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충남지역의 폐기물처리업체에서 노조탄압이 자행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업체 관리자가 노조에 식칼을 집어던지기까지 했지만 회사가 미온적으로 대처하면서 은폐 의혹도 뒤따르고 있다.
22일 정의당 충남도당, 민주노총 세종충남본부, 화섬연맹 세종충남본부는 충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C업체는 노조탄압 중단하고 조합원을 식칼로 위협한 관리자를 처벌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에 따르면, C업체 관리자 A씨는 지난 13일 노조 조합원의 회식자리에 식칼을 들고 찾아와 “다 죽이겠다”고 위협하며 집어 던졌다. 칼은 땅에 떨어지며 부상자는 없었지만 가게주인을 비롯해 손님과 조합원 등 현장의 사람들은 공포에 떨어야했다.
상황은 조합원 중 한 명이 칼을 휘두르는 A씨를 제압하면서 종료됐다. 이들은 A씨가 노조임원과의 업무적인 관계로 불만을 품고 있던 것을 사건의 배경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노조 측이 A씨에 대한 징계를 회사에 요구했지만, “밖에서 벌어진 일이니 당사자가 알아서 하라”며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관리자편에서 문제를 해결하고, 노조에 가입한 조합원들에 대해 불이익하게 처리하려는 태도”라며 “이 사건을 은폐해 회사에게 다가올지도 모르는 사회적 시선을 피하려 한 것”이라고 불만을 표출했다.
그러면서 “회사는 뒤늦게 징계위원회를 열겠다고 하지만 사건을 쌍방의 문제로 몰아가며, 물타기로 사건을 은폐하려 하고 있다”면서 “회사의 노조에 대한 부정적 시각과 태도가 이런 일이 벌어지게 했다고 의심된다. 조합원들이 폭력적 식칼 테러로 공포심을 갖게 해 활동을 위축시키고 말살하려는 의도가 있다고 보여진다”고 주장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충남도의회 이선영 의원은 “최근 언론에 대한항공 땅콩회항부터 양진호 회장까지 직원의 인권을 무시하는 갑질 행태가 보도되고 있다”며 “C업체에서는 노조설립을 주도한 조합원을 징계에 처하고 조합원을 복지에서 제외하거나 잔업에서 배제하는 등 노조활동 방해 정황이 포착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런 상황 속에서 여가시간 회식 자리에 칼을 들고 위협하는 사건까지 일어난 상황을 보면, 노조를 파트너로 여기지 않는 사측의 태도가 지탄받아야 마땅하다”며 “노동이 존중받는 세상에서 노조권리도 반드시 존중받아야 한다. 급여는 노동력 제공에 대한 것이지 인격까지 산 건 아니다”라고 분개했다.
반면, 회사측은 노조의 이같은 주장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C업체 관계자는 “노조설립을 통보받은 것은 10월 18일이고 노조와 상견례가 12일이었다. 시기상으로도 노조 탄압이라는 것은 말도 안된다”며 “싸움에 관해 양쪽 다 경위서를 제출하라고 했는데 노조원이 회사를 불신하며 제출을 안하고 있어 징계할 여건도 안 만들어줬다”고 반박했다.
이 관계자는 또 “(노조원 측에서) 경위서를 내면 적법한 절차를 거쳐 조사와 징계가 이뤄질 것”이라며 “잔업배제는 노조원들만이 아니라 주 52시간 근무 때문에 7월부터 전체적인 근무시간이 줄어든 것 뿐”이라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