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산시의회…운영위 일부 의원, 자비 보태 동남아 방문 ‘호평’

충남 천안시의회의 연수계획이 외유성이라는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더욱이 이웃한 아산시의회가 상대적으로 짜임새 있고 목적에 충실한 일정을 담고 있어 대조를 이루고 있다. (최종 수정 12월 13일 오전 10시)
11일 천안시의회와 아산시의회 등에 따르면, 천안시의원 25명 전원과 시의회 사무국 직원 5명 등 30명은 오는 15일부터 22일까지 7박 8일간의 일정으로 샌프란시스코, 라플린, LA 등 미국 서부지역 국외연수를 떠난다.
연수의 목적은 의회제도 및 운영 비교 견학, 사회복지 정책 및 제도 서비스관리 벤치마킹, 도시재생 및 자연환경 보존 활용사례 시찰 등이며, 예산은 시의원 1인당 300만 원과 사무국 직원 여비 등으로 모두 9294만 원이 소요된다.
주요일정은 기관방문으로 캘리포니아주 프레즈노 노인복지시설 방문(Clovis Senior Centor), LA인근 오렌지카운티 하수처리장, 어바인 의회, 어바인 그레이트파크 방문이 예정돼 있다.
현장시찰 장소로는 시빅센터, 금문교, 실리콘밸리(Apple Park Visitor Centor), 그랜드캐니언, 한인타운, 파머스마켓 등이 잡혀 있다.
하지만 자연환경 보존 활용사례 시찰을 명분으로 한 그랜드캐니언과 미국 서부 관광 일정의 비중이 높다.
특히, 상임위원회 구분 없이 5개 상임위원회 시의원 전원이 해외연수 예산 전액을 들여 떠난다는 것을 두고 사실상 관광이 목적이라는 여론이 흘러나오고 있다.
아산시의회 역시 17일~22일까지 말레이시아와 싱가폴 국외연수에 나선다. 운영위원회(전체 8명) 소속 의원 5명과 사무국 직원 1명 등 6명이 함께하며, 1인당 280만씩 총 1500만 원이 소요된다.
눈에 띄는 점은 의원들이 각 30만 원씩을 자부담하기로 한 것. 나머지 11명의 의원들은 올해 국외연수 계획을 잡지 않았다. 내년도 아산시의 재정이 어려워질 것이라는 전망에 의장단이 자진해서 업무추진비를 감축하는 등 예산절감에 동참하는 차원으로 풀이된다.

아산시의회의 방문목적은 말레이시아와 싱가폴 의회제도, 활성화된 재래시장활성화 운영시스템 실태분석, 친환경도시정책을 위한 중앙정부와 자치정부의 노력과 과제를 비교 분석 등이다.
연수일정은 말레이시아 수방자아 의회를 방문해 주민복지를 위한 정책개발과 조례를 비교하는 것으로 시작해 ▲말레이시아와 싱가폴 재래시장방문 ▲싱가폴 국회 방문 등 주로 지방의회 운영에 대한 정보교환과 재래시장운영 시스템 및 실태분석, 친환경도시건설·주민복지 정책 비교 등에 중점을 두고 있다.
천안시의회가 ‘혈세낭비’라는 비난에 직면하는 반면, 상대적으로 아산시의회가 연수과제에 부합한 방문계획을 세웠다는 호평을 받는 이유다.
천안시의회 관계자는 “사실 우리도 1인당 여행경비(350만 원)이 한도액(300만 원)을 초과하기 때문에 50만 원씩 자부담을 하고 있다”며 “여행사도 수의계약이 아니라 두 차례 공모를 통해 1인 경비를 380만 원에서 350만 원으로 절감하는 등 나름대로 예산을 줄이려고 노력했다”고 해명했다.
천안아산경실련 이상호 공동대표는 “해외연수를 하지 말자는 건 아니다. 선진행정을 견학하고 지역발전에 반영하는 일은 필요하다. 하지만 대부분 관광일정으로 돌리는 경우가 많다. 이번 천안시의회 연수일정도 외유성으로 비쳐질 소지가 다분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외연수에는 일정부분 자부담이 따라야 한다고 본다. 그래야 낭비성 계획을 줄이고 보다 혈세를 알뜰하게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아산시의회가 훨씬 목적에 부합하는 계획을 세운 것 같다”며 “연수 뒤 후속처리도 선명해야 한다. 개인적으론 시민들을 모아 공개적으로 연수보고회를 갖는 것이 필요하다”고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