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위 사람들에게 성격이 깔끔하나 업무에 치밀하다는 평을 받는 두 사람. 그들은 고교 선후배 사이다. 선후배 사이에 만났다는 것으로 그 만남의 동기와 배경을 놓고 말들이 많은 것이다.
두 사람이 한때 조직 내 실세라는 파워를 갖고 있었던 터라 만남의 순수성을 놓고 입질에 오르내리면서 더욱 그렇다. 그들은 세인의 이목이 집중된 사법권 남용 의혹의 중심에 섰다.
![대전고 출신인 권순일 대법관(중앙선관위원장)과 유민봉 자유한국당 국회의원(현 비례대표.전 청와대 국정기획수석)이 사법부 권한남용의혹과 관련해, 검찰조사를 받게 될지 모른다는 관측으로 관심이 쏠려있다.[사진=충청헤럴드DB]](/news/photo/201808/6188_8557_2720.jpg)
특히 박근혜 전 대통령의 지시로 일제 강제징용 재판이 5년째 미뤄졌다는 의혹을 수사하면서 2013년 9월 당시 법원행정처 차장이었던 권 대법관이 유 전 수석을 만났다는 진술을 검찰이 확보했다는 뉴스까지도 나왔다.
MBN은 20일 검찰은 지난 13일 재판거래 관련 문건을 만든 혐의로 소환 조사를 받은 정 모 부장판사가 ‘지난 2013년 9월 당시 법원행정처 차장이었던 권순일 대법관이 유민봉 청와대 국정기획수석을 만났다’라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사진=MBN뉴스켑처]](/news/photo/201808/6188_8558_291.jpg)
유 의원은 박근혜 청와대 때 국정 전반을 총괄하는 국정기획수석으로, 검찰은 두 사람이 강제징용 소송 지연 등을 논의했는지 여부를 수사 중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더구나 공교롭게도 같은 해 10월 임종헌 당시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실장이 주철기 외교안보수석과 재판 지연을 논의하며 해외 법관 파견을 요청한 정황이 포착됐다.
이어 그해 12월에는 김기춘 당시 대통령 비서실장이 차한성 전 법원행정처장 등과 만나 소송의 결론을 미뤄달라는 요구 등을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 권 대법관과 유 전 수석의 말이 엇갈리고 있다.
자유한국당 의원인 유 전 수석은 이와 관련 “권 대법관과 만난 사실이 기억나지 않는다”라고 밝혔다고 MBN이 보도했다.


반면 권 대법관은 “청와대에 갔다가 고등학교 선배인 유 전 수석을 복도에서 만나 인사만 나눴을 뿐”이라며 “재판 거래와 무관하다”라고 해명했다고 전했다.
MBN은 법원행정처가 재판 지연에 조직적으로 가담한 정황이 드러나면서, 당시 청와대와 대법원 관계자들에 대한 조사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충청헤럴드> 취재 결과, 검찰은 사법 권력 남용을 수사하면서 양승태 사법부가 상고법원 도입을 위해 박근혜 정부와 재판을 놓고 거래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양 전 대법원장 시절 법원행정처장을 지낸 차한성, 박병대, 고영한 전 대법관과 법원행정처 차장 출신인 권순일 대법관 등 전·현직 대법관들이 연루된 정황을 포착했다.
![[사진=MBN뉴스켑처]](/news/photo/201808/6188_8561_346.jpg)
검찰은 같은 해 9월 권순일 대법관이 청와대를 방문한 기록도 확보해 강제징용 판결 논의를 위한 방문은 아니었는지 경위 파악에 나설 방침이다.
검찰은 양 전 대법원장 수사에 앞서 이들 전·현직 대법관들 조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인 만큼 조만간 전·현직 대법관들에게 잇따라 소환 통보를 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