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1-06-23 08:46 (수)
대전 장태산 주차장 확충공사 '자연 훼손' 지적
대전 장태산 주차장 확충공사 '자연 훼손' 지적
  • 허경륜 기자
  • 승인 2019.05.08 14:1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주민들 "시민혈세로 대전시가 경관·편의성 망쳐놔"
시 "장기계획에 포함된 것...주민 의견 감안했다" 
장태산 휴양림에 확충된 주차장을 놓고 자연훼손과 이용 불편 문제가 제기된 가운데, 일부 주민들은 "대전시가 주차장을 원상태로 돌려놔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2~3m 높이의 언덕 위로 약 5m 높이의 보강토 옹벽이 조성돼 있다. 위쪽 면이 주차장이다.

[충청헤럴드=대전 허경륜 기자] 대전시 장태산 휴양림에 확충된 주차장을 놓고 주민들의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주차장 확충 공사로 인해 자연경관이 훼손됐고, 신축된 주차장 이용도 불편하다는 주장이다. 

특히, 인근 주민들은 대전시가 사전에 주민 설명회도 없이 공사를 일방적으로 추진했다며 “주차장을 원래대로 원상복귀 시켜놓아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8일 대전시에 따르면, 지난해 7월 장태산 휴양림 주차장 확장공사를 시작해 같은 해 10월 완공했다. 지난해 8월 문재인 대통령 내외가 이곳을 방문한 후 본격적인 공사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공사 때문에 남겨둔 일부 비포장 부분까지 공사가 완료되면 이 주차장에는 총 143대의 소형차 주차가 가능하다. 해당 공사에는 시 예산 5억 9000여만 원이 투입됐다.

지난 10월 확충공사가 완료된 이곳에는 현재 차량 133대 가량 주차가 가능하다. 나머지 비포장 부분(10면 가량)은 올해 안으로 포장작업이 완료될 예정이다. 평일 오전 차량 2대가 세워져 있었다.

이를 위해 시는 일부 산 부지를 깎아냈고, 이 과정에서 해당 부지에 심겨있던 나무들이 잘려나갔다.

이곳은 신축 전에는 산과 나무 등이 보여 자연경관이 유지돼 왔지만, 현재는 4~5m 높이의 옹벽이 이를 가리고 있다.

인근 주민들은 "시가 세금 수억을 들여 자연경관을 망쳐놓고, 확충 주차장 이용도 어렵게 해놨다"고 반발하고 있다.

이 지역에 사는 고 모씨(63)는 "돌탑도 아니고 저렇게 자연경관을 훼손시키면서까지 주차장을 확장했어야 하는지 이해 할 수 없다. 늘 이쪽을 지나가면서 속이 상한다"며 "사람들이 저걸 보고 흉물이라고 한다. 한 명도 잘했다고 안 한다"고 비판했다.

주차장 분리대 너머로 아래 쪽 도로를 바라 본 광경.

고 씨는 또 "주차장 올라가는 길 경사가 너무 심해서 지금도 아찔한데, 겨울에 눈이 오면 차가 올라갈 수 없을 것"이라며 "공사에 시민 혈세 수억이 들어갔을 텐데 돈이 너무 아깝다"고 주장했다.

주민 최 모씨(63)씨 역시 "주차장을 만들 돼 자연환경을 보전했어야 했는데, 지금 상태는 완전히 휴양림이라는 자체를 잃은 거 같다"며 "이런 공사를 할 때는 주민 설명회 해야 하는데 (대전시가) 일방적으로 하다보니까 주민 원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주차장 진입로 옆으로 난 도로 폭도 너무 좁아져서 통행도 불편해졌다"며 "역사가 있는 부락인데 자연경관을 이렇게 망쳐놓고 흉물로 만들 수가 있냐, 주차장을 이전으로 돌려놓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확충된 소형 주차장 진입로. 소형차 한 대가 지나갈 수 있는 폭이다.

이에 대해 대전시는 당초 휴양림과 조금 떨어진 부지를 매입해 주차장을 신축하려 했지만, 높은 땅 가격으로 매입이 어려워지자 결국 현재 부지에 확장 조성했다고 설명했다.

시 관계자는 "장기적인 휴양림 (주차장) 확충계획에 의해 공사가 진행됐다. 기성동 주민들이 계속 건의한 것으로도 알고 있는데 이를 감안해 추진한 것이기도 하다"며 "휴양림 내에서 이뤄지는 거니까 주민 설명회는 안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확장하기 전) 기존 주차장은 경사면이 가파르고, 장소가 협소해서 이용률이 적었다"고 덧붙였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