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향토기업인 타이어 유통업체 타이어뱅크㈜(회장 김정규)가 27일 "금호타이어 인수를 추진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타이어뱅크가 금호타이어를 인수[본보 26일자 보도]할 경우 기존 유통업에서 제조업까지 사업분야를 확대, 타이어 유통·제조 전문기업으로 성장이 기대된다.
금호타이어 인수전에 뛰어든 타이어 유통업체 타이어뱅크 김정규 회장이 27일 대전 서구 대전상공회의소에 기자회견을 열고 금호타이어 인수 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정규 회장은 이날 오전 10시 대전상공회의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금호타이어가 중국 더블스타에 통째로 매각되는 것을 보면서 안타까운 심정"이라며 "금호타이어 매각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어 국내 기업으로서 가만히 지켜보고 있을 수 없어 인수를 추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 내 공장까지 모두 중국 더블스타에 매각되면 국민의 마음과 자존감에 큰 상처로 오랫동안 남아 있을 것"이라며 "금호타이어를 인수하면 국내 산업을 보호하고 기술 유출을 막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금호타이어가 생존하려면 즉시 판매를 늘려 가동률을 높여야 고용을 보장할 수 있다"며 "타이어뱅크는 전국에 판매망을 갖추고 있어 즉시 판매를 증가시켜 고용을 보장하면서 금호타이어를 살릴 수 있는 유일한 회사"라고 강조했다.
타이어 국내 유통 1위인 타이어 뱅크 김정규 회장(54)이 27일 오전 10시 대전상공회의소에서 금호타이어 인수관련 추진 등 입장을 밝혔다. [사진=충청헤럴드]
김 회장은 "현재의 생산성으로는 2년 이상 생존이 불가능하다"며 "노동조합은 생산성 개선에 협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가장 중요한 자금조달 문제에 대해서는 "타이어뱅크는 건실한 기업"이라며 "타이어뱅크를 상장해 자금을 조달하거나 채권단에 (타이어뱅크를) 담보로 제공하면 채권단 차입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더블스타가 인수할 경우 채권단이 2천억원을 지원하기로 한 것으로 안다"며 "2천억원 정도면 국내 공장을 살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타이어뱅크의 이익금을 금호타이어를 살리는 데 사용할 것이라고도 했다.
그는 또 "구체적으로 밝힐 수는 없지만 (중국 쪽은 아닌) 글로벌 기업 두어 곳의 공동매수 제안이 있었기 때문에 시간은 좀 걸리겠지만 자금조달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김 회장은 "현재는 국내 공장만이지만 글로벌 기업과 얘기가 잘 되면 중국공장도 인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금호타이어의 자율협약 종료를 불과 사흘 앞두고 시점에서 갑자기 인수 추진발표를 한 것에 대해서는 "금호타이어가 법정관리로 가든 현 상태에서 타결되든 개의치 않는다"며 "국내 기업은 국내에서 인수해야 국가 자존심을 지킬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이번 인수추진과 관련해 노조와 사전에 만나거나 논의한 적은 없다"며 "조만간 만나 설득하겠다"고 덧붙였다.
김 회장은 "채권단과 금호타이어 경영진도 만나보고 투자 의향서를 제출하겠다"고 말했다.
타이어뱅크는 국민 여론과 노조, 채권단의 생각을 들은 뒤 최종적으로 인수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김 회장은 충남 서천출신으로 충남대 경영학과와 충남대 경영학 명예박사로 타이어 유통업에만 전념해왔다.
▶금호타이어 노조 "국내 기업 인수 환영…법정관리 어불성설"=금호타이어 노조는 타이어 유통업체인 타이어뱅크가 27일 금호타이어 인수를 추진한다고 공식 발표한 데 대해 "환영한다"고 밝혔다.
연합뉴스등에 따르면 "금호타이어를 인수하려는 국내 기업들이 있는 상황에서 채권단이 해외매각 불발을 이유로 법정관리를 신청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노조 관계자는 "타이어뱅크가 단순히 이미지 메이킹을 위해 인수를 추진할 수도 있겠지만, 자금조달 계획과 회사 운영 상황 등을 보고 종합적인 판단 해야 한다"며 "타이어뱅크 외에도 국내 복수업체들이 금호타이어를 인수하려는 의사를 내비쳤다"고 주장했다.
금호타이어 노조 해외매각 반대[사진=연합뉴스]
이 관계자는 "한 업체는 지역정치인을 통해 들었고, 재무적 투자자는 노조에 직접 연락을 해와 투자 의사를 밝혔다"며 "현재로써는 구체적인 업체나 개인 이름을 밝히긴 곤란하다"고 말했다.
노조 관계자는 "채권단은 인수 의사를 밝힌 국내 업체들에 기회를 줘야 한다"며 "채권단이 더블스타 외 금호타이어를 인수할 업체가 없다고 주장하면서 해외매각에 대한 노조의 동의가 없으면 30일 법정관리를 신청하겠다는 것은 지역민들과 금호타이어 구성원들의 희망을 꺾는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