙 덥다보니 대부분의 아파트(가정)에서 콜택시를 부르는 일이 다반사"라면서 "그러나 택시를 부른 집을 찾아가면 열이면 대, 여섯은 4,5분씩 기다리는 경우라서 짜증이 난다"고 했다.
또 다른 오 모 씨 (43.대전시 동구)는 "콜택시를 불러 놓고 고층아파트에 사는 대전의 한 선출직 인사는 이 더운 뙤약볕에 10분 가까이 기다릴 때도 있었다"며 "그래도 이는 참을 수 있지만, 콜택시를 불러 놓고 연락이 없거나, 아예 다른 택시를 타고 가는 승객이 많아 허탕 치기는 일도 적지 않다"고 했다.
대전 지역에는 8천여 대의 택시가 있다. 이 가운데 대부분은 콜택시 제도에 가입된 차량이다. 콜택시는 지방 콜택시와 중앙 콜택시가 있으나 모두 지방·중앙에 모두 가입된 택시가 대다수다.
대전의 지방 콜택시는 '양반 콜택시', '한밭 콜택시', '한빛 콜택시'등 3곳이며, 중앙 콜택시는 전국을 커버하는 '카카오 콜택시'가 있다.
![대전에는 양반콜택시,한밭콜택시, 한빛 콜택시 세곳과 카카오 콜택시등이 택시승객의 예약으로 운영된다.차내 설치된 콜택시 전화기[사진=나지흠 기자]](/news/photo/201808/5920_8195_2147.jpg)
대전의 택시 중에는 대전 지방 콜택시 2곳과 카카오 콜택시 등 중복으로 회원가입된 차량이 많다.
이렇다 보니 콜택시 승객도 한 곳에만 콜택시를 부르지 않는다.
세 곳, 두 곳에 콜택시를 불러놓고 그 중에 먼저 오는 택시를 이용하는 바람에 간발의 차이로 뒤늦게 도착한 콜택시는 승객을 뺏겨 허탕을 친다고 말한다.
콜택시 기사들끼리 산악회를 만들어 격주제로 전국 유명산 관광을 한다는 박 모 씨(62.대전시 서구)는 "우리 산악회 회원들의 얘기를 들으면 큰 길(대로)이 있는 곳에서 콜택시를 부르면 아예 응하지 않는다."고 털어놨다.
그는 "택시를 불러 놓고 지나가는 택시를 타버리는 바람에 허탕을 치고, 승객의 배신 아닌 배신에 하루 종일 화가 난 기사들도 있다"면서 "콜택시를 부르는 것도 일종의 예약인데 이를 약속을 안 지키면서 선진국 타령하는 시민의식은 큰 문제"라고 했다.
![기록적인 폭염이 한 달 넘게 계속되면서 콜택시 등에서 이른바 '노쇼 (No Show)사태가 이어지고 있다. 7일 오전 대전의 한 아파트에서 예약승객을 기다리는 콜택시[사진= 나지흠 기자]](/news/photo/201808/5920_8196_2227.jpg)
노쇼의 정도를 물었더니, 오. 박 씨는 "하루에 한, 두건 정도"라고 했고 김 씨는 "하루에 두건 이상이 되는 것 같다"고 어림잡았다.
이는 대전만의 문제가 아니었다.
천안에서 신경정신 클리닉을 운영하는 A 씨는 "요즘 들어 환자로 택시기사들이 종종 병원에 오는데 스트레스로 인한 것이 대부분"이라며 "면담을 하다보면 특별한 병 보다, 승객들로 인한 스트레스, 또한 콜택시를 불러놓고 승객이 펑크를 내 화병이 생긴 경우다 적지 않다"고 말했다.
주부교실 송병희 회장은 "선진국일수록 사소한 약속부터 지켜 신용사회를 만들었다"면서 "콜택시든, 항공사든, 호텔이든, 식당 등의 예약은 우리가 신호등 초록불일 때 도로를 건너는 약속이듯 반드시 지키는 문화가 정착되어야한다"고 말했다.
![기록적인 폭염이 한 달 넘게 계속되면서 콜택시 등에서 이른바 '노쇼 (No Show)사태가 이어지고 있다.7일 오전 대전의 한 아파트에서 예약승객을 기다리는 콜택시[사진= 나지흠 기자]](/news/photo/201808/5920_8197_230.jpg)
송 회장은 이어 "예약을 했어도 지키지 못하는 일이 생길 수 있다면 전화로 미리 알려주는 일도 콜택시 운전자의 피해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의 하나"라면서 "사회 전반에 깔린 예약 취소에는 최소한의 예의가 필요하다는 인식이 사회에 자리 잡는 성숙한 시민의식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시민들이 이처럼 예약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거나 귀찮다는 이유로 예약 취소 전화를 걸지 않는 시민의식을 바로 잡기위해 공정거래위원회와 한국소비자원에서도 '예약부도 근절 캠페인(noshowno.modoo.at)'을 벌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