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국에서 가장 가파른 부동산 상승곡선을 보이는 세종시가, 정작 건설업체가 감소하고 있어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규모 국책사업이 부담스러운 지역건설업체가 떠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가 하면, ‘세종불패’로 불렸던 부동산 시장의 거품이 빠지고 있다는 관측도 감지된다.
18일 통계청의 공개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6년~2017년까지 전국 17개 시·도의 건설업체 수는 평균 4.1%의 증가율을 보인 가운데, 세종시는 39곳이 줄어 유일하게 마이너스(-7%p)를 기록했다.
2015년~2016년엔 감소폭이 더 컸다. 세종시 출범 이후 가장 많은 611곳의 건설업체가 등록한 2015년에 비해 2016년에는 559곳으로, 무려 52곳이 감소하며 가장 큰 감소세(-8.5%p)를 보였다.
특이한 것은 토목·건축 공사를 수주하는 ‘종합건설업체’가 줄고 있는 것과 대조적으로, 종합건설업체로부터 하도급을 받는 ‘전문건설업체’의 수는 꾸준히 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세종시의 전문건설업체는 ▲2015년 148곳 ▲2016년 170곳 ▲2017년 189곳 ▲2018년 12월 18일 기준 206곳으로, 매월 최고치를 갱신 중이다.
반대로 일반건설업체는 ▲2015년 137곳 ▲2016년 146곳 ▲2017년 94곳 ▲2018년 12월 18일 기준 74곳으로, 최근 3년 만에 반으로 줄었다.
이에 대한 원인을 두고 전문가들의 다양한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차성호 세종시의회 산업건설위원장은 “세종시의 공시지가는 계속해서 올라가고 있지만,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상가의 높은 공실률이 보여주듯 (투자자와 토지 소유주들이) 실질적으로 건물에 투자해서 얻는 반사이익이 없다보니 이런 결과가 나온 거 같다”고 해석했다.
전문건설업계는 세종시의 개발수요가 하향곡선으로 변하고 변곡점을 맞고 있다는 관측을 내놓았다.
전문건설협회 관계자는 “종합건설업체가 집을 짓는다면, 전문건설업체는 내장을 맡거나 전기를 담당하는 식으로 하도급을 받는다. 이런 하도급 물량은 계속 늘고 있다”며 “(세종시가) 이미 개발이 많이 돼 종합건설사들이 타지방으로 발길을 돌려 본사를 이전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지역의 종합건설업체 측은 세종시에서 발생하는 개발사업이 대규모의 국책사업이다 보니 지역업체가 뛰어들기 어려운 현실을 토로하기도 했다.
종합건설업체 관계자는 “세종시는 2030년까지 인구 50만의 자족도시 건설을 목표로 개발사업을 추진 중이기 때문에 개발수요는 충분하다”며 “하지만 100억 원 규모를 훌쩍 넘는 대형국책사업과 민간아파트 단지 건축이 대부분이라 지역업체들이 부담을 느끼고 참여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설계비만 수 억원이 들어간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세종시가 생긴 뒤부터 함께 해온 향토 업체들에게는 ‘풍요 속의 빈곤’일 뿐"이라고 안타까움을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