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외유성 해외연수라는 비난에 직면하고 있는 천안시의회가 정면으로 부인했다. 충분히 연수목적에 부합했고 그 결과를 의정활동에 반영하겠다는 것. 하지만 시민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천안시의회는 27일 이같은 내용의 ‘국외연수 총평’을 공식 발표했다.
시의회는 먼저 “8대 의회 개원 후 4개 상임위원회 의원 25명이 함께 공동 추진한 이번 연수는, 그 동안의 부정적인 인식을 개선하고 다양한 시각과 창의적인 사고를 갖추기 위해 다녀왔다”며 배경을 설명했다.
특히 “6박 8일 동안 선진국가인 미국의 전반적인 사항은 다 파악하지 못했지만, 미국의 한 부분인 선진 시스템을 벤치마킹해 보고 배웠다. 연수 목적에 도움이 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천안의) 공원사업과 종축장 관련 여러 의견들이 있음을 염두에 두고 그랜드캐년을 보면서 미국은 자연친화적인 환경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걸 느꼈다”며 “인위적인 개발이 아니라 자연과 생태 환경을 보전하고 인간이 자연과 더불어 조화로운 삶을 살아가고 있다. 자연 그대로의 관광 자원을 최대한 활용해 많은 관광객이 찾아오게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평택 미군 주둔기지와 관련해 미국의 정서와 삶을 이해하게 됐다"며 "짧지만 질 좋은 교육 환경, 복지 및 영화산업 등 세계 각국의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유입해 경기가 활성화 되고 지역경제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가는 현장을 돌아 볼 수 있는 소중한 기회였다”고 자평했다.
이어 “파머스 마켓을 견학하면서 천안도 고품질 친환경 농산물 생산 및 판매, 농가 소득 증대로 연결시킬 수 있도록 재래시장에서도 생산과 가공 유통까지 연결 고리를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도농복합도시인 우리 시의 농업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모색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고 소감을 밝혔다.
끝으로 시의회는 “이번 연수를 통해서 보고, 듣고, 느낀 점을 앞으로 의정활동에 최대한 반영해 집행부에 대안 제시와 지역사회 발전에 초석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하지만 시의회가 밝힌 총평에 대한 시선은 곱지 않다.
천안아산경제실천연합 오수균 집행위원장은 “처음부터 특정 목적을 갖고 국외연수를 나갔다면 전체 의원이 한번에 가는 여행은 애초에 기획하지도 않았을 것”이라며 “목적에 걸맞게 분과나 상임위 등 최소단위로 구성했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또 “구체적으로 천안시가 추진하는 사업과 미래비전에 적절한 정책을 추진하도록 목적을 두고 갔어야 했다. 막연하게 그랜드캐년을 가서 자연의 소중함을 느꼈다는 건 누구나 할 수 있는 말”이라며 “시의 총평처럼 목적에 부합한 국외연수라고 보긴 어렵다”고 일침을 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