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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시 서구청, 어린이집 비리 폭로 ‘은폐 의혹’
대전시 서구청, 어린이집 비리 폭로 ‘은폐 의혹’
  • [충청헤럴드=허경륜 기자]
  • 승인 2018.10.25 17:38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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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어린이집 전직 교사 "식자재 비리, 부당 해고"…담당자 통보 점검, 거짓대응 ‘짜고치기?'
근무했던 교사의 폭로로 식자재 비리 의혹을 받고 있는 대전시 서구 월평동 E어린이집.

최근 사립유치원 비리 논란이 어린이집까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어린이집 비리에 대한 대전시 서구의 미온적인 대처가 빈축을 사고 있다. 형식적인 점검에 나서는가 하면 사진을 보내겠다는 민원인에게 거짓으로 대응해 은폐의혹까지 나오고 있다.[최종수정 10월 30일 오후 6시 30분]

지난 23일 대전시 서구 월평동 E어린이집에서 보육교사로 근무했던 J씨는 <충청헤럴드>에 식자재 비리와 직원의 부당 해고 등 비정상적인 운영에 대해 제보했다.

J씨에 따르면, 이 어린이집 A원장은 식자재를 살 시간이 없다는 이유로 집에서 가져오거나 주방장에게 식자재를 공수하도록 지시했다. 유통기한이나 원산지에 대한 정보는 확인할 방도가 없는 상황.

실제로 J씨의 제보사진에는 유통정보가 불투명한 상태로 포장된 식자재와 신선도가 불량해 보이는 복숭아 등 식자재 관리가 불량한 실태가 여실히 드러났다.

J씨는 “A원장이 집에서 얼려온 밥을 어린이집에 가져와 주방장을 통해 죽을 만들어 원아들에게 간식으로 제공했다”고 목격담을 전하기도 했다.

아이들이 먹은 언 밥(왼쪽)과 묵은쌀. 원산지와 유통기한이 불분명하다는 게 J씨의 설명이다.[사진=J씨 제공]
아이들이 먹은 것으로 알려진 얼려진 밥(왼쪽)과 묵은쌀. 원산지 등 유통 정보 확인이 불가능하다. [제보사진]

또 J씨는 A원장이 직원들을 부당하게 해고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 9월 A원장의 염문설이 돌자 이에 대한 해명을 요구한 6명의 직원들을 정당한 이유 없이 차례로 해고시켰다는 것. 

이에 대해 J씨는 “A원장은 학부모와의 SNS 단체 대화방에서 제가 그만두기로 했다는 결정을 받아들인다는 허위 내용을 올려, 마치 제가 그만 둔 것처럼 사실을 왜곡했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이와 관련해 A원장은 <충청헤럴드>와의 통화에서 “질문에 답할 의무는 없다. 어린이집 대표를 거쳐 정식으로 답을 요청하라”고 답변을 거부했다.

문제는 J씨가 이 같은 사실을 관할 기관인 서구청에 알렸음에도, 미온적인 대처로 일관했다는 점.

불시점검 요구에 무응답…취재 시작하자 사전 통보 뒤 점검 

J씨는 <충청헤럴드>에 제보하기 전 이미 서구청에 민원을 접수하며 불시점검을 요청했다. 하지만 확인 결과, 서구청 담당자는 25일 오전 해당 어린이집에 미리 점검 일정을 통보한 뒤 실시했다. 

특히, 구청 담당자는 J씨가 민원을 접수하는 과정에서 거짓으로 대응하기도 했다.

J씨가 휴대폰 문자메시지로 문제의 식자재 사진을 보내려 하자, 이 담당자는 "개인연락처를 알려줄 수 없다"며 "이메일로 보내달라"고 통보한다. 그러나 곧바로 이메일 주소를 보내주겠다고 한 담당자는 이틀이 지나도 연락이 없었다. 

이에 대해 J씨가 항의하자 담당자는 “홈페이지를 통해 문자를 보냈다”고 답했지만, 이 역시 사실관계를 확인한 결과 보내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아이들에게 간식으로 주어진 복숭아. [사진=J씨 제공] 
E어린이집에서 발견된 복숭아 모습.[제보사진] 

타 구청의 경우, 불시 점검에 대한 규정은 없지만 일반적으로 민원이 접수될 경우 요구대로 불시점검에 나서는 것으로 확인됐다. 서구청 담당자를 향해 은폐 의혹이 제기되는 이유다.

J씨는 “미리 연락을 주고 점검을 나간다는 건 눈감아주려는 의도로밖엔 보이지 않는다. 서구청 담당자는 지도점검 시 연락을 주겠다던 약속도 어겼다. 한통속이 아닌가 생각될 정도”라고 분개했다.

한편 구청 담당자는 “점검을 했지만 별다른 문제를 발견하지 못했다”며 “24일 또 다른 민원(본보 취재)이 접수돼 지도점검을 진행한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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픽새 2018-10-28 20:53:39
요즘 유치원, 어린이집 관련 비리 사건이 많네요..이번 판에 수면위로 다 드러나서 깨끗해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