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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한 운동장 두 학교가 함께 쓰는 솔로몬의 지혜
[기자수첩] 한 운동장 두 학교가 함께 쓰는 솔로몬의 지혜
  • [충청헤럴드=박상민 기자]
  • 승인 2018.08.15 09: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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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자식, 내 학교 보다는 우리 자식, 우리 학교의 공개념이 절실히 요구는 시대다.

최근 대전의 대덕구의 한 초등학교, 중학교 학부모와 학교행정 및 학교지도 얘기를 제보받고 취재에 나선 적이 있다.

해당 학교는 초, 중학교 구분 짓는 울타리도 없이 왕래가 자유로운 넓은 캠퍼스였다.

체육관이 하나이고 급식실도 하나여서 동시간대에 이루어지는 점심급식의 경우 학생들의 이용에 불편한 점이 많았다. 현재는 중학교 급식실을 새로 신축하여 학생들이 제시간에 편리하게 점심식사를 실시할 수 있게 되었다.

물론 체육관 또한 공동으로 활용하면서 불편함이 없는 것은 아니다.

해당 중학교 관계자는 "중학교 체육관을 따로 분리하는 신축건의를 관련 기관에 강변했다"며 본인들의 주장을 강하게 피력했다.

연전에 대전 서구의 어느 중학교와 고등학교가 운동장을 함께 쓰다가 고교 교장 선생님이 바뀌면서 그 추운 초봄에 운동장 한가운데 나란히 나무를 심어 ‘내 것’ ‘네 것’을 나눴던 것과는 엇비슷한 것이다.

학교관계자들은 지난 6.13 지방 선거 때 운동장 절반 분리 약속을 관련기관 책임자로부터 받아놨다는 얘기도 서슴지 않고 했다.

모든 것을 요구하는 대로 다 해결 해되면 얼마나 좋을까. 학교는 학교의 재산이기보다는 주민의 것이고 주민도 이용을 해야 한다. 체육관 역시 공동으로 사용하더라도 여유가 있다면 또 공동으로 사용할 수 있는 편의시설, 전천후 학생, 주민들이 최고의 이용과 편익을 도모할 수 있는 수영장 등(공동사용)을 만드는 지혜는 어떨지 깊이 있게 고민도 해보아야 할 것 같다.

충청 지역에는 초.중, 중.고교가 함께 있는 곳이 적지 않다.

무조건 요구한다고해서 들어 주려고 하는 ‘민원 해결성’ 선심행정 보다는 적절한 예산으로 최대한의 효과를 낼 수 있는 교육당국의 설득과 솔로몬의 지혜가 절실히 요구된다. 이런 지혜와 교육행정 당국의 지도가 전국으로 확산되었으면 좋겠다.

학교활동을 통한 공동생활을 익히고 다소 불편함을 이기며, 학교의 모든 시설을 아끼고 소중함을 깨닫게 하는 것도 교육이기 때문이다.

만연된 개인주의, 물질 중심주의, 내 것만 소중히 여기고 남의 것은 하찮아 하는 이 기현상을 학교의 작은 것부터 깨닫는 교육현장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충청헤럴드=박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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