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용어에 군사용어를 끌어다 쓰는 경우가 많다. 마찬가지로 군사작전이나 군사훈련에서 기후, 기상은 매우 중요한 요건이다.
때문에 '일몰(日沒)'과 '일출(日出)'을 시작해 북태평양 고기압과 오호츠크해 고기압의 '충돌', 날씨예보에 ‘전선(front)’이란 용어도 군사용어다. 한랭전선과 태평양의 온랭전선의 '대치'와 장마 '전선' 등을 흔히 듣는다. 다 군사용어에서 따온 것이다. 디 데이(D-day)역시 그렇고, '전진배치'나, '동장군(冬將軍)' 등등.
그중에도 요즘 자주 등장하는 것이 '게릴성 폭우'라는 용어다.
![31일 게릴라성 집중폭우로 대전 서구 갑천 일대의 둔치등이 물에 잠겨 있다.[사진=YTN켑처]](/news/photo/201808/6428_8902_1628.jpg)
31일 기상청에 따르면 "28일부터 수도권에 많은 비를 내려 큰 피해를 낸 비구름떼가 남쪽으로 이동, 대전.충청과 호남지역 곳곳에 따라 150㎜에 이르는 '게릴라성 집중폭우'가 내리는 곳도 있겠다"고 예보했다.
게릴라(guerrilla)성 집중폭우 중에 게릴라는 군대를 다녀온 사람은 다아는 군사용어다.
게릴라는 소규모의 군 조직이 진지 등없이 적의 후방에 깊숙히 침투해 비조직적인 방식으로 수행하는 유격전, 이를테면 비정규전을 지칭한다.
게릴라전은 단순히 군사용어나 기상용어뿐아니라, 기업의 판매방식과 정당의 지지자 확산 등에도 쓰인다.
게릴라는 원래 19세기초 나폴레옹이 스페인 침공시 민중들이 유격대를 결성하여 저항한 것에서 유래한다. 스페인어로 '소규모 전투'를 뜻하는 말이었다가 비정규군의 전투 형태를 이르는 말로 의미가 넓혀졌다.
1차 대전까지만 해도 게릴라전은 정규전에 대한 보조적인 소규모 전투에 불과했지만 2차 대전 이후 월남전쟁, 6.25 한국전쟁, 중동전쟁 등에서 게릴라전의 성격이 확립됐다.
그 중에도 알제리 독립전쟁이나 인도차이나 독립전쟁 등에서 게릴라전이 큰 성과를 보였으며, 쿠바의 체 게바라는 게릴라전의 신화를 남겼다. 중국의 마오쩌둥 또한 게릴라전을 매우 중시했다고 전사는 기록하고 있다.
6.25때 치를 떨었던 '빨치산'은 비정규 유격대를 가리키는 러시아어 'partizan'에서 온 말이다.
게릴라성 폭우는 이처럼 한 곳에 머물지 않고 옮겨가며 비를 뿌리기 때문에 쓰인다.
한편 대전과 충청은 31일과 1일 주말과 휴일동안도 게릴라성 폭우에 갖힐 것으로 관측된다.
대전지방기상청은 이날 폭우와 강풍을 몰고온 제19호 태풍 솔릭이 제주도에 큰 피해를 내고 사라진 뒤 1주일 가까이 수도권 등에 게릴라성 폭우를 내린 비구름대가 충청이남 ‘시간당 40㎜’ 폭우가 예상된다고 예보했다.
31일은 대전 충청 이남에 많은 비를, 호남지방은 주말인 내달 1일 강한 비구름의 영향을 받겠다는 것이다.
충청도와 남부지방에서는 게릴라성 집중폭우에 대한 대비를 해야할 대목이다.
![정부가 게릴라성 폭우에 대비할 것을 알리는 안내문자[사진=충청헤럴드DB]](/news/photo/201808/6428_8903_2141.jpg)
곳곳이 호우특보가 발효 중인 가운데 시간당 40mm 안팎의 장대비가 쏟아지는 곳도 있지만, 대전·충청지역의 빗줄기는 31일 오후면 대부분 잦아들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대전 갑천 유성지점에 홍수주의보가 내려졌다.
금강홍수통제소는 31일 오전 8시를 기해 갑천 유성지점을 중심으로 홍수주의보를 발령한다고 밝혔다.
금강홍수통제소에 따르면 전날부터 내린 비로 갑천 유성지점의 수위가 높아져 이날 오전 9시쯤에는 수위표기준 3.50m, 해발기준 42.84m를 초과할 것으로 예상된다.
오전 8시 10분 현재 갑천 유성지점의 수위는 3.43m를 기록했다.
![31일 오전 8시 기준 대전에는 34㎜ 안팎의 비가 내린 가운데 대전 유성구를 흘러가는 갑천 물이 불어나 있다.[사진=연합뉴스]](/news/photo/201808/6428_8904_250.jpg)
대전은 현재 호우경보가 발효된 가운데 밤사이 내린 비로 오전 6시 기준 27.5㎜의 강수량을 보였으며 물이 불어나 지역 하천이 범람함에 따라 하천 하상도로가 전면통제되고 있다.
세종시와 충남도 일대도 이날 새벽부터 강한 비가 내리고 있다.
대전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4시까지 네 시간 동안 기록된 강수량은 세종 전의면 116.5㎜, 천안 88.6㎜, 서천 70.5㎜, 논산 연무읍 60.5㎜, 홍성 35㎜ 등이다.
호우경보가 내려진 세종에는 시간당 40㎜ 넘는 장대비가 쏟아지기도 했다.
충남 서천·부여·논산·천안에도 호우경보가 발효됐다.
![대전지방날씨 예보[사진=대전지방기상청 제공]](/news/photo/201808/6428_8905_2552.jpg)
대전과 충남 계룡·홍성·보령·서산·태안·청양·금산·공주엔 호우주의보를 내렸다.
금산, 서천, 천안 등지에서는 도로 등 일부 침수로 배수 지원을 요청하는 신고가 접수됐다.
이날 하루 충남 지역에는 30∼150㎜의 비가 올 전망이다.
대전지방기상청은 비구름이 충청권에서 점차 남쪽으로 이동하고 있지만 오후까지 국지성 호우를 배제할 수 없다는 예보를 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