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전시교육청이 학교 야구부 폭행사태 은폐 의혹을 받고 있는 대전시 제일고등학교에 대한 특별 감사를 진행한 결과, 학교 교장과 야구부 감독에게 ‘중징계’ 처분을 통보했다.
다만, 시험문제 사전 유출 의혹과 기간제 교사로 근무하던 학교 이사장 조카의 학생 성 비위 의혹에 대해서는 “사실 확인이 되지 않는다”고 결론지었다.
30일 시교육청에 따르면, 최근 제일고에서 제기된 운동부 폭행 사건, 기간제교사 성 비위, 시험문제 유출 의혹 등을 특별 감사해 관리·감독 책임이 있는 A교장에게는 중징계, 폭행을 저지른 야구부 B감독에게는 '해고(중징계)' 처분을 요구했다.
감사결과 제일고 A교장은 올해 지방대회 기간에 코치의 지시를 받은 선배선수들이 후배들에게 기합을 주는 과정에서 발생한 폭력사태를 보고 받았음에도, 시교육청 보고와 학교폭력대책위원회 개최를 지연한 사실이 확인됐다.
A교장의 부조리는 인사 부분에서도 드러났다. A교장은 교원인사위원회의 심의결과가 본인 의사와 다르다는 이유로 재심의를 요구했다. 절차적 정당성과 심의 결과의 공정성을 훼손한 행동으로 교직원 간 불신과 갈등을 초래했다는 것이 시교육청의 입장이다.
또 야구부 B감독과 관련한 피해학생들의 추가 진술을 확보했으며. 운동부 운영에 대한 감독과 학부모 간 갈등 상황도 확인한 상태다.
운동부에 대한 수익자 경비의 과다·과소 징수에 대해서는 '환불' 또는 '추가징수'를 결정했다.
이밖에 기간제교사 성 비위와 시험문제 유출 사실은 끝내 밝혀지지 않았다.
시교육청은 “기간제 교사를 직접 조사했으며, 시험문제 유출 여부 조사에는 청렴시민감사관이 함께 참여했다”면서도 “기간제교사 성 비위, 시험지 문제 유출 의혹에 대해 부당한 사례는 확인 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교육청은 기간제교사와 여학생 간 성관계 등을 암시하는 내용이 담긴 메시지 대화 내용을 입수했음에도, 학부모가 동의하지 않아 해당 학생에 대한 직접 조사를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교사와 학생은 여전히 의혹을 부인하고 있는 상태다. 봐주기 감사 의혹이라는 비판이 불거지는 이유다.
이에 대해 정기현 대전시의회 교육위원장은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교육청의 권고가 전달돼 다행스럽게 생각한다”면서도 “현재 퇴직상태인 기간제교사가 징계를 받지 않아서 언제라도 다시 교단에 설 수 있는 상태다. 어떤 징계를 통해서라도 학교에 복귀할 수 없도록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무엇보다 재단측이 교육청의 이번 권고를 받아들일지 여부가 중요하다. 그간 사립학교에 대한 교육청의 통제가 유명무실했기 때문”이라며 “의회에서도 학교 재단이 이번 처분을 이행하는지 계속해서 지켜볼 것”이라고 강조했다.
류춘열 시교육청 감사관은 “이번 특별감사를 통해 제기된 의혹이 종식돼 해당 학교 운영이 조속히 안정되기를 기대한다”며 “앞으로 사학비리 근절을 위하여 감사처분의 실효성을 확보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제일고 야구부는 지난 3월 B감독이 숙소에서 선수들을 구타하는 사건이 발생했고, 9월에는 코치의 지시에 2학년 선수가 1학년들에게 기합을 주는 과정에서 한 선수의 신장이 파열되는 사건이 발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