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와 대전도시공사가 추진한 유성복합터미널 1차 사업이 지지 부진하면서 150억 원에 이르는 거액의 손실 부담을 시민이 떠안게 됐다.
대전시가 최근 내년 예산안에 유성복합터미널 진입로 공사비로 100억 원을 편성한 것으로 28일 확인했다.이는 폭 20m, 길이 770m의 왕복 4차로 도로를 개설하는 전체 비용 238억 원 가운데 쓰이는 비용의 일부다.
![유성복합터미널 토지이용 계획도[사진=연합뉴스]](/news/photo/201711/719_694_3313.jpg)
이 중 국비 86억 원을 지원 받기는 하지만 나머지 152억 원은 대전시 예산으로 집행해야 한다.
시는 이에 따라 이번에 1차로 100억 원을 확보하고, 내년에 추경 예산을 통해 52억 원을 추가 확보할 계획이다.
애초 대전시는 기반 시설 성격의 터미널 진입로는 사업에 참여하는 공사 업체가 부담한다는 게 원칙이었다.
그러나 지난 6월 3차 사업자 공모가 무산되자 이런 원칙이 무너졌다.
연거푸 사업 추진에 실패해 부담을 느낀 시는 진입로 비용을 직접 투입해 민간 업체의 부담을 덜어주겠다고 나섰다.
대전의 시민 단체의 한 관계자는 이와 관련 "이는 대전시와 대전도시공사가 사업을 추진하면서 보여준 매끄럽지 못한 행정 판단으로 비싼 수업료를 지불하는 셈"이라며 "불투명한 행정, 민간 업체와 빚은 갈등에 대한 조정 능력 부재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시민 부담으로 돌아왔다"고 지적했다.
지난 2014년 추진한 3차 사업자 공모 실패는 대전시와 도시공사가 자초한 일이다.
우선 협상 대상자인 롯데컨소시엄(롯데건설·계룡건설·KB투자증권)과 사업 협약을 하며 이해하기 힘든 행정을 펼쳤다.
컨소시엄 측은 협약 체결 기한(2013년 12월 27일)에 맞춰 사업 협약서를 제출하지 못했다. 공모 지침 상으로 계약 해지 사유가 명백했다.
때문에 도시공사는 우선 협상 대상자 지위를 박탈하고 후순위 협상 대상자와 사업을 진행하겠다고 공식 발표까지 했다.
하지만 어찌 된 영문인지 사흘 후 도시공사는 계획을 뒤집고 롯데컨소시엄과 돌연 사업 협약을 체결했다.
대전시의 이런 행정 판단 결과는 처참했다.
후순위 사업자가 소송을 제기하는 빌미가 됐고, 이는 사업 지연에 따른 공사비 상승을 불러와 결국 추진이 불발됐다.
대전시와 도시공사는 컨소시엄 관리에도 소홀했다. 지난 3년간 컨소시엄과 갈등을 겪으며 협상 진척이 없었지만, 시민에겐 정상적으로 추진 중이라며 거짓말까지 했다.
결과적으로 대전시와 도시공사가 보여준 행정 실패의 대가는 3년이라는 시간이 흘러 152억 원의 비싼 수업료를 내야 했고, 이는 고스란히 시민의 몫으로 남게 됐다.
김동섭 대전 시의원(더불어 민주당. 유성구2)은 "시의 행정 착오로 예정에도 없는 과도한 예산을 투입하고, 세금을 허투루 쓰게 됐다"며 "주민 편의와 관련된 대규모 사업은 계획 단계에서부터 시작해 모든 과정을 면밀하게 검토·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