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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수용의 뉴스창] 불신의 대법관들, 화염병 테러·구속 위기
[신수용의 뉴스창] 불신의 대법관들, 화염병 테러·구속 위기
  • [충청헤럴드=신수용 대기자]
  • 승인 2018.11.27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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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사법부가 어찌 이 지경이 됐나. 국민의 수준, 즉 민도가 높아서가 아니다. 일부 대법관들이 불신을 자초했기 때문이다.

27일 하루에도 현직 대법원장이 출근길에 화염병 테러를 당했고, 전직 법원 행정처장을 지낸  박병대·고영한 전 대법관은 구속 위기에 처했다.

대법원장에게 화염병 습격이나, 전직 대법관의 영장 청구는 사상 초유의 일이다.

▶김명수 대법원장 화염병 테러= 김명수 대법원장이 27일 오전 9시 8분 쯤 출근길에 서울 서초동 법원 정문에서 화염병 테러를 당했다. 다행히 김 대법원장 등 관계자는 피해 없이 안전하다.

이 사건은 김명수 대법원을 상대로 70대 남성이 자신의 민사사건 재판 결과에 불만을 품고 화염병을 던진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대법원 앞에서 1인 시위를 해 온 것으로 확인됐다.

그동안 재판 결과를 두고 1인 시위를 하는 사례는 많았지만 대법원장을 상대로 직접 물리력 행사에 나선 것은 처음이다. 최근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으로 추락한 사법부의 위상을 단적으로 보여준 사건이라는 지적이 법조계에서 나온다.

27일 오전 9시 8분쯤 서울 서초구 서초동 대법원 정문에서 1인 시위를 하던 남모(74)씨가 출근하던 김명수 대법원장의 차량에 화염병을 투척했다. 차량 보조석 뒷바퀴에 불이 붙었지만 범행 장면을 목격한 대법원 청원경찰이 소화기로 곧바로 화재를 진압해 인명 피해는 없었다.김 대법원장은 부상없이 출근했다. 남 씨는 경찰에서 "민사소송에서 자신의 주장을 들어주지 않아 화가 났다"고 범행 동기를 진술했다.[사진=cbs노컷뉴스켑처]
27일 오전 9시 8분쯤 서울 서초구 서초동 대법원 정문에서 1인 시위를 하던 남모(74)씨가 출근하던 김명수 대법원장의 차량에 화염병을 투척했다. 차량 보조석 뒷바퀴에 불이 붙었지만 범행 장면을 목격한 대법원 청원경찰이 소화기로 곧바로 화재를 진압해 인명 피해는 없었다. 김 대법원장은 부상없이 출근했다. 남 씨는 경찰에서 "민사소송에서 자신의 주장을 들어주지 않아 화가 났다"고 범행 동기를 진술했다.[사진=cbs노컷뉴스켑처]

법원과 경찰에 따르면 김 대법원장을 상대로 화염병을 던진 남모(74) 씨는 자신이 제조한 사료에 대해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이 친환경 인증 부적합 처분을 내려 손해를 봤다며 손해배상 소송을 냈다가 패소한 소송당사자다.

▶박병대·고영한 전대법관 30일 영장 청구= 검찰이 이르면 오는 30일 박병대·고영한 전 법원행정처장(대법관)에 대한 사전 구속영장을 동시에 청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직 대법관에 대한 구속 영장 청구는 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검찰은 이날 고 전 처장을 세 번째 불러 조사한 뒤 양승태 전 대법원장에 대한 소환 일정도 구체화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사법행정권 남용 수사단(단장 한동훈 3차장검사)은 박·고 전 처장이 재판 개입·법관 사찰 등 혐의에 대한 수사에서 비협조로 일관해 구속 수사의 필요성이 크다고 보고 30일 구속영장을 동시에 청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망했다.

검찰은 박 전 처장에 대한 조사를 사실상 마무리한 상태다.

70대 한 남성이 김명수 대법원장 출근차량에 화염병을 투척한 27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의 모습. 화염병을 투척한 남성은 자신의 민사사건 재판결과에 불만을 품고 대법원 앞에서 1인시위를 해 온 것으로 확인됐다.[사진=연합뉴스]
70대 한 남성이 김명수 대법원장 출근차량에 화염병을 투척한 27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의 모습. 화염병을 투척한 남성은 자신의 민사사건 재판결과에 불만을 품고 대법원 앞에서 1인 시위를 해 온 것으로 확인됐다.[사진=연합뉴스]

검찰 내부에서는 이날 고 전 처장을 한 번 더 소환 조사한 뒤 두 전직 행정처장에 대해 이번 주 안에 구속영장을 청구한다는 방침을 거의 굳힌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은 박 전 처장을 지난 19일 공개 소환한 뒤 25일까지 4차례 불러 조사했다. 하지만 박 전 처장은 ‘기억이 나지 않는다’, ‘정당한 지시였다’ 등 혐의를 부인하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 전 처장 역시 지난 23~24일 검찰에 불려 나와 조사를 받았으나 혐의를 대부분 부인했다고 한다.

박·고 전 처장들이 혐의 부인 태도로 일관하는 만큼 신병을 확보할 필요성이 크다는 게 검찰 내부 분위기다.

앞서 법원이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한 것도 검찰이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데 자신감을 불어넣는 배경 중 하나다.

검찰은 양 전 대법원장 시절 사법농단 의혹 관련 문건을 직접 작성했던 행정처 관계자들의 진술과 관련 문건 등이 확보돼 있고, 임 전 차장의 보고를 받은 구체적인 정황이 전직 행정처장들의 서명 결재가 돼 있는 ‘법관 블랙리스트’ 등 문건으로 파악된 만큼 혐의점이 충분히 소명된다고 보고 있다.

검찰 조사를 받기위해 서울 중앙지검에 들어선 박병대 전 대법관(왼쪽)과 고영한 전 대법관[ 사진=연합뉴스]
검찰 조사를 받기위해 서울 중앙지검에 들어선 박병대 전 대법관(왼쪽)과 고영한 전 대법관[ 사진=연합뉴스]

박·고 전 처장에 대한 수사가 어느 정도 마무리됨에 따라 양 전 대법원장도 조속한 시일 내 소환될 가능성이 높다.

검찰은 이날 고 전 처장에 대한 조사를 마무리한 뒤 양 전 대법원장 소환을 위한 준비 작업에 본격 돌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 언론은 검찰 고위 관계자의 말을 빌려 “양 전 대법원장 소환에 관련해서는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진 게 없을 것”이라며 “전직 법원행정처장들에 대한 수사 결과를 바탕으로 일정을 정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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