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불어민주당 충남도지사 경선을 앞둔 처음이자 마지막 후보 토론회에서 양승조 의원과 복기왕 전 아산시장이 설전을 펼쳤다.
10일 오후 <팩트TV>를 통해 온라인 생중계된 토론회에서 양승조 후보는 복지정책의 전문성과 중앙정치의 관록 등 중량감을 내세웠다. 반면 복기왕 후보는 지방분권 철학과 제1당 사수론으로 대응했다.
먼저 주도권을 잡은 복 후보는 “양 후보의 출마의 변을 보면 4선 중진의원이라는 중량감을 강조하지만, 지방분권 정신은 얼마나 있었는지 아쉽다”며 “분권형 개헌을 위해 1인시위를 하면서 촉구성명서 발표를 제안했는데 양 후보의 답이 없어서 답답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양 후보는 “광역자치단체장의 역할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지 지방분권을 소홀히 한 것은 아니다”라며 “개헌촉구 성명서는 국회 의결이 1차적으로 필요한 사안이기 때문에 당과 함께 노력해왔다는 말로 답을 대신 하겠다”고 대응했다.
그러자 자연스럽게 다음 주제는 제1당 사수로 연결됐다.
복 후보는 “개헌을 추진하려면 국회가 튼튼해야 하고 다수 의석을 지켜야 한다. 지금도 의석 수 차이가 적고, 많은 분들이 여·야가 뒤집혀 문재인 정부의 개혁과제가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며 “시·도지사 선거에 압승하더라도 원내 구도가 바뀌면 중앙정치에서 막혀 지방분권이 어렵다. 개인의 정치적 꿈도 중요하지만 당과 도민의 걱정을 덜어드리는 것도 정치지도자의 몫이다. 때문에 많은 분들이 (양 후보의) 선당후사를 주문하고 있다”고 압박했다.
하지만 양 후보는 “김경수 의원은 현역임에도 당에서 차출하다시피 경남도지사 후보로 내세웠다”며 “1당이 유지되는 자신감이 있기 때문에 확정한 것”이라고 일축했다.
양 “복, 국회의원 잘 할 것”, 복 “지역구 주실 건가?” 웃음

천안지역의 불안한 정세도 논쟁의 대상이 됐다. 복 후보가 “천안의 충남의 수부도시인데 구본영 시장도 불투명한 상황에서 양 후보가 경선에서 승리한다면 천안갑 뿐 아니라 천안병도 보궐선거를 해야 한다. 상대 당에서는 총리출신의 거물이 하마평에 오르고 있는데 준비된 대항마는 있느냐”고 물었다.
이 질문에 양 후보는 “아직 말씀드리긴 어렵지만 있다”고 전제한 뒤, “천안갑은 제가 3선을 한 지역이다. 승리를 견인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바로 이어진 자신의 질문순서에는 “그럼 복 후보는 천안의 어려움을 어떻게 타개할 것이냐”고 역공을 펼쳤다.
그러나 복 후보는 “제가 후보가 된다면 천안에는 4선 중진의 양승조 선배님이 계시지 않는가. 튼튼하게 천안을 지켜주실 것이고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팀플레이로 중앙도, 천안도, 충남도 지켜주십사 하는 바람을 갖고 있다”고 오히려 반격했다.
그러나 양 후보도 쉽게 흔들리지 않았다. 자신이 주도권을 잡은 순서에서 양 후보는 초미세먼지 대책, 고령화 저출산 문제, 노인자살률, 청년문제 대책 등에서 구체적인 통계를 앞세우며 전문성을 과시했다. 또 복 후보 재임시절 75개 시 중 63위라는 낮은 순위의 청렴도를 언급하며 견제하기도 했다.
팽팽한 토론 가운데에서도 분위기가 험악해지는 상황은 없었다. 오히려 농담이 오가면서 웃음이 터지는 순간이 연출됐다.
복 후보가 지방분권 개헌의 필요성을 강조하는데 장시간을 할애하자, 양 후보는 “100% 동의한다. 복 후보가 국회의원이 되면 일을 잘 할 것 같다. 지방분권을 위한 법률도 잘 만들 것 같다”고 응수했고, 이에 복 후보는 “그럼 의원님 지역구를 주시는 겁니까?”하고 말해 토론장이 웃음바다가 됐다.
끝으로 양 후보는 “충남도민의 아픔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도민의 자존심을 세우겠다. 나라가 어려울 때 나선 충청의 정신을 잊지 않겠다”고, 복 후보는 “대한민국의 지방분권의 문을 성공적으로 열고 싶다. 그러려면 팀워크가 필요하다. 모범적인 충남의 지방분권을 열겠다”고 각오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