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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규박사의 의창약창] 무더위에 떨어진 식욕 돋우려면
[정진규박사의 의창약창] 무더위에 떨어진 식욕 돋우려면
  • [충청헤럴드=정진규 의학전문기자(충남대학교병원 가정의학과장. 교수)]
  • 승인 2018.08.13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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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헤럴드=정진규 의학전문기자(충남대학교병원 가정의학과장. 교수)]
[충청헤럴드=정진규 의학전문기자(충남대학교병원 가정의학과장. 교수)]

말복(16일)과 처서(23일)을 눈앞에 두고도 기록적인 폭염은 여전하다. 때문에 폭염에 시달리면서 입맛이 떨어졌다고 호소하는 분들이 적잖게 본다. 본 컬럼을 쓰다 보니 필자 역시도 어렸을 때 잘 먹지 않아서 부모님들 속을 썩였던 기억이 새록새록 난다. 여름철에는 왜 입맛이 떨어지는지 해결 방법은 없는지 알아보자.

◇ 여름철에는 왜 입맛이 떨어질까?

주변의 기온이 올라가면 자연히 활동량은 적어지고, 우리 몸의 중심 체온을 유지하는데 별도의 열량 소모가 적어지면서 당연히 식욕이 떨어지게 된다. 특히 나이가 들수록 위장과 후각의 기능까지 같이 떨어지다 보니, 식욕부진이 더 잘 나타나게 된다. 그러나 식욕부진으로 체중이 5% 이상 감소하면 정상적인 체력과 건강을 유지하기 어렵다.

◇ 식이요법

신선한 제철 음식과 양념, 소스 등을 이용하여 입맛을 돋우는 식단을 짜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입이 마르고 음식이 쓰고 잘 안 넘어간다.’라고 호소하는 어르신들의 경우 구강건조증이 있는 경우를 많이 볼 수 있는데 이처럼 구강건조를 호소하는 환자에게는 미음, 죽, 국, 수프 등의 유동식 음식 좋으며, 입맛이나 기호에 따라 독특하거나 강한 향을 더하면 식욕이 곧잘 생기는 경우도 있다.

고추, 생강, 강황 등 천연 향신료를 활용하거나 레몬즙, 식초 등을 뿌려도 도움 된다. 최근 연구에 의하면 고추냉이에 포함된 ‘베타 아밀라아제’ 효소가 식욕 증진에 좋은 영향을 준다고 밝혀졌다. 빨간색 실고추 등 강렬한 색을 더해주는 재료는 시각적으로 식욕을 자극하는 효과도 있다.

구역질을 호소하는 경우 구역질이 덜할 때 순한 음식을 먹도록 하고, 구토억제제를 같이 복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영양실조가 있는 어르신들의 경우 부가적인 영양제를 공급해 주는 것이 좋다.

◇ 식욕부진은 진료를 받아야 하나.

이때는 체중 감소여부가 중요하다. 일시적인 식욕 부진은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회복되기 때문에 걱정할 필요가 없다. 치료를 할 필요가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체중이 5%이상 감소하고, 식욕 부진이 2주 이상 오랜 기간 지속되거나 점차 심해지고, 기침이나 우울감 등 다른 증상들이 동반된다면 그 원인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악성 종양에 의해서 식욕 부진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검사를 하는 경우도 있다. 우울증과 같은 정신적인 요인에 의해 식욕부진이 있는 경우 항우울제를 사용해서 효과를 보는 경우도 많다. 영양상태가 불량한 어르신들의 경우 정맥 또는 경구로 영양 공급을 통해 식욕부진이 호전되기도 하며, 약물이 원인이 되는 경우도 있어 전문의와 상담을 통해 약을 조절해서 해결이 되는 경우도 있다. 또한 암이나 중증 감염 등 질병과 관련된 식욕부진과 악액질의 경우 강제적인 영양공급이 효과적이지 못할 경우도 있어 식욕을 증진시키기 위한 약물요법이 효과를 보는 경우도 있다.

무더위에 입맛이 떨어지는 경우는 누구라도 일상적으로 흔히 격을 수 있는 증상이다. 식욕부진이 일시적이고 체중감소를 동반하지 않을 경우 주변에서 너무 불안해하면 오히려 당사자에게 정신적인 부담을 줄 수 있다. 안심시키고 충분한 관심과 사랑을 보여주는 것이 가장 중요한 치료가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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