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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조의 당당한 ‘동지 도정’이 불편한 이유
양승조의 당당한 ‘동지 도정’이 불편한 이유
  • [충청헤럴드=안성원 기자]
  • 승인 2018.11.09 17:47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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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성원의 ‘틈'] 코드인사가 가져올 그들만의 충남도정, ‘갈라파고스 신드롬’을 우려하며 
지난 6일 충남도청 브리핑룸에서 열린 양승조 지사의 11월 정례브리핑 모습.

양승조 충남지사는 참 당당하다. 관용차 교체에 대한 '감정적 문제' 발언부터, KTX세종역 찬성, 그리고 지난 6일 정례브리핑에서 ‘동지(同志) 도정’에 대한 “당연하다”는 말까지. 그의 소신발언은 거침없다.

양 지사는 자신이 구상한 도정을 위해 “뜻을 같이 해온 사람과 함께 일하는 것이 너무 당연하다”고 말한다. 앞서 10월 열린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도 밝힌바 있다. 

어찌 보면 민선7기 양승조호가 막 출발한 시점에서, 마음껏 날개를 펴도록 응원하고 기다리는 자세가 필요한 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우려의 시선을 거두기 어려운 건 어쩔 수 없다. 

양 지사가 말하는 ‘동지 도정’은 보는 관점에 따라 해석의 여지가 있긴 하지만, ‘코드인사’, ‘낙하산 인사’와 크게 다르지 않다. 양 지사는 이런 논란이 거론될 때마다 “대통령도 그렇게 한다”고 반박한다. 그 문재인 정부가 최근 인사문제로 뭇매를 맞고 있다. 

문재인 정권 코드인사로 인한 ‘충청권 홀대론’ 반발 무색

최근 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가 국내 공기업과 산하 자회사 등 47개 기관의 임원 분포 현황을 분석한 결과, 문재인 정부 출범에 기여한 공로로 임명된 이른바 ‘캠코더인사’(캠프·코드·더불어민주당)는 총 75명으로 공기업 전체 임원 가운데 24%를 차지했다.

문 대통령의 지지율이 여당을 이끌어갈 만큼 높은 상황이니 망정이지, 임기 말이거나 지지율이 흔들리는 상황이었으면 치명적일 만큼 타격을 받을 사안이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서 공방이 한창이다. 

반대 여론을 무릅쓰고 측근인사를 강행하는 순간, 해당 임명자의 과오는 고스란히 대통령에게 부담으로 작용한다. 국정에 도움이 되기 위해 임명했지만, 반대로 발목을 잡는 요소가 되는 셈이다. 충남도정의 측근인사를 바라보는 시선도 같은 맥락이다.

사실, 문재인 정권의 인사는 늘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일례로 청와대 등 내각 고위직 구성원이 호남권 인사들로 주류를 이루면서, 충청권 정가에서는 상대적 박탈감이 흘러나오기도 했다. 

양 지사 역시 8월 2일 취임 첫 정례기자회견에서 청와대의 충청권 홀대론을 인정하며 “당원의 한 사람으로서 충분히 문제를 제기 하겠다”고 말했다. 그랬던 그가 ‘코드 인사’는 당연하다고 말하고 있다.

그렇다고 양 지사의 지지율이 문 대통령처럼 높은 것도 아니다. 양 지사는 리얼미터의 10월 직무수행 지지도 여론조사에서 17명 시·도지사 가운데 직무수행평가(49.3%)와, 당선 당시 대비 지지율 변화를 반영한 확대지수평가(78.8점)에서 모두 11위로 하위권에 머물고 있다.(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무리한 '코드인사' 도정 부담 부메랑…그래도 하겠다면 ‘잡음 없게’

멸종위기에 처한 갈라파고스 제도의 자이언트 거북 모습.

또 코드인사는 ‘인력풀’도 좁게 만든다. 그 자리에 필요한 전문가 가운데 철학을 공유할 수 있는 사람을 찾는 것과, 내 사람 중 적임자를 고르는 건 확실히 다르다. 억지로 끼워 넣으려 하면 잡음이 발생한다. 최근 공공기관장 공모에서 나타나는 불협화음의 원인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코드인사 조직의 건강을 해칠 가능성이 높다. 일방향적 성향으로 균형을 잃고, 요직을 차지한 측근들은 정치공무원의 등장과 줄세우기 등 부작용의 단초가 되기도 한다. 

아메리카 대륙으로부터 1000㎞나 떨어져 있어 고유한 생태계를 조성, 살아있는 자연박물관으로 불리며 찰스 다윈의 진화론에 영감을 준 갈라파고스 제도. 하지만 현대에 들어 교통발달로 육지와 빈번하게 교류가 시작되고 외래종이 유입되자 고유종은 멸종위기를 맞게 된다. 이처럼 어떤 사회나 조직이 고립되면서 시대적 흐름에 도태되는 현상을 ‘갈라파고스 신드롬’이라고 부른다. 

다양성과 유연성을 잃는 조직의 운명이 어떻게 될지 충분히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런 저런 부정적인 요소에도 불구하고 양 지사는 ‘동지 도정’을 강행할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좋다! 최소한, 속이 뻔히 들여다보이는 아마추어 같은 상황은 연출하지 말자. 자격논란이 없는 동지를 엄선하는 모습 정도는 보여줬으면 좋겠다. 도정을 향한 눈과 귀를 잊지 말아야 한다.

 

‘틈’은 기자가 취재 현장과 현실의 사이에서 느낀 단상을 풀어놓는 코너입니다. ‘틈’이라는 이름은 ‘간격’을 뜻하는 단어 본래의 사전적 의미와 ‘통하게 하다’라는 뜻의 ‘트다’의 명사형을 칭하는 이중적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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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1111 2018-11-20 08:12:20
전라도 사람 만 우대하고 챙기는 양승조는
전라도로 가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