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불어민주당 충남도지사 경선구도가 박수현 전 청와대 대변인의 중도사퇴로 양승조 국회의원과 복기왕 전 아산시장 양자 대결로 좁혀진 이후 첫 여론조사가 발표됐다. 1차 여론전 결과 숫자는 양 의원이 앞섰지만, 환호성은 복 전 시장 쪽에서 들리고 있다.
어제(21일) 발표된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의 여론조사결과를 보면 전체 후보(자유한국당 이인제·이명수·정용선, 바른미래당 김용필)를 대상으로 한 충남지사 적합도 조사에서 양승조 의원은 18.4%, 복 전 시장은 16.2%로 2.2%p 차이가 났다.
당내 조사에서도 양 의원이 29.2%, 복 전 시장은 24.4%로 4.8%p 격차를 보였다. 근소한 차이지만 양 의원이 복 전 시장을 앞서고 있다. 그럼에도 복 전 시장은 반색하는 이유는 뭘까?
현역의원 페널티 10% 민주당 경선룰…양승조 부담
민주당 경선룰은 여론조사 50%, 권리당원 투표 50%를 기준으로 하고 있다. 양 의원은 현역 국회의원에게 부과되는 경선 페널티 10%를 감수해야 하는 상황. 따라서 권리당원 경쟁에서 우위를 자신하고 있는 복 전 시장으로선 이정도 차이만 유지해도 유리하다.
복 전 시장과 같은 아산의 이명수 의원을 포함시켰다는 것도 의미하는 바가 크다. 실제 ▲천안에서는 양승조 35.4%, 복기왕 14%, 이명수 3.6% ▲아산/당진에서는 양승조 11.4%, 복기왕 27.4%, 이명수 9.2% 등으로 조사됐다. 이명수 의원에 대한 아산지역 지지율이 천안보다 훨씬 높다.
최근 이명수 의원은 선거비용, 지역구 후계자, 낮은 당지지도 등의 문제로 불출마 의사를 시사한 바 있다. 이 의원이 불출마 할 경우, 그의 지지율이 몽땅 복 전 시장에게 간다는 보장은 없지만 ‘아산-복기왕 VS 천안-양승조’ 구도에서 복 전 시장에게 돌아갈 반사이익이 크다는 계산이 나온다.
복기왕 본선 경쟁력 ‘반전’…권역별 지지율 ‘보합’
복 전 시장이 양 의원에 비해 상대적인 열세로 평가받던 ‘본선경쟁력’도 반전을 보였다. 복 전이인제, 이명수 누구와 싸워도 이긴다는 결과가 나왔고, 특히 이인제 전 의원과의 가상대결에서는 복 전 시장이 41.7%로, 양 의원(41.3%)보다 앞서기도 했다.
심지어 복 전 시장은 천안·아산·당진 외의 지역에서 양 의원을 앞서기도 했다. 전체 후보를 대상으로 한 권역별 지지율을 보면 ▲서해안권(보령·서산·서천·예산·태안·홍성) 복기왕 12.2%, 양승조 11.4% ▲남동권(계룡, 공주, 금산, 논산, 부여, 청양) 복기왕 13.3%, 양승조 11.5%를 기록했다.
경선의 가늠자인 당내 권역별 지지율은 좀 다르다. ▲천안 양승조 46.1% 복기왕 20.1% ▲아산/당진 양승조 23.1% 복기왕 39% ▲서해안권 양승조 20% 복기왕 23% ▲남동권 양승조 24.4% 복기왕 17.4% 등으로 나타났다. 두 사람의 지역구 외에서 서해안권에서는 복 전 시장이, 남동권에서는 양 의원이 우세하다.
양 의원측은 개의치 않는다는 입장이다. 양 의원측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아직 안 전 지사와 박 전 대변인의 사태에 대한 민심이 완전히 추스르지 않은 상태에서 정확한 민심이 반영됐다고 보기 어렵다. 그렇다고 해도 당내 지지도는 우리가 높다”며 “오는 주말을 기점으로 천안·아산 외 지역에서 확실한 변화가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양승조 ‘맏형 프레임’…‘득’일까 ‘독’일까
오늘 오전(22일) 경제분야 기자회견을 위해 충남도청 브리핑룸을 방문한 복 전 시장의 얼굴에는 자신감과 여유가 드러났다.
박수현 지지층에게 러브콜을 보낸 양 의원의 20일 기자회견에 대한 질문에 복 전 시장은 “경선이 끝나면 선거대책위원장을 부탁할 것이고, 제가 지더라도 기꺼이 역할을 자처하겠다”면서 “다만 경선이 진행중인 과정에서 (박수현 후보의 지지층이) 합류한다면 승리를 위한 얕은 술수로 보일 수도 있다. 우선은 위로가 먼저라 생각한다. 그분들과 함께 하고 싶은 마음은 이미 오래 전부터 가지고 있다”고 답했다. 도발성 의도가 다분해 보인다.
이에 대한 양 의원의 대응도 관심사다. 그동안 양 의원의 발자취를 본다면 평소에는 온화해도 단호한 결단이 필요할 때는 ‘할 말은 하는 정치인’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변했다. 4선 중진에 ‘충남 민주당의 맏형’ 이미지를 강조하는 마당에 후배 정치인과 각을 이루는 태도를 취하기에는 면이 서지 않는다. 남은 경선일정에서 선택의 폭이 넓지 않은 양 의원이 어떤 해답을 찾을지 궁금해지는 이유다.
물론 이제 1차전이 시작됐을 뿐이다. 고3 수험생이 떨어진 연필을 보고 “연필이 떨어.. 아니, 연필이 땅에 붙었네”라고 했다는 일화가 떠오른다. 같은 현상에도 이해관계에 따라 달리 해석될 수 있다는 걸 보여준다. 두 후보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기도 하다.
한편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여론조사는 충남 거주 만 19세 이상 성인 남녀 1042명을 대상으로 지난 19일 진행했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0%p(응답률 14.6%)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틈’은 기자가 취재현장과 현실과의 사이에서 느낀 단상을 풀어놓는 코너입니다. ‘틈’이라는 이름은 ‘간격’을 뜻하는 단어 본래의 사전적 의미와 ‘통하게 하다’는 ‘트다’의 명사형을 칭하는 이중적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
쵝! 외!
봄바람~~복을타고~~