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렵게 본선에 진출한 한국 축구가 2018 러시아월드컵 본선 조 추첨에서 행운을 얻을까.
그 답은 내달 1일 자정에 이뤄진다. 러시아월드컵에서 신태용 감독의 우리 한국팀과 싸울 상대 팀이 결정되는 조 추첨 행사가 한국 시간으로 이날 자정 러시아 모스크바의 크렘린 궁 콘서트홀에서 열린다.

'죽음의 조'에 묶일 가능성이 매우 높지만 강한 팀에게 강한 게 한국팀인 만큼 한 조에 묶일 상대팀이 관심을 끈다.
페루를 끝으로 러시아월드컵 본선 진출국은 모두 32개 나라이다. 본선 진출국 사령탑과 각국 축구협회 관계자들은 속속 러시아 모스크바에 모여서 조 추첨에 이목을 집중하고 있다.
신태용 감독과 김남일 코치는 조 추첨식을 지켜보기 위해 29일 모스크바로 떠났고, 박지성 대한축구협회 유스전략본부장도 FIFA(국제축구연맹)의 초청을 받아 이번 조 추첨 행사에 참석한다.
FIFA는 러시아월드컵 조 추첨 행사를 위해 '축구 레전드'들을 모스크바로 소집했다.
지난 1986년 멕시코 월드컵 득점왕 출신의 게리 리네커(잉글랜드)와 러시아 스포츠 기자인 마리아 코만드나야가 사회를 맡는다
이름만 들어도 다 아는 ▲디에고 마라도나(아르헨티나)▲카푸(브라질)▲고든 뱅크스(잉글랜드)▲카를레스 푸욜(스페인)▲파비오 칸나바로(이탈리아)▲디에고 포를란(우루과이)▲니키타 시모니안(러시아)▲로랑 블랑(프랑스) 등 각국을 대표하는 축구 스타들이 조 추첨자로 나선다.
◇조 추첨은 어떤 방식?=FIFA는 지난 9월 러시아월드컵 조 추첨 방식을 '대륙별 포트 분배' 방식에서 'FIFA 랭킹 방식'으로 바꾼다고 발표했다.
지난 2014년 브라질 월드컵 때는 개최국과 FIFA 랭킹 1~7위 국가를 1번 포트에 넣은 뒤 2번 포트는 시드를 받지 못한 남미와 아프리카 국가로 구성됐고, 아시아와 북중미 국가들이 3번 포트에 포함됐다. 4번 포트는 시드를 받지 못한 유럽 국가로 채워졌다. 여기에 '포트 X'라는 방식으로 1개국을 뽑아 2번 포트에 배정해 유럽팀이 한 조에 3팀이 배정되는 상황을 막는 다소 복잡한 방식이었다.
그러나 이번은 다르다. FIFA는 러시아월드컵 조 추첨을 앞두고 FIFA 랭킹으로 포트를 나누기로 했다. 다만 유럽을 빼고 같은 대륙 국가가 한 조에 속하는 것은 유지했다.
지난 10월 FIFA 랭킹에 따라 32개국을 1~4번 포트까지 순서대로 8개국씩 배정했다. 개최국 러시아는 FIFA 랭킹 1~7위 국가와 1번 포트에 포함됐다.
10월 FIFA 랭킹 62위인 한국은 세르비아(38위), 나이지리아(41위), 호주(43위), 일본(44위), 모로코(48위), 파나마(49위), 사우디아라비아(63위)와 4번 포트에 들어갔다.
32개국은 A~H조에 4개팀씩 배치된다. 개최국 러시아는 A조에 먼저 편성된다. 이후 1번 포트의 FIFA 랭킹 1~7위국이 차례로 B~H조까지 추첨한다.
1번 포트 국가들의 추첨이 끝나면 차례로 2~4번 포트 국가들도 A~H조까지 배치되며 조 추첨 행사는 마무리된다.
다만 대륙별 안배 차원에서 같은 대륙의 국가는 한 조에 편성될 수는 없다. 그렇지만 14개 팀이 오른 유럽은 이 원칙에서 제외, 최대 2팀까지 한 조에 포함될 수 있다.때문에 8개조 가운데 6개조는 2개의 유럽팀이 포함된다.
◇신태용호, 행운이 올까=무려 9회 연속 월드컵 본선에 진출한 한국. 그러나 이번 러시아월드컵 전망은 어둡다. 32개 출전국 가운데 사실상 최하위권이라 어느 팀과 상대해도 '죽음의 조'다.
최악의 상황은 1번 포트의 브라질이나 아르헨티나와 같은 조에 포함되면서 2~3번 포트에서 유럽팀이 차례로 들어오는 '남미1 유럽2' 과 상대하는 것이다.
여기에 2번 포트에서 스페인 포함되면 최악이다. 한국은 역대 전적에서 스페인에 2무 4패로 한 번도 이겨본 적이 없다. 이와 함께 3번 포트의 스웨덴과 덴마크 역시 역대 전적에서 각각 2무 2패와 1무 1패로 열세다.
그나마 1번 포트의 폴란드는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같은 조에 포함돼 2-0으로 이겼던 좋은 기억이 있다. 여기에 2번 포트의 콜롬비아도 지난 10일 평가전에서 2-1로 꺾었고, 3번 포트 이집트와는 5승 6무 5패로 호각세다. 이들이 오면 최악의 조 편성은 피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