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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시, 고개 갸웃하게 만드는 ‘시정브리핑’
아산시, 고개 갸웃하게 만드는 ‘시정브리핑’
  • [충청헤럴드=안성원 기자]
  • 승인 2019.01.08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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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성원의 ‘틈'] 철 지난 주제 ’뒷북‘, 과장 배석 불구 답변생략…‘의무 방어전?’
8일 새해 첫 시정브리핑에 나선 유지원 아산시 기획경제국장.

충남 아산시가 8일 오전 새해 첫 시정브리핑을 마쳤다. 그런데 참석한 언론들의 반응이 썩 좋지 못하다. 갈수록 나아지는 게 아니라 오히려 시대적 흐름에 뒤떨어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시정브리핑은 민선7기 오세현 시장이 ‘시민과의 소통강화’에 역점을 두고 지난해 9월부터 매월 첫째 화요일 정례적으로 실시해오고 있다. 사안에 따라 오 시장이 직접 나설 때도 있고 실국장 차원에서 이뤄지기도 한다. 

이번 브리핑에서는 ▲온양원도심 도시재생 뉴딜 공모사업 선정 ▲충남위임사무 평가 6년 연속 우수기관 선정 ▲충무교 교량확장(4차로→6차로)사업비 정부예산 반영 ▲국제안전도시 공인선포 ▲환경부 수소버스 시범도시 선정 ▲아산 중앙도서관 개관 ▲천안아산상생협력센터 개관 ▲아산시 어울림경제센터 개소 ▲충남콘텐츠기업 육성센터 건립 공모선정 ▲아산고용복지플러스센터 개소 등의 ‘2018년 10대 시정성과’을 제시했다. 

일반적으로 새해 첫 브리핑은 주요 시책을 예고하는 자리가 되기 마련이다. 헌데 아산시는 지난해 성과를 평가하는 자리로 활용했다. 적절한 타이밍이라고 보기 어렵다. 

지난달 28일 브리핑 역시 전날 이미 정기인사 결과를 발표한 다음 인사와 관련해 설명하면서, ‘뒷북’이라는 지적이 흘러나왔다. 현충교 확장사업 역시 국비확보 자료가 나온 지 5일이나 지나서야 이뤄졌다.

이날 브리핑의 경우, ‘10대 성과’라는 주제가 시정 전반에 걸친 내용이다 보니 설명해야 할 범위도 너무 방대했다. 부임한 지 이제 1주일 된 유지원 기획경제 국장이 수십여 명의 기자들을 상대로 설명하기엔 역부족이었다.

실제로 이날 유 국장은 브리핑 내내 이어진 기자들의 질문에 “아직 업무파악이 안 됐다”, “범위가 너무 방대하다 보니…”, “추후 자료를 전해주겠다” 등 사과의 말로 답변을 대신해야 했다. 이 상황에서 함께 배석했음에도 남일 보듯 한 과장들의 소극적인 태도는 더욱 아쉬움으로 남았다. 

오 시장이 의지를 갖고 추진한 월1회 정례브리핑을, 실국장들은 ‘떼우기식’ 의무방어전으로 받아들이는 게 아니냐는 시각이 나오는 이유다. 언론을 상대하는 ‘시정브리핑’은 준비되지 않은 상황에서는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는 양날의 검이다. 

한 공무원은 이날 브리핑에 대해 “아직 부임한 지 얼마 안 된 상황에서, 내용이 방대하다 보니 답변에 어려움을 겪은 것 같다”고 해명했다. 역으로 “그럼 그런 상태에서 브리핑에 나서는 것이 옳은 것인가”라고 반문하고 싶다.

브리핑에 참석한 한 출입기자는 “브리핑에 나선 국장이 답변을 못하면 동석한 과장들이 나서서 자세히 설명해줘야 하는데, 오늘 보니 뭐 하러 앉아 있나 모르겠다”며 “한 달에 한 번씩 의무적으로 해야 하니까 마지못해 하는 것처럼 보인다. 시정브리핑의 최대 수혜자는 시도, 시민도, 언론도 아닌 오찬 식당인 것 같다”고 꼬집었다.

“행정의 시작과 끝은 홍보여야 한다.” 오세현 아산시장이 지난해 9월 직원 월례모임에서 강조한 말이다.

 

‘틈’은 기자가 취재 현장과 현실의 사이에서 느낀 단상을 풀어놓는 코너입니다. ‘틈’이라는 이름은 ‘간격’을 뜻하는 단어 본래의 사전적 의미와 ‘통하게 하다’라는 뜻의 ‘트다’의 명사형을 칭하는 이중적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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