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에서 대법관이 또 탄생했다. 지난 27일 저녁 국회에서 김상환 대법관 후보자의 임명 동의안이 통과되면서 문재인 대통령의 임명만 남겨놓고 있다.
현재 대법원 내 판사, 즉 대법관 중 대전 출신은 권순일 대법관 <충청헤럴드 10월 2일자, 12월 4일자 보도>뿐이었다. 여기에 김상환 후보자가 임명되면 대전 출신은 2명으로 는다.
국회는 이날 본회의를 열어 김상환 대법관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안을 가결했다. 재적의원 251명 중 찬성 161표, 반대 81표, 기권 1표, 무효 8표로 집계됐다.
국회 인사청문특별위원회는 지난 4일 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열어 전문성과 도덕성을 검증했으며, 여야 합의로 경과보고서 채택 없이 인준안을 본회의에 상정했다.
국회에서 임명 동의안이 통과된 김상환 판사가 임명될 경우 연수원 동기인 박정화 대법관과 함께 최연소 대법관의 기록도 세운다.
![김소영 대법관의 후임으로 추천된 대전출신인 김상환(52ㆍ사법연수원 20기) 대법관후보자의 임명동의안이 27일 저녁 국회본회의에서 통과됨으로써, 대전에서 두명의 대법관이 나왔다. [사진=충청헤럴드 DB]출처 : 충청헤럴드(http://www.ccherald.kr)](/news/photo/201812/8780_11988_3612.jpg)
그는 대전 보문고를 나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했다. 같은 법조인으로 인천지검 외사부장과 서울 중앙지검 특수 1·2 부장, 부산지검 특수부장 등을 지낸 임관혁 대전지검 천안지청장, 지난 20대 총선 때 강영환 자유한국당 대전 중구 경선 후보 등과 고교 동기며 절친이다. 김 후보자의 친형은 국정원 김준환 3차장이다.
김 대법관 후보자는 그간 굵직한 재판을 맡아 권력이나 여론에 흔들리지 않고 소신 판결을 내리는 법관으로 평가를 받는다.
그는 세인의 이목을 끈 2015년 2월 원세훈 전 국정원장에 대한 항소심 판결로 주목을 받았다.
국가정보원 댓글 사건의 핵심 쟁점이었던 원 전 원장의 대선 개입 혐의를 인정하면서 1심 집행유예를 징역 3년 형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다.
올해 4월에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 자신의 1심 선고 공판을 생중계한다는 법원 결정에 반발해 낸 가처분 신청을 각하하는 결정을 내리기도 했다.
앞서 서울 중앙지법에서 영장심사를 맡던 2010년 영화 '베테랑'의 소재 '맷값 폭행' 사건의 최철원(최태원 SK회장 사촌동생)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최 씨는 SK 본사 앞에서 1인 시위를 한 유 모씨를 폭행하고 '맷값'으로 2000만 원을 줘 기소됐다.
이듬해는 이명박 전 대통령의 처사촌인 김재홍 씨에 대해서도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김 씨는 제일 저축은행으로부터 청탁과 함께 수억 원을 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김 후보자는 2014년 서울고법 부장판사 시절에는 SK그룹 횡령 사건 공범으로 기소된 김원홍 씨의 항소심에서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검찰의 양형 부당 주장을 받아들여 징역 4년 6개월로 형을 가중했다.
강골이라는 별명 못지않게 법리적 소신에 따라 피고인을 선처하는 판결을 내리기도 했다.
![[도표=충청헤럴드DB]](/news/photo/201812/8780_11990_3833.jpg)
2015년 5월에는 '땅콩 회항' 사건의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에게 실형을 선고한 1심을 깨고 집행유예로 석방했다.
당시 여론은 조 전 부사장의 석방을 비판했지만 김 부장판사는 "새로운 삶을 살아갈 한차례의 기회를 더 줘야 한다"라고 판단했다.
같은 해 9월에는 교육감 선거에서 상대 후보 고승덕 변호사의 미국 영주권 의혹과 관련해 사실과 다른 내용을 주장해 기소된 조희연 전 서울시 교육감에게 선고유예 처분을 내렸다.
2016년 정부가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집회를 주최한 시민사회단체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사건에서는 "일탈행위를 한 일부 참가자가 시민단체의 구성원이거나 지휘를 받는 관계에 있다고 볼 증거가 없다"라며 시민단체의 책임을 부정하는 판결을 했다. 집회의 자유와 이를 통한 국민의 의견 표명 기회가 위축될 수 있다는 점을 신중하게 고려한 판결로 평가됐다.
법원 내부에서는 소탈하면서도 활달한 성품으로 뛰어난 소통 능력을 발휘해 구성원들로부터 두루 신망을 얻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송년회에서 선·후배 판사들과 함께 싸이의 '강남 스타일'에 맞춰 말춤을 추고, 체육대회에서는 발군의 운동 신경을 발휘하는 등 사법부에서 '만능맨'으로 통하기도 한다.
김 후보자와 함께 권순일 대법관도 대전 출신이다. 그는 대전고-서울대 출신으로 중앙 선거 관리 위원장도 겸직하고 있다. 지난해까지는 충남 논산 출신인 이인복 대법관까지 충청권에서 2명이었다. 권 대법관과 이 전 대법관은 모두 대전고-서울대 법대 선·후배 관계다.
대법관은 대법원장의 제청으로 국회의 동의를 얻어 대통령이 임명하며(헌법 104조 2항), 임기는 6년이고 법률이 정하는 바에 따라 연임할 수 있다(헌법 105조 2항).
대법관의 원수(員數)는 대법원장을 포함해 14인으로 돼 있다(법원조직법 4조 2항). 대법관의 임용자격은 40세 이상인 자로서 15년 이상 판사·검사·변호사로 종사한 자 또는 그 자격이 있는 자로 국가기관이나 국·공영 기업체 및 정부투자기관 등에서 법률에 관한 사무에 종사한 자, 판사·검사·변호사의 자격이 있는 자로 공인된 대학의 법률학 조교수 이상에 있던 자로 규정하고 있다(법원조직법 42조 1항). 정년은 65세이다(법원조직법 45조 4항).
◇김상환 대법관 후보자.
▲대전 ▲보문고, 서울대 사법학과 졸업 ▲사법연수원 20기 ▲부산지법 판사 ▲독일 뮌헨대학 교육파견 ▲헌법재판소 파견 ▲대법원 재판연구관 ▲제주지법 부장판사 ▲제주지법 수석부장판사 ▲서울 중앙지법 부장판사 ▲부산고법 창원재판부 부장판사 ▲서울고법 부장판사 ▲서울 중앙지법 민사 제1수석부장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